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

HD현대마린솔루션 “오션와이즈, 해양산업 지속가능성 높일 조타륜”

기사입력 2025.04.29 16:02
IMO·EU 탄소규제 강화… 기록 보고 넘어 전략 전환 요구
AI 알고리즘 활용해 운항 가이드라인 제공… 탄소배출 저감
2028년 자율운항선박 국제 규정 발효… SDV 기술 핵심될 것
  • 최봉준 HD현대마린솔루션 디지털기술센터장 /HD현대마린솔루션
    ▲ 최봉준 HD현대마린솔루션 디지털기술센터장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마린솔루션은 해양 종합 솔루션 기업입니다. 바다의 근본적인 대전환 ‘오션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을 실현해 해양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노력합니다.”

    최봉준 HD현대마린솔루션 상무의 말이다. 그는 국제해사기구(IMO)와 EU 등이 탄소 규제를 강화하면서 탄소가 ‘비용’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선주들도 정확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도구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봉준 상무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디지털기술센터장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의 해양 데이터 솔루션인 '오션와이즈' 개발을 주도하며 선주, 화주, 항만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맞춤형 해양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전문가다.

    HD현대마린솔루션에 따르면 IMO는 선박의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규제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탄소집약도지수(CII) 와 탄소보고(SEEMP Part III, IMO DCS) 같은 제도를 시행 중이다.

    IMO는 국제 해운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여러 지표를 도입하고 있다. 기존 선박의 에너지 효율을 평가하는 지표인 EEXI, 선박의 연료 소비량과 운항 거리 등을 기반으로 탄소 집약도를 평가하는 CII, 선박의 연료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고하는 제도인 DCS 등을 도입하고 있다.

    EU는 지난해부터 해운 산업을 EU 탄소배출권 거래제에 포함시켜 선사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탄소배출권을 구매하게 하는 EU ETS, 선박의 정확한 이산화탄소 배출 데이터 제출을 요하는 MRV 등을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들은 단순히 기록과 보고를 넘어서 선사의 실제 운항 전략 전환을 요구하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봉준 HD현대마린솔루션 상무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 HD현대마린솔루션이 CES 2024에서 공개한 AI 기반 해양 데이터 솔루션 ‘오션와이즈’ 화면 모습
    ▲ HD현대마린솔루션이 CES 2024에서 공개한 AI 기반 해양 데이터 솔루션 ‘오션와이즈’ 화면 모습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설립 배경과 주요 사업 분야는.

    “2016년 HD현대중공업의 조선사업부, 엔진기계사업부, 전기전자사업부 등 선박 관련 유무상 서비스 담당 조직을 통합해 출범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A/S를 전담하면서 점차 친환경 개조, 디지털 솔루션, 벙커링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조선·해양 분야 HD현대의 AI 기술은 무엇이 있는가.

    “HD현대 AI기술은 오션와이즈, 자율운항 기술 등과 연계해 연료 절감과 안전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세세하게는 파도·조류 등 외부 요소까지 반영한 최적 항로 예측 기술과 선박 영상 기반 충돌방지 기술, 복잡한 연료시스템 운용 보조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선원이나 선대 운영 관련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차별점과 향후 전략은 어떻게 되는가.

    “AI 기반 선박 최적화 솔루션은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우리처럼 실제 선박 데이터를 활용해 실증 및 고도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선박 부품, 친환경 개조, 환경규제 대응 솔루션까지 연결하는 생태계를 갖춘 기업은 없다고 생각한다. 오션와이즈는 단순 기술이 아닌 전체 선박 운항 프로세스를 아우르는 유일한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오션와이즈를 개발하게 된 계기와 주요 목표는 무엇인지.

    “오션와이즈(OceanWise)는 AI 알고리즘으로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 및 예측하고, 고객에게 최적의 운항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솔루션이다. 또한 탄소집약도지수(CII) 규제 대응, 운항 최적화, 선단 운영 전략 수립 등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솔루션이다. 오션와이즈는 단일 선박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전 세계 모든 선박과 항만·기상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 모으고, 예측 가능하고 안전하며 효율적인 운항이 가능하게 한다. IMO와 EU의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탄소가 ‘비용’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고, 선주들도 정확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도구를 필요로 하는 추세다. 우리는 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해양 빅데이터, AI, 선박 성능 모델링 기술을 결합해 오션와이즈를 개발했다. 현재는 이 솔루션을 통해 탄소 감축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오션와이즈가 기존의 항로 최적화 솔루션과 차별화되는 점은.

    “오션와이즈는 단순히 경로를 추천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선박의 특성과 데이터를 반영해 맞춤형으로 최적화된 운항 시뮬레이션을 제공한다. 우리는 선박이 미리 설정된 경로로 정확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분석 리포트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오션와이즈는 HD현대가 수십년간 축적한 기술과 경험 및 데이터에 기반한 AI 모델이다. 선박 운항 전반에서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비용 절감 효과를 도모하고 있다.”

