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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휴머노이드 로봇 세상, 버추얼 트윈이 앞당긴다

기사입력 2025.03.04 18:17
마쉬니 쿠마 솔리드웍스 CEO, 휴머노이드 시대 버추얼 트윈 역할 강조
CAD 혁신 이룬 솔리드웍스, 버추얼 트윈 연결로 새로운 제조 혁신 준비
  • 마쉬니 쿠마 솔리드웍스 CEO는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와 가동에 있어 버추얼 트윈의 역할이 크다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 마쉬니 쿠마 솔리드웍스 CEO는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와 가동에 있어 버추얼 트윈의 역할이 크다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다쏘시스템이 버추얼 트윈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마쉬니 쿠마 다쏘시스템 솔리드웍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3D익스피리언스 월드’ 인터뷰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와 가동에 있어 버추얼 트윈의 역할이 크다고 밝혔다. 로봇의 탄생부터 적재적소 운영까지 버추얼 트윈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반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버추얼 트윈은 다쏘시스템이 제공하는 솔리드웍스와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실제 제품과 공정, 시스템 등을 정밀하게 재현하는 가상공간을 뜻한다. 실제 환경과 동일한 데이터와 동작을 반영한 가상공간으로 제품 설계, 생산, 유지보수, 운영 등에 활용된다. 디지털 트윈과 유사해 보이지만, 기술 차원에서 다르게 평가된다. 버추얼 트윈은 현실 세계 모든 요소를 가상으로 완벽하게 재현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데 쓰인다면, 디지털 트윈은 현실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현재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버추얼 트윈이 미래 유망 기술로 평가되는 휴머노이드 로봇엔 어떤 역할을 할까? 쿠마 CEO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 휴머노이드 생산부터 운영까지 이뤄지는 버추얼 트윈 세상

    “휴머노이드 로봇의 버추얼 트윈을 만들면 어떤 일이 가능할까요?”

    쿠마 CEO가 인터뷰에서 던진 질문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버추얼 트윈으로 가동했을 때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질문이었다.

    그는 우선 버추얼 트윈에선 로봇 생산과 테스트가 쉽다고 밝혔다. “우리는 버추얼 트윈에서 로봇의 운동학(kinematics)을 분석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로봇의 손가락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또 특정 부품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는지 내구성 테스트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버추얼 트윈에선 제조 설계와 모델링, 시뮬레이션 등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제품을 3D로 설계하거나 테스트를 하나의 플랫폼 내에서 할 수 있다. 그만큼, 설계부터 테스트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쿠마 CEO는 이러한 기능을 휴머노이드 로봇에도 적용해 빠른 설계와 테스트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했다.

    버추얼 트윈의 또 다른 장점은 운영이었다. 그는 버추얼 트윈은 단순한 제조뿐 아니라 로봇 운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어떤 고객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장에 배치하려 한다고 가정했을 때 기존에는 이 로봇을 직접 구매해 테스트해야 했지만, 버추얼 트윈을 이용하면 고장의 가상 환경에 배치해 테스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은 로봇을 실제로 주문하기 전에 가상 환경에서 미리 시뮬레이션을 한 다음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마크 레이버트 보스턴 다이내믹스 창업자는 솔리드웍스가 특정 용도에 맞는 맞춤형 로봇을 신속하게 설계할 수 있게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기자
    ▲ 마크 레이버트 보스턴 다이내믹스 창업자는 솔리드웍스가 특정 용도에 맞는 맞춤형 로봇을 신속하게 설계할 수 있게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기자

    차세대 로봇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쿠마 CEO의 말에 힘을 더했다. 마크 레이버트 보스턴 다이내믹스 창업자는 이번 행사에서 솔리드웍스와 같은 3D 캐드(CAD) 소프트웨어는 특정 용도에 맞는 맞춤형 로봇을 신속하게 설계할 수 있게 지원해 로봇 공학 발전을 크게 지원한다고 주장했다. “솔리드웍스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과 같은 소프트웨어 고도화로 인해 맞춤형 로봇을 신속하게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며 “더 이상 범용적인 로봇을 만들기 위해 사람이 모든 작업에 시간을 투입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 솔리드웍스의 다음 혁신은 “버추얼 트윈끼리 연결된 세상”

    쿠마 CEO는 솔리드웍스는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솔리드웍스는 1995년 출시된 설계 프로그램이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윈도우 기반 CAD 솔루션으로 선보여졌다. 당시에는 PC에서 설계한다는 것 자체가 생소했기 때문에 엔지니어링 분야에선 혁신으로 꼽혔다. 다쏘시스템에 인수된 후 솔리드웍스는 고객의 피드백을 지속 반영해 지금은 시뮬레이션, 데이터 관리 등을 아우르는 엔지니어링 솔루션으로 성장했다. 지금은 클라우드 버전 등과 통합된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으로도 제공되고 있다.

    쿠마 CEO는 “우리가 1995년 솔리드웍스를 출시했을 때 당시 목표는 모든 사용자 책상에 CAD를 올려놓는 것이었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사용자가 버추얼 트윈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개념을 더 발전시켜 단순한 제조를 넘어 설계한 제품이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작동하도록 발전시켰다”면서 “단순한 제조뿐 아니라 내구성이 뛰어나고 시간이 지나도 성능이 유지되며 부서지지 않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솔리드웍스의 목표는 ‘버추얼 트윈의 연결’이라고 밝혔다. 서로 다른 버추얼 트윈을 서로 연결하겠단 뜻이다. 휴머노이드 사례처럼, 공장과 각 로봇을 버추얼 트윈으로 만든다면 서로 공유된 버추얼 세상에선 공장 작업에 어떤 로봇이 적합한지 등을 탐색하고 테스트할 수 있다. 쿠마 CEO는 “버추얼 트윈은 서로 연결될 때 그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며 “1+1이 2가 되는 것이 아니라 11이 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바로 우리가 바라보는 버추얼 트윈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 마쉬니 쿠마 솔리드웍스 CEO는 “버추얼 트윈은 서로 연결될 때 그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 마쉬니 쿠마 솔리드웍스 CEO는 “버추얼 트윈은 서로 연결될 때 그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그는 한국 시장은 솔리드웍스에 중요한 고객이라고도 했다. 한국에 많은 솔리드웍스 사용자가 있고, 이를 기반으로 강력한 커뮤니티가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제조 산업뿐 아니라 의료 등 많은 산업에서 솔리드웍스가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쿠마 CEO는 “한국은 주요 시장으로 매년 방문하고 있고 다양한 고객을 직접 만나고 있다”며 “처음 한국에 갔을 때 병원 앞을 지나가다가 그 병원이 의료 임플란트 연구를 위한 솔리드웍스를 사용하는 고객사였다는 것을 알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솔리드웍스를 사용할 수 있는 산업을 특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강력한 솔리드웍스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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