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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떠오른 인공지능(AI)은 산업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농업 분야에서도 AI의 존재감 및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기후 변화, 농촌인구 고령화, 노동력 부족이라는 복합적 문제 속에서, AI는 농업의 지속 가능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해답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마트팜’이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농업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고 최적화하는 시스템으로, 최근에는 AI와 융합되며 더욱 정교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원격 제어나 자동화 수준을 넘어, 이제는 AI가 농업 현장의 핵심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AI는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생육 환경을 실시간으로 제어한다.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광, 양액, 기류 등 수많은 정량적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작물 생장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스스로 조성한다. 또한, 생육 영상 분석을 통해 병해를 조기 탐지하고, 생육 상태 이상 여부를 판단하며, 수확 시점 및 생산량까지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기존 숙련 농업인의 경험에 의존하던 방식과 달리, 정량적이고 과학적인 농업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와 같은 AI 기반 농업의 강점은 단순히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균일한 품질의 작물을 연중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은 농산물 가격의 항상성과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는 기후나 계절에 따라 품질과 수확량이 좌우되는 전통 농업의 한계를 보완하는 구조이며, 도시 근교나 지하 공간, 유휴 부지에서도 식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농업의 공간적 제약도 해소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AI는 농업을 '예측 가능한 산업'으로 바꾸고 있다.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은 곧 투자, 생산, 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농업의 모든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다는 뜻이다. 농업은 더 이상 경험에만 의존하는 산업이 아니다. 데이터 기반의 분석과 AI의 판단이 결합한 스마트 농업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AI는 농업의 본질을 바꾸는 기술이다. 더 효율적이고, 더 안전하며, 더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의 전환은 이미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 변화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닌, 인류가 직면한 식량 문제와 환경 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작용할 것이다.
강대현 대표는 2004년 설립된 팜에이트에서 국내 최초 새싹채소 전용 공장 구축과 한국형 수직농장 개발을 총괄하며 회사를 수직농장 기반 샐러드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2020년 분사한 스마트팜 전문 자회사 플랜티팜 대표도 겸임하고 있다. 국내외 수직농장 수출 확대와 도시형 스마트팜 보급에 노력하고 있다. 현재 한국스마트팜산업협회 및 한국수직농장연구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 강대현 팜에이트·플랜티팜 대표 dalbu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