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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만성질환 관리와 건강 형평성 개선을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에 동참하며, 도시 단위에서의 건강 관리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대표 캐스퍼 로세유 포울센)은 지난 12일 서울 시청에서 서울시,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주한덴마크대사관과 함께 ‘도시 건강 개선 프로젝트(Cities for Better Health)’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서울 시민의 건강 형평성을 개선하고, 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 시스템을 발전시키기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만성질환은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적 부담을 증가시키는 문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예방과 관리 시스템 구축을 중요한 정책 과제로 설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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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건강 개선 프로젝트는 이미 전 세계 51개 도시에서 시행된 공공-민간 협력 프로그램으로, 도시 단위에서 건강 불평등을 줄이고 만성질환 관리를 체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서울시는 건강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도시 환경을 더 건강하게 개선하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건강 형평성이란 모든 시민이 사회적·경제적 차이와 무관하게 균등한 건강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소득 수준, 생활 환경, 의료 접근성 등에 따라 건강 불평등이 존재한다.
서울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건강 취약계층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더욱 체계적인 만성질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개별적인 건강 관리 정책에서 벗어나, 보다 포괄적인 ‘건강 도시’ 모델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서울시는 1천만 시민의 건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고려하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건강한 도시로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급증하는 만성질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한당뇨병학회 차봉수 이사장은 “국내 65세 이상 당뇨병 유병자 수가 10년 만에 약 2배 증가했다”며 “당뇨병 환자의 절반 이상(53.8%)이 비만을 동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비만학회 김민선 이사장은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38.4%)이 비만”이라며, “이는 단순한 개인 건강 문제를 넘어 사회·경제적 도전 과제”라고 지적했다.
노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서울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만성질환은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의료 비용 증가, 생산성 저하 등의 사회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도시 차원의 선제 대응이 필수적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서울 시민의 만성질환 예방 및 건강 증진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적 지원으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이유다.
노보 노디스크제약은 코펜하겐을 포함한 여러 도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에서의 프로젝트 실행 가능성을 모색할 예정이다. 주한덴마크대사관 필립 알렉산더 할크비스트 공관 차석은 “노보 노디스크는 코펜하겐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도시들과 협력해 건강한 생활 환경 조성에 기여해왔다”며 “서울시와의 협력이 아시아 지역의 ‘건강 도시’ 조성을 위한 새로운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펜하겐은 도시 설계 단계에서부터 걷기와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는 환경을 구축하고, 건강 친화적인 식품 소비를 유도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등 ‘건강한 도시’ 모델을 적극 추진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모델이 서울에서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지, 어떤 방식으로 현지화될지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약은 건강 형평성 향상과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도시 차원의 대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책 추진과 성과 분석이 필요하다.
서울은 기존에도 다양한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지만, 정책적 연속성과 지속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단기적 캠페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도시 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중요한 관건이다. 또한, 도시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생활 습관 변화와 건강 관리 인프라 구축이 병행되어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민간 부문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도시 단위의 건강 관리 정책은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다. 서울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건강 도시’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