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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코리아는 지난달 20일, 전기차 시장에서 또 다른 이정표를 세우기 위해 마칸 일렉트릭을 선보였다. 마칸 일렉트릭은 포르쉐의 첫 순수 전기 SUV로,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에 이어 두 번째 전기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모델이다.
마칸 일렉트릭은 단순한 전기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콤팩트 SUV 세그먼트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던 마칸이 이제는 전기차로서 더욱 강력한 입지를 다지게 된 것이다.
지난 12일, 서울에서 출발해 강원도 양양까지 이르는 약 350km 긴 거리에서 마칸 일렉트릭을 경험해 봤다. -
첫인상은 단연 강렬하다. 포르쉐의 디자인 DNA가 여실히 드러나는 외관은 날카롭게 다듬어진 비율과 매끈한 곡선으로 역동적이고 지배적인 이미지를 자아낸다. 보닛의 얕은 굴곡과 두드러진 윙은 정지해 있을 때도 이 SUV가 가진 다이내믹한 성능을 암시한다. 특히 22인치 휠을 장착한 모델에서는 앞뒤 타이어 크기 차이가 주는 미묘한 균형감이 인상적이다.
휠베이스는 기존 모델보다 늘어났고, 짧은 앞뒤 오버행과 조화를 이루며 더욱 안정적인 비율을 자랑한다. 헤드라이트는 4 포인트 주간주행등을 내장형으로 적용한 상부 평면 라이트와 매트릭스 LED 기술이 탑재된 메인 헤드라이트 모듈로 나뉘어 있다. 이 디자인은 차체 너비를 강조하며, 마칸 일렉트릭만의 독특한 성격을 더욱 부각시킨다.
포르쉐 특유의 플라이 라인은 측면을 가로지르며 날렵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평평한 리어 윈도우와 일체형 유닛은 뒷모습을 한층 스포티하게 만들며, 프레임리스 도어와 결합돼 더욱 세련되고 다이내믹한 측면을 형성한다. 숄더 라인은 뒷부분에서 강력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포르쉐 로고는 3D 라이트 스트립의 중앙에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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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스포티한 감각과 실용성을 자랑한다. 전동화 플랫폼이 적용된 덕분에 트렁크 용량은 최대 540L까지 늘어났다. 보닛 아래에는 84L 크기의 두 번째 수납 공간인 '프렁크'도 있다. 이들을 합친 전체 수납 공간은 기존 모델 대비 127L 증가했다. 2열 시트를 완전히 접으면 1348L 늘어나 장거리 여행에서도 부족함 없는 짐 공간을 제공한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시트 포지션은 최대 28mm 낮아져, 스포티한 운전 자세를 원하는 운전자에게 더욱 만족감을 안겨준다. 시트를 낮추면 차체와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며, 내 몸이 차에 꽉 밀착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2열 시트는 레그룸이 늘어나면서, 승차감에 대한 불편함 없이 더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 2열 시트의 포지션도 최대 15mm 내려가, 뒷좌석에서도 스포티함을 놓치지 않았다.
포르쉐의 감성을 한껏 살린 콕핏 디자인도 눈에 띈다. 블랙 패널이 강조된 대시보드와 센터 콘솔은 고급스러움 속에서도 기능성을 중시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센터 콘솔은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춘 낮은 포지션을 강조한다. 이는 운전자가 직관적으로 운전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넓은 윈도우 면적 덕분에 실내가 밝고 개방적인 분위기도 조성한다. 또한, 최신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적인 감각을 조화롭게 구성, 현대적인 감각과 전통적인 포르쉐의 정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운전석과 도어 패널에 적용된 일체형 LED 조명이다. 이 LED 라이트 스트립은 단순한 앰비언트 라이트 이상의 역할을 한다. 차량 탑승을 환영하는 웰컴 기능부터, 충전 상태 표시,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연계된 다양한 정보까지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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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첨단 IT 기술이 결합된 드라이버 익스피리언스도 눈에 띈다. 포르쉐의 최신 모델은 디지털화를 한껏 강조하며, 운전자의 주행 경험을 완전히 변화시킨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최신 디스플레이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독립적인 12.6인치 디스플레이, 커브드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 10.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등 최대 세 개의 스크린으로 구성됐다.
디스플레이의 세밀한 화면은 직관적이며, 각종 정보는 깔끔하게 구분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조수석 전용 10.9인치 스크린 옵션이다. 이 기능 덕분에 동승자는 운전 중에도 차량의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으며, 영상 스트리밍 콘텐츠까지 시청할 수 있어 탑승객 모두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한다.
