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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정렬이 관절염 좌우” 서울대병원, AI로 선천적 구조 영향 가능성 규명

기사입력 2025.04.01 10:43
정형외과 질환, 발생 이전 단계서 예측 가능성 열어…딥러닝 기반 대규모 분석
  • 서울대병원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대규모 영상 분석을 통해, 선천적으로 O자형 다리(내반 정렬)를 가진 사람일수록 관절염 발생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노두현 교수팀(김성은 연구교수)은 20년간 축적된 무릎 방사선 영상 약 1만 7,000건을 딥러닝으로 분석해 무릎 정렬 형태와 관절염 중증도 간의 연관성을 밝혀냈다고 1일 밝혔다.

    기존에는 ‘관절염이 진행되면서 다리가 휘어진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선천적 무릎 정렬 구조 자체가 관절염의 발생과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형외과 분야의 권위지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에 게재됐다.

  • 관절염 심각도에 따른 무릎 관상면 정렬 유형. 관절염 0~2기에는 유형Ⅱ(중립 정렬)이 가장 흔했지만, 관절염이 심각해질수록 유형Ⅰ(내반 정렬) 비율이 증가했다.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 관절염 심각도에 따른 무릎 관상면 정렬 유형. 관절염 0~2기에는 유형Ⅱ(중립 정렬)이 가장 흔했지만, 관절염이 심각해질수록 유형Ⅰ(내반 정렬) 비율이 증가했다.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연구팀은 관절염 중증도에 따라 무릎 관상면 정렬(CPAK)을 9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이들 간의 패턴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관절염 초기 단계(0~2기)에서는 중립 정렬이 많았지만, 중증 단계(3~4기)로 진행될수록 내반 정렬 유형의 비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또한, 대퇴골·경골 관절면 각도(LDFA, MPTA) 역시 관절염 중증도에 따라 일정한 변화를 보였으며, 반대로 연령 증가와는 유의미한 관련이 없어 해당 정렬 특성이 선천적임을 시사했다.

  • 관절염 심각도별 선천적인 무릎 변수 차이. 관절염 3~4기 환자는 0~2기 대비 대퇴골 관절면 각도(LDFA)가 크고 경골 관절면 각도(MPTA)가 작아, 내반 정렬의 특성이 뚜렷했다.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 관절염 심각도별 선천적인 무릎 변수 차이. 관절염 3~4기 환자는 0~2기 대비 대퇴골 관절면 각도(LDFA)가 크고 경골 관절면 각도(MPTA)가 작아, 내반 정렬의 특성이 뚜렷했다.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추가로 연구팀은 AI 기술을 활용해 한국과 UAE 관절염 환자의 무릎 정렬을 비교한 세계 최대 규모의 다국적 연구도 수행했다. 그 결과 중동 환자에게 내반 정렬이 더 흔하며, 고령일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 연구는 ‘Knee Surgery & Related Research’에 게재됐다.

    노두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 기술을 통해 질병 발생 전 위험 요인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성과”라며,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해서는 선천적 해부학적 특성의 정밀 분석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팀은 고관절 골절 진단을 위한 AI 모델도 별도로 개발했다. 5,000여 건의 엑스레이 데이터를 학습한 해당 모델은 정형외과 전문의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였으며, 국제 학술지 ‘The Bone & Joint Journal’에서 에디터픽 연구로 선정되며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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