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 방치 시 심혈관 질환·치매·우울증 위험 증가
전문가들 "코골이도 초기 증상… 적극적 치료 문화 조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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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10명 중 7명이 수면 장애를 겪고 있지만, 절반 이상이 치료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수면 장애를 방치하면 치매, 심혈관 질환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헬스 테크놀로지 기업 필립스코리아(대표 최낙훈)는 세계 수면의 날(3월 14일)을 맞아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대국민 수면 습관 및 행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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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리서치가 전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6.5%가 수면이 신체 건강에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84.6%는 정신 건강에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실제 수면에 만족하는 비율은 29.5%에 불과했다. 또한 10명 중 6.8명(68.6%)이 불면증(29.3%), 코골이(24.7%), 수면무호흡증(9.4%) 등의 증상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시도한 비율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47.9%). 이는 수면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적극적인 치료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을 반영한다.
이날 간담회에서 국제성모병원 수면의학연구소장 김혜윤 교수는 “코골이는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수면무호흡증의 초기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며 “방치할 경우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우울증, 치매 등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일부 연구에서는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며, “수면 중 뇌의 노폐물 제거 기능이 저하되면서 신경퇴행성 질환과 연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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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무호흡증은 고령화 사회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국수면의학회(AASM)의 연구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수면무호흡증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기도의 탄력이 감소하고, 근육이 약화하면서 기도가 쉽게 막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연령 증가와 함께 수면무호흡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보고된 바 있다. 또한,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치매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필립스 수면 및 호흡기 케어 사업부 페르난도 샤한(Shehaan Fernando) 아태지역 대표는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기대수명이 10% 감소할 수 있다”며, 이는 만성 저산소증이 신체 기능을 저하해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 및 뇌 질환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필립스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 위험군에 속하는 한국 성인은 전체의 15.8%인 약 690만 명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수면무호흡증 치료의 표준인 양압기(CPAP) 치료를 받는 사람은 18만 명(2.72%)에 불과하다. 이는 수면무호흡증을 질병으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식 부족으로 인해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이번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수면무호흡증 치료 필요성을 인지한 응답자 중 71.4%가 치료의 필요성을 인정했음에도, 양압기 치료법을 알고 있는 비율은 26%,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인식은 29.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립스코리아 박도현 대표는 “수면무호흡증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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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무호흡증은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수면무호흡증 치료의 표준 방법으로는 양압기(CPAP, 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 사용이 권장되지만, 치료율은 여전히 낮다.
일부 환자들은 ‘처음엔 불편하지만 몇 주 적응하면 수면의 질이 크게 달라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착용감과 소음 문제, 초기 적응의 어려움 등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일부 환자들은 보험 적용 여부를 몰라 치료를 미루기도 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부 지원 확대와 환자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여전히 많은 이가 양압기를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무호흡증 치료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비율은 71.4%에 달하지만, 실제로 양압기 치료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26%에 불과했다. 양압기 치료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도 29.7%에 그쳤다. 이러한 인식 부족은 치료율 저하로 이어지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인식 개선과 접근성 확대가 필요하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건강을 지키는 필수 요소다.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늦춘다면, 향후 더 큰 의료비 부담과 건강 위기가 닥칠 수 있다. 개인을 넘어, 정부와 의료계가 나서서 조기 진단 시스템을 확립하고 치료 접근성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고령화와 맞물려 의료비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며, 수면 장애 관련 질환의 사회적 비용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수면무호흡증이 고령화 시대의 시한폭탄이 되는 것을 막으려면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 개인은 자신의 수면 상태를 체크하고, 필요하면 전문가 상담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건강보험 지원 확대와 조기 진단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기업들도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 및 대중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필립스코리아 수면 및 호흡기 케어 사업부 박도현 대표는 “수면무호흡증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인 건강 이슈”라며, “필립스는 의료 전문가 및 파트너사와의 다양한 협력을 추진해 수면무호흡증의 심각성과 올바른 치료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