하지만 단순히 많은 스크린이 탑재된 것만이 아니다. 포르쉐는 운전자의 경험을 한 차원 더 끌어올릴 증강현실(AR) 기술을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최초로 적용했다. 내비게이션 화살표를 비롯한 가상의 시각적 요소들이 실제 주행 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화면에 표시된 화살표는 정확하게 도로 위에 오버레이돼 운전자가 눈을 떼지 않고도 목적지까지 직관적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운전자는 전방 10미터 앞에 가상으로 표시된 87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빠른 판단을 요구하는 순간에도 더욱 확실한 시각적 지원을 제공한다. AR 디스플레이 하단의 상태 영역에는 속도, 교통 표시 및 내비게이션 기호가 고정돼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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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칸 일렉트릭은 최고 수준의 E-퍼포먼스를 제공한다. 런치 컨트롤 작동 시 마칸은 360마력(265kW), 마칸 4는 408마력(300kW), 마칸 4S는 516마력(380kW), 마칸 터보는 639마력(470kW)의 오버부스트 출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마칸 57.4kg·m, 마칸 4 66.3kg·m, 마칸 4S 83.6kg·m, 마칸 터보 115.2kg·m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마칸 5.7초, 마칸 4 5.2초, 마칸 4S 4.1초, 마칸 터보 3.3초 소요되며, 최고속도는 마칸과 마칸 4는 시속 220km, 마칸 4S와 마칸 터보는 시속 240km와 260km다. 주행 가능 거리는 각각 474km, 454km, 450km, 429km다.
전기모터는 차체 하부에 탑재한 리튬이온 배터리로부터 총 100kWh 용량으로 전력을 공급받고, 최대 95kWh를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고전압 배터리는 포르쉐가 새롭게 개발한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PE)의 핵심 기술로 800V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마칸 일렉트릭은 최적화된 0.25의 공기저항계수를 실현해 진보적이면서도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PE)의 800V 아키텍처 덕분에 DC 급속 충전 출력은 최대 270kW다. 적절한 급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약 21분 이내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회생 제동으로 효율성도 극대화했다.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정도, 배터리의 온도 및 충전 상태(SOC)에 따라 회생제동은 최대 용량 240kW까지 가능하며, 이는 약 4.3m/s² 감속의 효과를 낸다.
운전자가 원하는 감속이 회생제동으로 흡수할 수 있는 에너지양보다 클 경우, 유압식 브레이크가 활성화돼 '블렌딩(blending)'을 통해 운전자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게 조정된다.
마칸 일렉트릭은 코스팅(coasting)도 가능하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다면 드라이브 유닛이 완전히 꺼지며, 고속 주행 시에는 제로 토크 컨트롤 모드로 전환된다. 이 경우 운동 에너지가 쓰이는 속도는 느려지고 추가 투입되는 에너지 없이도 차량은 가능한 멀리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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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칸 일렉트릭은 저속에서부터 중고속 영역까지 언제 어디서든 놀라운 가속력이 감탄을 자아낸다. 그 어떤 구간에서도 지루함을 느낄 수 없다. 차체는 더 커지고 무게도 늘었지만, 이는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기존 모델의 모든 기억을 씻어낼 만큼 강렬한 가속감과 뛰어난 주행 성능을 보여준다. 전기모터의 즉각적인 반응과 포르쉐 고유의 조향감은 이 차를 운전하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편안한 승차감도 인상적이다.
포르쉐는 마칸 일렉트릭을 개발하면서 고유의 드라이빙 다이내믹과 특유의 조향감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사륜구동 시스템은 두 개의 전기모터를 실시간으로 제어한다. 전자제어식 포르쉐 트랙션 매니지먼트(ePTM)는 기존의 사륜구동 시스템보다 약 5배 빠른 속도로 반응한다. 도로의 상태나 운전자의 요구에 맞춰 언제나 안정적이고, 예리한 반응을 보인다.
리어 액슬 전기모터에는 고효율 실리콘 카바이드 소재를 적용한 펄스 인버터(PWR)가 탑재돼 효율성을 한층 높였다. 이 덕분에 스위칭 손실을 최소화하고, 더 높은 스위칭 주파수를 구현할 수 있다. 마칸 4S와 마칸 터보 모델의 경우, 리어 액슬 펄스 인버터는 각각 600A와 900A까지 전류를 공급하며,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에어 서스펜션은 특히 인상적이다.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 전자식 댐핑 컨트롤 시스템이 기본 사양으로 탑재돼 어떤 도로에서도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또한, 스틸 스프링 서스펜션도 옵션으로 제공돼 다양한 운전자의 취향을 만족시킨다. PASM의 2밸브 기술을 적용한 댐퍼는 더욱 확대된 댐퍼 맵 덕분에 주행 성능과 승차감 사이의 스펙트럼을 확장시켜준다. 그 결과 도심과 고속도로 모두에서 편안하면서도 강력한 주행 성능을 보여준다.
고속에서도 힘이 부족하지 않다.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은 만족스럽고, 안락함과 편안함은 항시 유지한다.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마칸 9910만원, 마칸 4 1억590만원, 마칸 4S 1억1440만원, 마칸 터보 1억3850만원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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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 성열휘 기자
- 성열휘 기자 sung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