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공연뷰] 모든 순간의 '태연'으로부터 완성된, 'The TENSE'

기사입력 2025.03.09.21:12
  • 태연 콘서트 /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태연 콘서트 /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모든 엔딩 크레디트가 '태연'으로 가득한 시간이었다. '나'를 찾으면서 시작된 태연의 솔로 여정이 어느덧 10년을 맞이했다. 태연이 걸어온 지난 10년, 무대에 선 지금, 그리고 앞으로 그려나갈 모든 날을 함께 공유하며 뜻깊은 순간을 완성했다. 

  •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는 소녀시대 태연의 단독 콘서트 'The TENSE'(더 텐스)가 개최됐다. 약 1년 7개월 만에 개최되는 태연의 새로운 공연인 만큼, 선예매만으로 3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추가로 오픈한 시야제한석까지 모두 솔드아웃되며 약 3만 관객을 동원했다.

    'The TENSE'는 시제라는 사전적 의미와 함께 동음이의어로 '10th'라는 의미까지 더하며 태연의 솔로 10주년 활동을 총망라한 세트리스트와 그 시간을 온전히 지켜온 '나'에 초점을 맞춘 각 섹션별 테마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고퀄리티 공연을 완성했다.

    솔로 가수로서도 정상에 오른 태연을 위한 대관식 같은 분위기로 오프닝이 펼쳐졌다. 웅장한 분위기로 'Fabulous'가 펼쳐지 공연이 시작됐다. 특히 오직 오프닝만을 위한 베일 의상과 대형 계단 등 화려한 무대 장치가 돋보였다. 압도적인 보컬로 공연장을 뜨겁게 달군 태연. 이어 지금의 태연의 모습과 첫 솔로 데뷔에 나섰을 당시의 모습이 교차하는 영상이 송출되며 뭉클함을 자아냈다. 

  • 다시 무대에 오른 태연은 솔로 데뷔곡 'I'를 가창했다. 그때보다 한층 더 탄탄해진 보컬을 자랑하면서도 여전히 청량한 목소리로 귀를 사로잡은 태연은 이어 가장 최근 발매한 새 앨범의 타이틀곡 'Letter To Myself' 무대를 선보였다. 10년 전의 나로부터 시작된 무대가 과거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로 완성된 순간이었다.

    "오늘 공연은 뭔가 더 꽉 찬 느낌"이라며 태연은 "오늘은 제 콘서트 3일 차 공연이기도 하고, 제 생일이기도 하다. 셋째 날이라 덜 긴장이 될 줄 알았는데 여전히 긴장이 된다"라고 떨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제가 솔로로 활동한지 10주년이 됐다. 10주년 기념 공연을 이렇게 하게 된 만큼, 여러 의미가 담긴 공연이 될 것 같다. 이번 생일은 정말 잊지 못할 날이 될 것 같다"라고 이날 공연의 의미를 전했다. 

  • "제 공연은 달리는 공연이에요"라는 태연의 말처럼 정말 쉴 틈 없이 무대들이 이어다. 태연만의 감성적인 보컬이 돋보이는 'Blue Eyes'를 시작으로 'Make Me Love You', 'Heaven'까지 태연의 청아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태연의 10년 동안에는 이러한 밝은 순간만 있지는 않았다. '흑화'한 천사의 모습이 담긴 VCR 뒤에 등장한 태연은 지난 섹션과는 확 달라진 분위기로 등장하며 강렬한 아우라를 선사했다.

    시작을 알린 곡은 'Hot Mess'로 태연은 댄서들과 함께 퍼포먼스까지 선보였다. 이어 'Cold As Hell', 'INVU'까지 화려한 조명과 샤막(반투명스크린)을 활용한 연출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또한 '월식' 무대에서는 거대한 전광판을 활용해 넘실대는 파도와 바다에 잠긴 듯한 분위기를 완성한 것에 이어 실제 달이 그림자에 잠기는 듯한 LED 연출이 더해지자 관객들 역시 숨을 죽이고 그 순간에 몰입할 수 있었다. 특히 파도가 치는 효과와 함께 객석의 응원봉도 중앙제어를 활용해 마치 넘실대는 분위기를 연출, 또 다른 무대 장치가 되었다.