  • SK해운의 31만8000t(톤)급 초대형 유조선 씨브레이브(C.BRAVE)호가 HD현대마린솔루션의 ‘오션와이즈’를 장착하고 최적 항로 운항 실증에 나선 모습
    ▲ SK해운의 31만8000t(톤)급 초대형 유조선 씨브레이브(C.BRAVE)호가 HD현대마린솔루션의 ‘오션와이즈’를 장착하고 최적 항로 운항 실증에 나선 모습

    -오션와이즈 개발 및 상용화 과정에서 겪은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무엇이었는지.

    “고객이 별도로 관리하는 선박 관련 데이터를 제공받고 이를 분석하며 고객을 설득하고, 상호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 과제였다. 이를 위해 이해관계자와 협력관계 구축하고, 선주들에게 HD현대가 축적한 기술 및 A/S 경험을 기반으로 신뢰성을 보장했다. 무엇보다 확보된 데이터를 향후 선박 운항 등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로 환원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오션와이즈 기술에 AI 기술을 활용하게 된 배경은.

    “글로벌 해운 업계가 탄소중립을 향해 급속히 전환하는 과정에서 HD현대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실제 운항에 직접 연결되는 실용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이 필요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IMO의 탄소집약도지수(CII), 탄소배출권 거래(EU-ETS) 등 실시간 대응이 필요한 복합 규제가 등장했다. 선박 상태, 운항 패턴, 외부 조건 등 다양한 정보를 데이터화하고, 실시간으로 탄소배출량과 규제 비용을 시뮬레이션하는데 AI의 역할이 필수로 부각됐다. 오션와이즈에 AI를 접목하며, 기존의 ‘분석’ 기반 접근이 아닌 ‘예측’ 기반 운영 전략 수립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고자 했다.”

    -오션와이즈에 적용된 AI 및 빅데이터 기술의 구체적인 역할과 기능은 무엇인지.

    “HD현대는 오션와이즈를 통해, 수십 년간 축적해온 선박 설계 및 시운전, 실제 운항, 기상·항로 정보 등을 종합해 소프트웨어만으로도 탈탄소 운항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는 AI모델을 구축했다. 오션와이즈에 적용된 AI는 선박 운항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선박의 운항 경로를 탐색하며 속도 조절, 연료 선택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른 탄소집약도지수(CII) 및 탄소세(ETS) 비용 변화를 즉시 예측한다. HD현대는 오션와이즈에 기계학습, 시계열예측, 강화학습 등의 기술을 단계적으로 적용했다. 이를 통해 선박 운항의 효율성을 향상하고, 시뮬레이션 환경을 제공해 탈탄소에 대응하고 있다.”

    -선박에 오션와이즈 AI 기술을 실제 적용했을때 장점과 한계점은.

    “AI는 다양한 센서·운항·날씨 데이터를 융합해 인간이 다루기 어려운 복합 시나리오를 빠르게 분석하고 예측한다. AI 기술이 적용된 오션와이즈는 선박의 생애주기에 따른 성능 변화를 빠르게 파악 할 수 있으며, 날씨 변화, 경로 안전, 연료관리, 환경 규제 등 다양한 데이터를 종합해 ‘데이터 기반 운항’을 가능케 한다. 다만, 기상이변이나 전례 없는 운영 조건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알고리즘 보완이 필요하다. HD현대는 전문 기술을 개발하거나 기술제휴 등의 방법으로 알고리즘 업데이트를 병행하고 있다.”

    -선사들이 해당 솔루션을 활용하면 연료를 절감하는지.

    “지난해 4월 HD현대오일뱅크와 업무협약을 맺고 오션와이즈의 실제 효용성을 검증해본 적이 있다. 오션와이즈를 적용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이 약 5.3% 연료 절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연간 1만t(톤)의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 1척이 약 3억5000만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수치다.”

    -오션와이즈 AI 알고리즘의 정확도와 신뢰성은 어떻게 확보했는지.

    “오션와이즈는 실제 선박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선사·화주·선급 등 이해관계자와 기술을 검증해오고 있다. 알고리즘 개발에는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및 AI 센터와 협력하고 있다.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는 선주 뿐 아니라 화주, 선급 등 다양한 파트너와 협업하고 있다. 우리는 실증 작업의 정확도와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세계 최초로 ‘쌍둥이 선박’ 검증 방식을 활용했다. 이 방식은 비교대조군의 선박과 동일 구간을 동시에 운항하고 다음 구간에서는 선장까지 맞바꿔 검증함으로써 실증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검증 방식이다.”

    -향후 추가되는 기능은.

    “장기적으로 AI가 운항 전략을 판단하고 제안하는 ‘제어형 AI 에이전트 기술’을 개발하고 선박이 기상 변화나 선박 상태 등 실시간 데이터를 연동해 자동으로 항로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오션와이즈가 탄소 등급(CII)을 개선하기 위한 최적 운항 조건도 제시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향후 오션와이즈는 운항 판단 자동화, 이로 인한 의사결정 효율성까지 함께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1~2년 후 조선·해운 분야에서 AI 기술은 어떻게 발전할지.

    “향후 1~2년 내 AI는 더욱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융합하고, 의사결정을 실질적으로 보조할 것으로 전망한다. 자율운항선박 국제규정(MASS Code)이 발효되는 2028년에는 AI 및 데이터 기반으로 운영되는 SDV(Software Defined Vessel) 기술이 조선 해운 시장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