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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성년의 날, 스승의 날 등 다양한 기념일로 가득 차 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선물 수요가 가장 높은 시기인 만큼, 무엇을 고를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진다. 그런 가운데 많은 이들이 가장 손쉽게 떠올리는 선물이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이다. 홍삼, 비타민, 유산균 등은 그 자체로 건강을 챙기는 좋은 아이템으로 여겨지지만, 이 선물들이 과연 받는 사람에게 적합한 선택일까?
건기식은 그 종류만 해도 수백 가지, 기능과 성분도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막상 선물로 고를 때는 상대방의 건강 상태나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유명인이 먹는 제품, 광고에 자주 보이는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홍삼이 어르신에게 좋다는 통념이나, 유산균이 남녀노소에 무난하다는 인식은 많은 사람들이 건강식품을 고를 때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어떤 사람은 특정 성분에 민감하거나, 이미 유사한 제품을 복용 중일 수도 있다. 선물의 의미는 진심에서 나오지만, 내용물이 본인에게 맞지 않는다면 그 의도조차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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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건기식이 잘못된 선물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받는 이의 생활 습관이나 건강 고민을 반영해 맞춤형으로 고른다면, 건강을 향한 깊은 배려로 읽힐 수 있다. 예를 들어, 혈당 관리를 신경 쓰는 부모님에겐 관련 기능성 제품을, 신체기능 저하를 호소하는 중년층에겐 근육 건강 제품을, 만성 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겐 수면 개선이나 스트레스 완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받는 사람의 상황을 고려해 건기식을 선택했다면, 몇 가지 핵심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제품에 ‘건강기능식품’ 표기와 식약처 인증 마크가 있는지 확인하고, 섭취 목적에 맞는 기능성을 따져본다. 또한, 1일 섭취량과 방법, 부작용 가능성, 알레르기 유발 성분 등 제품 뒷면 정보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질병 치료를 암시하거나 과장된 광고는 피하고, 해외 직구 제품의 경우 한글 표기와 정식 수입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선물은 본래 상대를 향한 존중과 이해의 표현이다. 유명 브랜드나 고가 제품을 무조건 고르기보다, 그 사람의 건강 상태가 어떤지, 평소 생활은 어떻게 하는지, 약 복용 여부를 세심히 고려한 선택이야말로 진짜 건강을 전하는 마음이 아닐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5월, 습관처럼 건기식을 장바구니에 담기 전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일이다.
- 권연수 기자 likego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