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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그룹의 성장 재개를 선언했다. 지난해 3월 8일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강도 높은 혁신을 단행하며 신세계그룹의 재도약 기반을 마련한 정 회장은 점포 방문객 증가와 실적 개선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과감한 인사를 단행해 조직의 긴장도를 높이며 성장 전략을 구체화했다.
정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본업 경쟁력을 극대화하며 내실 있는 성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성장 전략은 두 가지 축으로 나뉜다. 이마트와 스타벅스 등 시장을 선도하는 계열사는 경쟁사가 넘볼 수 없는 초격차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 이커머스와 건설 등 정 회장이 지난 한 해 부실 요소를 덜어내는 데 애썼던 사업군은 올해 완전한 경영 정상화를 이뤄 확실한 성장 기틀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 이마트, 신규 점포 개설로 고객 중심 공간 진화⋯스타벅스, 초격차 지배력 확대
성장 재개 선봉장은 이마트다. 정 회장은 지난달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이마트 지분 10%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마트는 2월 문을 연 트레이더스 마곡점을 시작으로 상반기에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을 연다. 하반기에는 인천에 트레이더스 구월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수도권에만 올해 3개의 매장을 선보이며 외형 성장을 본격화한다. 2020년 160개에 달했던 이마트 매장 수는 이후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해부터 다시 점포 확장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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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에브리데이도 올해 20곳 이상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열어 안정적 수익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경기가 안 좋고 시장 상황이 혼란스러울수록 우리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압도적인 지배력을 키워야 한다”며 초격차 지배력 확대를 위한 강력한 리더십을 예고했다.
이마트는 올해 3곳에 이어 2027년까지 3곳 이상 신규 점포와 신규 부지도 5곳 이상 확보해 점포 신설을 구상 중이다. 정 회장은 트레이더스가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인 결정적 한 방이었다고 보고 올해 2곳을 포함해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단순한 점포 수 증가에 집중하지 않고, 매장을 고객이 일부러 찾고 싶은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해 푸드마켓 등 차별화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매장 리뉴얼을 통한 몰 타입 전환을 추진한다. 또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에브리데이의 통합 매입 시너지를 극대화해 수익성을 높이고, ‘고래잇템’과 ‘가격파격선언’ 등 초저가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소비자 혜택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연 매출 3조 원을 돌파한 스타벅스도 초격차 전략을 이어간다. 스타벅스는 그룹 내에서 이마트, 신세계백화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매출을 기록하는 핵심 계열사다.
올해도 100개 이상의 신규 매장을 개설하고, 스페셜 스토어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전국에 11개의 스페셜 스토어가 운영되고 있으며,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정 회장은 “한국만의 테마를 가진 ‘한국의 스타벅스’들이 ‘스타벅스의 한국’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이커머스·건설 사업 정상화로 신세계그룹 정상궤도로
정 회장은 회장 취임 후 이커머스와 건설 부문의 부실 개선에 집중해 왔다. 신세계건설 대표 경질과 SSG닷컴과 지마켓의 수장 동시 교체, CJ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물류 경쟁력을 높인 게 대표적이다.
정 회장은 이제 다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완성하는 ‘완전 정상화 원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지난해 첫 연간 EBITDA 흑자를 달성한 SSG닷컴은 수익성 개선과 물류 경쟁력 강화를 가속화한다. SSG닷컴은 CJ대한통운이 보유한 전국 700여개의 물류 인프라를 통해 배송 커버리지를 빠르게 넓히는 중이다. 지난해 12월 충청권에서 새벽배송을 시작했으며 올해 2월부터 부산과 대구로 범위를 넓혔다.
지마켓은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글로벌 플랫폼과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기업결합신고서가 제출된 상태로 공정위의 심사 마무리 후 현물 출자에 대한 법원 인가를 마치면 JV 설립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려면 고정관념을 뒤집는 발상이 필요하며 특히 외부와의 적극적인 협업은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건설은 2월 상장 폐지를 계기로 보다 효율적인 경영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수립 전략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취임 직후 경영전략실 허병훈 부사장을 신세계건설 대표로 임명하며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예고한 바 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3, 4분기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개선한 흐름을 올해도 이어간다는 목표다. 핵심 전략은 ‘노브랜드’ 상품 도입 확대다. 올해 초 ‘노브랜드 상품 도입점포’가 1000점을 돌파했으며, 해당 점포들의 평균 일 매출이 일반 점포 대비 3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 노브랜드 점포를 2500개, 내년에는 4000개까지 늘려 전체 점포의 60% 이상에서 노브랜드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성장을 위해 성과 중심의 수시 인사 기조도 이어갈 방침이다. 취임 이후 과감한 수시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정 회장은 “고객 만족이라는 그룹의 본질적 가치를 높이고 성장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기 위해 신상필벌에 입각한 인사는 필수”라며 “변화와 도전으로 성과를 낸 조직 구성원에는 합당한 보상을 하며 계속 혁신을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