    이 밖에도 태연은 다채로운 컬러를 활용하여 공간감을 극대화한 구성과 여러 종류의 세트는 물론, 태연의 손글씨와 손그림이 새겨진 컨페티, 발향 효과, 버블 머신 등의 특수효과 등 화려한 무대 장치로 연출까지 완벽한 공연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 태연의 다채로운 보컬을 들을 수 있는 순간은 계속됐다. '이걸 라이브로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곡까지 모두 들려줬다. 특히 '보컬 차력쇼'로 불리기도 했던 'Melt Away'와 초고음을 쏘아 올리는 가성이 돋보이는 'Blur' 등의 무대는 절로 박수를 불렀다. 또한 싱잉 랩이 포인트인 'Weekend'와 시원하고 파워풀한 보컬이 돋보이는 'Why', 'Stress' 등을 통해 태연의 지난 10년을 만날 수 있었다.

    여기에 'Ending Credit'은 실제 태연으로부터 완성된 모든 순간을 담아낸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 뒤, 과거, 현재, 미래의 태연의 모든 시제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문구로 감동을 더했다.

    태연은 "여러분들 표정이 여기에서 다 보이는데, 첫날 보다 어색함이 풀린 표정으로 즐기는 모습을 보니까 저도 첫날보다는 덜 긴장하게 되는 것 같다"라며 "사실 이렇게까지 큰 사랑을 받아도 되나, 이렇게 큰 응원을 받아도 되나 생각이 들지만 주시는 것들 맛있게 먹겠다"라며 태연의 모든 순간을 완성했던 'Special thanks to'인 S♡NE(소원)을 향한 감사를 전했다. 

  • 화려한 보컬 쇼를 완성한 태연을 위해 팬들은 '김태연 하길 잘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슬로건과 '생일 축하해'라는 카드섹션 이벤트를 준비한 것은 물론, '너의 생일'을 떼창곡으로 부른 뒤 '사랑해, 김태연'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앙코르를 요청했다. 'Curtain Call'과 함께 무대에 오른 태연은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여러분과 함께 달렸던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다"라며 태연은 "이번에 공연을 준비하면서 제 몸이 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 제가 건강하게 잘 해야 여러분께서도 좋아하고 즐기고 웃을 수 있기 때문에 몸 관리를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임감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어 "3일 동안 이렇게 가득 채워주실지 몰랐는데, 정말 감동스러운 순간이고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짧은 기념 촬영 뒤에는 태연의 생일파티도 진행됐다. 태연의 공식 캐릭터인 '탱그'를 활용한 깜찍한 케이크가 등장했고, 팬들은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특별한 시간을 완성했다.

    끝으로 태연은 "이제 이별이 있어야 다음이 있잖아요. 정말 아쉽지만, 깔끔하게 딱 한 곡 부르고 인사를 드리도록 하겠다"라며 솔로 데뷔 앨범의 더블 타이틀곡이었던 'U R'를 가창했다. 나로 시작되어 너로 끝내는 구성이 깊은 여운을 더했다. 태연은 홀로 3일간, 150분을 가득 채우며 믿고 들었던, 믿고 듣는, 믿고 들을 수밖에 없을 저력을 증명했다. 

  • 한편 서울에서의 공연을 마친 태연은 오는 16일 타이베이, 29일 마닐라, 4월 12일 자카르타, 19~20일 도쿄, 26일 마카오, 5월 3~4일 싱가포르, 5월 31일~6월 1일 방콕, 6월 7일 홍콩 등 아시아 투어로 현지 팬들과 만난다.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