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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미 마이크로소프트 팀장 "AI가 일해도, 에이전트 관리자는 사람"

기사입력 2025.04.28 17:24
디지털 노동력 급속 확산… 인간과 AI의 새로운 협업 구조 부상
마이크로소프트 “AI 도입은 기술 혁신 넘어 조직 혁신 과제”
  • 오성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모던 워크 비즈니스 총괄팀장은 AI 에이전트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이를 관리하는 것은 사람 몫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원 기자
    ▲ 오성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모던 워크 비즈니스 총괄팀장은 AI 에이전트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이를 관리하는 것은 사람 몫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원 기자

    사람의 업무를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대체해 가는 가운데, 이들을 관리하는 역할은 최근 얘기되는 ‘슈퍼 에이전트’보단 ‘사람’이 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오성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모던 워크 비즈니스 총괄팀장은 28일 서울 광화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무실에서 열린 ‘2025 업무동향지표’ 기자간담회에서 AI 에이전트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이를 관리하는 것은 사람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AI 기술 발전으로 AI 활용 선두에 선 기업에선 AI와 사람의 협업을 넘어 에이전트와 사람 간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업무에 맞춰 여러 에이전트가 만들어지고 있고 이러한 에이전트를 관리하는 사람인 ‘에이전트 보스’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에이전트를 관리하는 리더 격인 보스의 역할은 AI가 아닌 사람이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에이전트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이러한 에이전트를 관리하고 투자대비수익(ROI)도 확인하는 에이전트도 개발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물론 슈퍼 에이전트가 만들어지고 있단 소리도 들린다”면서 “하지만 에이전트의 성과 관리는 단순히 ‘Yes’와 ‘No’로 파악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점성적인 요소도 파악해야 해 사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고객 센터에 사용되는 에이전트를 사례로 들면 고객의 감성을 상대할 때는 사람이 개입해야 한다”면서 “관리나 평가와 같은 부분은 에이전트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고, 적절한 비율로 도움을 주는 정도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단 그는 앞으로 AI 에이전트의 활용도는 지속 커질 것으로 보았다. 이번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2025 업무동향지표 내용을 발표하며 “AI는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사고하고 추론하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 내에서 AI 에이전트의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특히 프론티어 기업이라 불리는 선도 기업들은 이미 인간과 AI 에이전트가 하나의 팀처럼 협업하는 새로운 업무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론티어 기업은 AI 어시스턴트가 단순 작업을 돕는 초기 단계를 넘어, AI 에이전트가 팀의 일원으로 직접 업무를 수행하거나 인간의 방향성 제시에 따라 전체 업무를 주도하는 단계로까지 진화한 기업을 의미한다.

  • 2025 업무동향지표에서 제시된 AI 프론티어 기업으로의 진화 단계. /마이크로소프트
    ▲ 2025 업무동향지표에서 제시된 AI 프론티어 기업으로의 진화 단계. /마이크로소프트

    AI 확산으로 업무 환경도 급격히 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 팀장은 디지털 접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회의, 이메일, 채팅 등으로 인해 직원들이 하루 평균 275번 업무 방해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간과 체력의 한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근로자의 80% 이상은 업무 수행에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프론티어 기업들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 에이전트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었다. 에이전트는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일할 수 있으며, 일정한 품질과 속도를 유지하고, 무제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 조사에 따르면, 기업 리더들은 24시간 대응 가능성(42%), 일정 품질 유지(30%), 무제한 아이디어 제공(28%)을 주요 장점으로 평가했다.

    향후 6~12개월 내 AI 투자가 집중될 분야로는 제품 개발(29%), 고객 서비스(28%), 마케팅(28%) 등이 선정됐다. 오 팀장은 AI 기술이 제품 혁신은 물론 고객 대응, 마케팅 전략 수립까지 핵심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조직 구조를 재편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AI 에이전트의 확산에 따라 ‘에이전트 보스’라는 새로운 리더십 역할도 부각하고 있다. 오 팀장은 하나 이상의 에이전트를 관리하고, 업무를 적절히 위임하며, 결과를 평가할 수 있는 관리 역량이 필수가 되고 있다고 했다. 에이전트 관리가 단순한 성과 측정에 그치지 않고, 감성적 요소와 복합적 상황 판단을 요구하는 만큼 여전히 인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 앞으로 AI 에이전트는 사람과 적절히 균형을 이루며 업무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소프트
    ▲ 앞으로 AI 에이전트는 사람과 적절히 균형을 이루며 업무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실제 사례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제약사 바이엘은 연구개발(R&D) 과정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주당 6시간의 업무 시간을 절감했으며, 다우케미칼은 물류 운영 최적화를 통해 수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웰스파고 은행은 고객 지원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해 정보검색 시간을 10분에서 30초로 단축했다.

    오 팀장은 AI를 통한 업무 혁신을 단순한 자동화나 도구 도입이 아니라, 조직 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재설계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과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최적의 비율을 찾는 것이 앞으로 기업 경영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현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매니저는 이날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AI 에이전트 기술을 소개했다. 리서처 에이전트는 업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심도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애널리스트 에이전트는 복잡한 데이터를 시각화해 조직의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김 매니저는 KT와 GS건설 등이 이미 코파일럿 스튜디오를 활용해 자체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KT는 개발 전문지식 없이도 약 300개의 에이전트를 만들어 반복 업무를 대체하는 데 성공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실행 로드맵도 제시했다. AI 에이전트를 디지털 직원으로 온보딩하고, 인간과 AI의 협업 구조를 명확히 구분하며, AI 도입을 기술 과제가 아닌 조직 혁신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팀장은 “AI가 모든 업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협력해 업무 효율성과 창의성을 함께 높이는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들은 AI를 조직의 동료로 받아들이는 문화적 전환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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