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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쏘시스템이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스마트 글라스를 활용한 제조 혁신 사례를 공유했다.
다쏘시스템은 최근 버추얼 트윈을 구현할 새로운 기기로 애플 비전 프로를 선택했다. 앞으로 사용자는 비전 프로를 착용하면 현실과 똑같은 가상공간에서 제조 설계와 테스트, 시뮬레이션 등을 할 수 있다.
애플과의 협업은 다쏘시스템이 그리는 ‘제조 혁신’ 스케치 중 하나다. 이 기업은 버추얼 트윈 기반 ‘3D 유니버스’라는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 밑그림은 3일(현지시각)부터 나흘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 2025’ 현장에서 볼 수 있었다.
◇ 애플 비전 프로서 구현되는 버추얼 트윈의 이점
다쏘시스템은 MWC에서 단독 전시관을 마련하고 버추얼 트윈 기반 제조 혁신 사례를 공유했다. 눈에 띄는 건 애플 비전 프로와의 협업이었다. 다쏘시스템은 지난 2월 25일 미국 휴스턴에서 개최한 ‘3D익스피리언스 월드’에서 애플과 협업을 발표하며 애플 비전 프로에서 버추얼 트윈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현실 세계 모든 요소를 가상으로 구현하는 버추얼 트윈을 PC로 넘어 스마트 글라스에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버추얼 트윈은 다쏘시스템이 제공하는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실제 제품과 공정, 시스템 등을 정밀하게 재현하는 가상공간을 뜻한다. 실제 환경과 동일한 데이터와 동작을 반영한 가상공간으로 제품 설계, 생산, 유지보수, 운영 등에 활용된다. 디지털 트윈과 유사해 보이지만, 기술 차원에서 다르게 평가된다. 버추얼 트윈은 현실 세계 모든 요소를 가상으로 완벽하게 재현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데 쓰인다면, 디지털 트윈은 현실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현재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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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MWC에선 실제 스마트 글라스 기기를 통한 버추얼 트윈 사용 사례가 선보여졌다. 애플 비전 프로 애플리케이션(앱)인 ‘홈바이미 리얼리티’(HomeByMe Reality)를 통해 사용자가 집과 가구점, 쇼룸에서 편안하게 인테리어와 옵션을 탐색하고 시각화할 수 있는 솔루션이 소개됐다. 이 앱을 사용하면 부동산 가상 투어도 할 수 있다.
또 가상 세계에서 팀원들이 함께 설계 작업을 하고 엔지니어링, 테스트까지 할 수 있는 청사진도 소개됐다. 이 기능은 교육과 협업에서 활용성이 클 것으로 보았다. 일례로 신입 사원에게 복잡한 제품을 설명해야 할 때 경력 직원들은 단순한 문서나 설명서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버추얼 트윈에서 이들이 직접 이 제품을 체험하게 할 수 있다. 팀원들이 같은 공간에 있지 않아도 버추얼 트윈에서 같은 3D 모델을 보고 의견을 나누며 수정 작업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톰 애클랜드(Tom Acland) 3D익사이트 최고경영자(CEO)는 3D익스피리언스 월드 미디어 브리핑에서 “올해 여름 다쏘시스템과 애플은 공동으로 멀티 사용자 협업 기능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여러 사용자가 같은 공간에서 3D 모델을 공유하고 실시간으로 수정하며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쏘시스템은 애플 비전 프로 ‘3DLive’ 기능을 통해 사용자에게 버추얼 트윈을 제공할 예정이다. 새로운 3DLive 비전OS 애플리케이션(앱)은 올해 여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생성형 AI로 구현되는 3D 설계
다쏘시스템은 생성형 AI 기반 제조 혁신 사례도 공유했다. ‘차기 생성 엔지니어링’(Next Gen Engineering)이란 부스에선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과 ‘솔리드웍스’ 등 다쏘시스템 솔루션에 탑재된 AI를 제조 설계에 활용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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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사용자 작업 패턴을 학습해 다음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명령어를 추천하는 ‘커맨드 프레딕터’와 기존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모델 형상을 분석해 최적의 도면 초안을 생성하는 ‘도면 생성 자동화’ 등의 기능이 소개됐다. 또 볼트, 너트와 같은 하드웨어 부품을 쉽게 배치할 수 있도록 돕는 라이브러리인 ‘툴박스’(Toolbox)에 새로 추가된 하드웨어 자동 배치 기능도 소개했다. AI가 부품 형상을 인식해 자동으로 조립 위치를 알아서 찾아주는 기능이다. 일례로 볼트가 있는 부품을 가져오면 AI가 자동으로 해당 부품을 볼트라고 인식한 후 조립할 수 있는 위치를 찾아 적절하게 배치한다. 회사 관계자는 “AI가 실제 조립 가능한 지점을 판단해 적절한 위치에 배치해 준다”며 “사용자는 이를 통해 조립 속도를 크게 향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쏘시스템은 이를 넘어 이미지와 텍스트, 음성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3D 모델로 생성하는 AI도 개발하고 있다. 챗GPT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관련 정보를 텍스트로 제공하거나 이미지를 만드는 것처럼, 사용자가 텍스트나 이미지, 음성을 입력하면 관련 3D 모델을 제공하는 제조 설계 분야 생성형 AI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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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쉬니 쿠마 다쏘시스템 솔리드웍스 CEO는 지난달 휴스턴에서 열린 3D익스피리언스 월드에서 “우리는 AI를 활용해 스케치 이미지나 텍스트, 음성 데이터를 3D 모델로 자동 변환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며 “해당 시스템을 구현하려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다양한 설계 규칙을 AI에 적용해야 하는 큰 과제가 있지만 우리는 이를 실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