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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선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박은빈이 데뷔 후 첫 파격 변신에 나선다. 광기가 도는 천재 의사를 맡은 박은빈은 국민배우 설경구와 연기 대결을 펼치며 한층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할 예정이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퍼나이프' 제작발표회가 열려 김정현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은빈, 설경구, 윤찬영, 박병은이 참석했다.
'하이퍼나이프'는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세옥'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메디컬 스릴러. 작품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최초 메디컬 스릴러 장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타 메디컬 드라마와의 차별점을 묻는 말에 김정현 감독은 "우리 작품은 잔혹동화 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다양한 캐릭터들이 만나서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인데, 캐릭터 하나하나가 평범하지 않다. ('하이퍼나이프'는) 뇌에 미친 '세옥'과 '덕희', 이 둘만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이고, 둘의 관계가 어떻게 바뀔지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
박은빈은 뇌와 사랑에 빠져 수술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천재 의사였지만 스승이었던 '최덕희'에 의해 의사 면허를 박탈당한 뒤에도 섀도우 닥터로 살아가는 '정세옥' 역을 맡았다. 박은빈은 '세옥'에 대해 "뇌와 수술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신을 망치고 있는 천재 신경외과 의사"라며 "굉장히 충동 조절이 안 되고 딱히 두려움이 없는 캐릭터다. 통제 불가능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하이퍼나이프'를 통해 연기 변신에 나선 박은빈은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제가 해본 적이 없는 장르와 캐릭터라 모든 것이 흥미로웠다. 제가 '무인도의 디바'라는 작품을 촬영하고 있을 때 제안받은 작품 중 하나가 '하이퍼나이프'였다. 제목이 제 시선을 이끌었다"라며 "제가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사실 저는 도전을 좋아하지도 않고, 어려운 선택을 하는 편도 아니다. 그저 이 작품으로 시청자분들께 어떤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설렜다. 많이 미친 캐릭터를 보여드리게 됐는데 언제까지 얼마나 미쳐있는지 봐주시면 좋겠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
설경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실력을 지닌 최고의 신경외과 의사이자 한때 가장 아끼던 제자 '세옥'을 잔인하게 내친 스승 '최덕희'로 분한다. '덕희'에 대해 "뇌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마치 '뇌'라는 섬에 갇혀 살고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곁에 누구를 두지 않고 혼자 잘난 맛에 산다"라며 "그러나 뇌 이외의 관계에서는 어눌한 모습이 있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하이퍼나이프'의 단연 관전포인트는 박은빈과 설경구의 연기 시너지다. 작품을 통해 처음 연기 합을 맞춘 두 사람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설경구는 "제가 '하이퍼나이프'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가 박은빈 씨였다. 박은빈 씨가 이 캐릭터를 맡았을 때 어떨지 정말 궁금하고 흥분이 됐다"라며 "케미는 너무 좋았다. 제가 박은빈 씨에게 엄청 당하는 신이 있는데 제가 맞으면서 묘하게 터지는 도파민이 있더라. 선망의 대상에서 증오의 대상이 되는 그 감정을 뽑아내기 위해 저나 박은빈 씨가 애를 많이 섰다"라고 말했다.
"선배님과 함께하는 모든 신이 정말 도파민이었다"라고 운을 뗀 박은빈은 "모든 장면에서 참 좋은 자극을 받았고, 좋은 에너지가 나왔다. 배우로서 (설경구) 선배님을 만나서 늘 영광스러운 순간을 겪었다"라며 "선배님이 없으셨다면 제가 끝까지 잘 완주할 수 있었을까 싶다. 항상 든든하게 받아주실 준비를 해주신 덕분에 세옥이가 마음껏 까불 수 있었다"라며 화답했다. -
여기에 윤찬영과 박병은이 각각 세옥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조력자 '서영주', 돈이나 명예보다 환자를 살리고 싶어 하는 의사 '한현호'로 분했다. 두 사람은 "'하이퍼나이프'에 출연해 영광"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찬영은 "개인적으로 너무나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작품 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호흡했다는 것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촬영할 때 일기를 엄청 썼다. 그날그날 느낀 점들을 하나하나 일기에 모아놨던 기억이 있다"라며 '하이퍼나이프'가 배움의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박병은 역시 "저도 연기자 생활을 어느 정도 했는데 현장에서 배우들이 보여주는 대사, 눈빛, 행동, 감정을 표현하시는 걸 보니 '아직도 대단한 배우들이 많구나. 이 현장에서 내가 많이 배우고 행복하다. 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 현장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우리 작품의 키포인트는 관계성이다. 모두와의 호흡이 만점이었다. 빈틈이 없었다"라고 말한 박은빈의 말처럼, 연기 맛집을 예고한 '하이퍼나이프'는 오는 19일 디즈니+에서 전 세계 공개된다.
- 이우정 기자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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