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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의날 인터뷰] 디딤기술 정연정 대표 “AI 대전환 시대, 여성 리더십이 새로운 변화를 만든다”

기사입력 2025.03.07 10:12
  •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디딤기술 정연정 대표를 만났다. 디딤기술은 클라우드, AI·빅데이터, 소프트웨어 기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비즈니스 혁신을 지원하는 종합 IT 솔루션 기업이다. 정 대표는 이곳에서 삼성SDS에서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부문을 총괄하며 쌓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섬세한 소통과 공감 능력을 더해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이끌고 있다.

  • 디딤기술 정연정 대표 /사진 제공=디딤기술
    ▲ 디딤기술 정연정 대표 /사진 제공=디딤기술

    삼성SDS의 경험, 제2의 창업으로 이어지다

    1994년 삼성SDS에 입사한 후 28년간 DBA(Database Administrator), TA(Tech Architect) 등 기술 엔지니어로 실무 경험을 쌓은 정연정 대표는 삼성SDS 임원으로 퇴임한 후 4년째 디딤기술 대표로 기술과 경영을 함께 담당하고 있다.

    디딤기술은 2010년부터 기업 인프라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정 대표가 취임한 2022년 이후 클라우드, AI, 소프트웨어 기반 네트워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크게 확장했다. 정 대표는 이러한 사업 방향 전환을 ‘제2의 창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삼성SDS에서의 경험이 디딤기술의 새로운 사업 방향 설정과 경영 전략 수립에 매우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기반의 비즈니스 혁신은 제가 가장 존재의 가치를 느끼는 영역으로, 디딤기술을 통해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AI 대전환 시대, 여성 리더십의 새로운 가능성

    AI 기술이 모든 산업을 변화시키는 ‘대전환의 시대’에 기업의 리더십도 이에 맞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정 대표는 “기술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학습과 도전 정신을 가진 인재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며, ‘조직 구성원의 열정’과 ‘지속적인 학습 문화’가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또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클라우드를 활용한 유연근무 등 기업 환경의 변화로 인해 여성 리더들이 강점을 발휘할 기회가 많아졌다”며 “여성의 강점인 소통 능력과 섬세함은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큰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삼성SDS 재직 시절, 이직을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가 강했던 당시, 충분한 경험과 역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중요도가 낮은 프로젝트만 맡겨졌다. 업무에 대한 불만으로 회사를 옮겨야겠다는 결심을 한 그의 마음을 돌린 것은 새로 부임한 부서장의 격려였다. 정 대표는 “그는 나에게 ‘여자도 남자 못지않게 더 큰 일을 해야 할 때가 온다. 항상 공부하고 준비해라’는 말을 남겼다. 이 한마디가 내 커리어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부서장의 격려에 마음을 다잡은 정 대표는 이직하려던 마음을 접고 업무에 몰입했다. 그가 이끈 프로젝트는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는 더 중요한 프로젝트의 실무 리더로 활동할 기회로 이어졌다. 이를 통해 회사 내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그는 이와 같은 경험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으며, 현재의 경영 철학을 세우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는 후배들에게 “나의 경험을 거울삼아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라고 얘기하고 싶다”며, “어려움이 있어도 지치지 않고, 꾸준히 걸어갈 때 성장의 기회가 열린다. 중요한 것은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용기”라고 조언했다.

    여성 리더십으로 구축한 ‘신뢰·존중·배려’의 조직 문화

    많은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AI 기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정연정 대표는 기업 경쟁력을 위한 요소가 AI 기술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지속적인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려는 기업의 조직문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려는 조직 구성원의 열정과 학습 문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정 대표의 가치는 디딤기술의 사명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디딤기술’이라는 사명에 “믿을 수 있는 튼튼한 IT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신뢰를 주고, 파트너와 임직원을 존중하며, 사회 전체를 배려하는 기업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디딤기술은 ‘신뢰·존중·배려’라는 가치를 조직 내부에서 실천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러한 가치 실현에 여성 리더의 섬세함이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 리더들은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하고, 뛰어난 공감 능력으로 고객 및 조직 구성원들과 섬세하게 소통하는 굉장히 중요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IT 기술 발전과 환경 변화는 여성 리더들의 장점을 배가시켜, 기업 경영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디딤기술의 미래 비전

    디딤기술은 AI 학습 품질을 높이는 ‘LLMOps 솔루션(TuneX)’과 소프트웨어 기반 네트워크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정 대표는 “기존 레거시 시스템을 넘어 클라우드, AI 등 여러 기술을 결합하여 차별화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특히 고객의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 맞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차별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이러한 디딤기술의 미래를 좀 더 많은 여성 후배와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신입사원의 여성 비율은 예전보다 많이 높아졌지만, 부서장, 임원 등 고위 직급으로 갈수록 여성 인재 비율이 현격히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가 차원의 신뢰할 수 있는 보육 시스템 구축과 기업 내부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한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AI와 클라우드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성 리더들이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디딤기술의 장기 목표”라고 밝히며, 후배들에게 “기술의 홍수 속에서 경쟁보다 공존을 생각하며, 행복한 미래를 위한 한 걸음을 멈추지 않기를 응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