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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을 앞두고 국내 비빔면 시장이 치열한 경쟁 구도에 돌입했다. 팔도,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주요 라면 업체들이 신제품을 출시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국내 비빔면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로 라면 시장 내에서 중요한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5년 약 750억원 규모였던 시장은 2020년 1400억원을 돌파했으며, 2022년에는 15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기존 강자인 팔도와 성장세를 보이는 농심, 오뚜기 그리고 도전장을 던진 삼양식품까지 각 브랜드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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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는 1984년 출시 이후 40년 가까이 비빔면 시장에서 1위를 지켜온 ‘팔도비빔면’의 브랜드 파워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누적 판매량 19억 개를 넘어섰다.
팔도는 올해도 브랜드 강화를 위해 배우 변우석을 모델로 기용하는 한편,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한 ‘팔도비빔면 제로슈거’를 출시했다. 기존 제품과 동일한 맛을 유지하면서도 당류를 줄인 점을 강조하며 비빔면 시장에서 제로(ZERO)트렌드를 주도하려는 전략이다.
장희상 팔도 마케팅 담당은 “색다른 관점의 신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여 ‘비빔면은 역시 팔도’라는 공식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농심은 2021년 ‘배홍동 비빔면’을 출시하며 비빔면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혔다. ‘배홍동’은 배, 홍고추, 동치미를 활용한 새콤한 맛을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했으며, 출시 첫해에만 3500만봉 이상 판매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뒀다.
농심은 배홍동 브랜드 강화를 위해 방송인 유재석을 3년 연속 모델로 기용하고 있으며, 쫄면 식감을 강조한 ‘배홍동 쫄쫄면’도 출시해 라인업을 확장했다. 배홍동 브랜드는 2023년 33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2% 성장했다. 특히, 오는 24일에는 신제품 ‘배홍동 칼빔면’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배홍동 비빔면 특유의 감칠맛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식감을 더해 여름철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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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는 2020년 ‘진비빔면’을 출시하며 비빔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기존 제품보다 중량을 20% 늘린 전략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출시 3개월 만에 3000만봉 이상 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2023년 기준 누적 판매량은 1억 봉을 돌파했으며, 한정판으로 출시한 ‘제주메밀비빔면’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오뚜기는 올해도 최화정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는 한편, 농심과의 2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맵탱 브랜드의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 김치맛’을 출시하며 비빔면 시장에 재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제품은 기존의 매운맛과 차별화된 시원한 매운맛을 강조하며, 특제 고추장 소스와 큐베브 후추를 활용한 독특한 풍미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2023년에는 ‘4과 비빔면’이 주목을 받으며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는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 김치맛을 통해 비빔면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색다른 매운맛을 앞세워 여름철 비빔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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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은 2023년 ‘더미식 비빔면’ 시리즈를 통해 비빔면 시장에 진입했다. 이어 ‘더미식 비빔면 맵싹한 맛’, ‘메밀 비빔면’ 등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HMR(가정간편식) 브랜드인 ‘더미식’을 앞세워 차별화된 맛과 재료 등 고급화를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하림 관계자는 올해 신제품 출시보다는 기존 제품의 마케팅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각 업체들이 차별화된 전략과 신제품을 내세우며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올여름 비빔면 시장의 판도 변화가 주목된다. 소비자들은 더욱 다양한 맛과 특성을 가진 비빔면을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