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어 추천과 도면 자동 생성 기능 추가… “AI 지속 추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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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쏘시스템이 ‘솔리드웍스’와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AI) 기능을 공개했다. 3D 제품 설계와 엔지니어링에 최적화된 생성형 AI 기능이다. 여기에 더해 사용자가 텍스트나 스케치 이미지를 입력하면 이를 3D 모델로 생성하는 설계 전문 생성형 AI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쉬니 쿠마 솔리드웍스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각)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3D익스피리언스 월드 2025’ 미디어 세션에서 솔리드웍스의 AI 전략을 공개했다. 기존 기능을 생성형 AI로 고도화한 기능을 비롯해 현재 준비하고 있는 AI 기능을 소개했다. 그는 “과거에도 AI 기능이 있었지만, 이제는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제품 설계 분야 AI 기술이 발전했다”며 “AI는 단순히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제품 설계와 제조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에서 처음으로 윈도우 기반 CAD 솔루션으로 선보여진 솔리드웍스는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고 있고 AI 기술도 혁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솔리드웍스에 등장한 AI 비서들
쿠마 CEO는 이번 발표에서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과 솔리드웍스에 탑재된 대표 AI 기능으로 △커맨드 프레딕터(Command Predictor) △도면 생성 자동화 △하드웨어 자동 배치를 소개했다.
커맨드 프레딕터는 사용자 작업 패턴을 학습해 다음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명령어를 추천하는 기능이다. 사용자가 직접 다음 작업을 위해 일일이 명령어를 찾지 않도록 다음 명령어를 추천한다. 그만큼 사용자는 설계 작업에 발생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쿠마 CEO는 이 기능이 유용한지 확인하기 위해 커맨드 프레딕터가 추천하는 명령어만을 사용해 기존 모델을 완성할 수 있는지 테스트한 결과 95% 성공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사용자가 거의 모든 작업을 추천된 명령어만으로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솔리드웍스는 필요한 명령어가 커맨드 프레딕터에서 제공되지 않은 경우를 위해 검색 기능을 강화했다. 별도 추천 검색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필요한 명령어를 쉽게 찾게 했다. 그는 “AI가 제대로 동작하려면 학습 데이터뿐 아니라 모델 성능을 검증하는 테스트 과정도 필수”라며 “우리는 테라바이트(TB) 단위 데이터를 활용해 커맨드 프레딕터를 지속 개선하고 있고, 사용자 경험을 향상하기 위해 끊임없이 피드백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면 생성 자동화는 AI를 활용해 도면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능이다. 기존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모델 형상을 분석해 최적의 도면 초안을 생성한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직접 모델 형상을 분석하고 단면도와 치수를 설정해 초안을 만들어야 했다면, 이제는 AI가 그 작업을 자동으로 만들어 준다.
쿠마 CEO는 “보통 기업들은 자사만의 방식으로 도면을 작성하는데, AI는 이러한 기업별 패턴을 학습해 이를 반영한 도면을 생성한다”면서 “이 기능은 초기 버전에서는 단순 자동화 수준이었지만, 향후 AI 기반으로 더 발전해 사용자 작업 방식에 맞는 최적의 도면을 생성하는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솔리드웍스는 기존 툴박스(Toolbox) 기능도 AI로 고도화했다. 툴박스는 볼트, 너트와 같은 하드웨어 부품을 쉽게 배치할 수 있도록 돕는 라이브러리다. 조립 기준점(Mates References)을 이용해 사용자가 부품을 배치하면 자동으로 위치를 조정해 준다.
솔리드웍스는 이 기능을 AI로 고도화했다. AI가 부품의 형상을 인식해 자동으로 조립 위치를 찾아주는 기능을 개발했다. 일례로 볼트가 있는 부품을 가져오면 AI가 자동으로 해당 부품을 볼트라고 인식한 후 조립할 수 있는 위치를 찾아 적절하게 배치한다.
그는 “AI는 단순한 실린더 형상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조립 가능한 지점을 판단해 적절한 위치에 배치한다”며 “사용자는 이를 통해 조립 속도를 크게 향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텍스트와 이미지를 3D 모델로 만드는 생성형 AI 준비
다쏘시스템은 여기에 더해 이미지를 3D 모델로 생성하는 AI 기능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림을 AI가 자동으로 3D 모델로 만들어 주는 기능이다. 챗GPT 유료 버전에 탑재된 이미지 생성 AI 달리(DALL-E)가 사용자 텍스트를 인식해 이와 관련된 이미지를 만들어 준다면, 솔리드웍스의 이 기능은 사용자가 그린 그림을 인식해 관련된 3D 모델을 생성한다. 일반 이미지 생성 AI보다 고도화된 기술로 볼 수 있다.
이 기능은 제조 설계에 유용하다고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엔지니어들은 제품을 설계할 때, 먼저 손으로 스케치를 그리고 이를 디지털화해 모델로 만든다. 다쏘시스템은 이를 AI 기반으로 자동화하는 기능을 만든 것이다. 쿠마 CEO는 “우리는 AI를 활용해 스케치 이미지를 3D 모델로 자동 변환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AI는 스케치의 패턴을 분석해 각 부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떤 제약 조건이 필요한지를 자동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쿠마 CEO는 이외에도 텍스트나 음성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3D 모델을 생성하는 AI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챗GPT가 텍스트를 기반으로 디자인을 생성하는 것처럼, 사용자가 3D CAD 소프트웨어에서 텍스트와 음성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설계 도면과 3D 모델을 만들어 주는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자동차 프레임을 설계해 줘’라는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AI가 적절한 모델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그는 “해당 시스템을 구현하려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다양한 설계 규칙을 AI에 적용해야 하는 큰 과제가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이를 실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아우라(AURA)라는 AI 비서를 개발해 사용자들이 설계 작업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AURA는 사용자 데이터를 학습해 적절한 작업을 추천하고, 가까운 미래에는 설계 작업 자체를 자동화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미국 휴스턴=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