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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하늘이 한 손에 핸드폰을 들고 실시간 스트리밍을 하며 스크린에서 나타났다. "제가 극장에 들어가면, '안녕' 인사해 주세요"라고 요청한 이후, 극장에 "안녕"하며 올라서서 호응을 이끌어냈다. 영화 '스트리밍'의 한 장면 같은 순간이 등장과 함께 연출됐다.
26일(수) 오전 11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스트리밍'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돼 배우 강하늘과 조장호 감독이 참석했다. '스트리밍'은 새로운 스트리밍 플랫폼 '왜그'에서 구독자 수 1위의 범죄 채널을 운영하는 스트리머 '우상(강하늘)'이 풀리지 않던 연쇄살인 사건의 단서를 발견하고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벌어지는 스릴러 영화다.
'스트리밍'으로 자신의 첫 연출작을 선보이게 된 조장호 감독은 네이버북스 미스터리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 '휴거 1992'와 드라마로 제작된 미스터리 소설 '저스티스'의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이 시나리오를 처음 구상할 때 개인 방송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였다. 사회적으로 크게 번지는 이슈나 현상들이 있을 때 이를 범죄, 스릴러 영화 소재로 많이 생각하는 편이다. 이 소재를 영화로 만든 건 자연스러운 계기"라고 '스트리밍'을 생각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
또한 그는 "6~7년 전, 유튜브를 굉장히 많이 보던 시기가 있었다. 개인의 정제되지 않은 생각을 진리처럼 말하는 것들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조금만 객관적으로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데 순간 매력적이고 확신에 찬 그 말을 그냥 믿게 되는 순간이 있더라. 사이버 레커(특정 이슈를 자극적이고 부적절하게 짜깁기해 조회수를 올리는 이슈 유튜버를 지칭하는 것)를 보며 부적절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영화 '스트리밍'의 순간과 맞물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구체적으로 설명을 덧붙였다.
강하늘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구독자 수 1위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 역을 맡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얼굴을 선보인다. 앞선 강렬한 오프닝 역시 다 계산이 있었다. 그가 맡은 스트리머 '우상'은 목과 손에는 강렬한 타투 문신이 있고, 시계, 수첩, 펜 등의 소품도 허세가 가득하고 범상치 않은 모습이다. 강하늘은 '우상'의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며 "내가 싫어하는 인물은 어떤 느낌이었지?"를 떠올렸다. 그는 "내가 정말 가까이하기 싫은 그런 사람의 모습이 우상에 많이 들어가 있었다. 말하면서 자신감 가득한 이글이글한 느낌들이 있지 않나. 가까이하기 어려워하는 분들이다. 그런 모습을 많이 담아내려고 했다"라고 악역 도전과는 또 다른 얄미우면서도 매력적인 모습을 동시에 담아내고자 했다. -
'우상' 역을 위해 강하늘이 분장팀에게 특별히 부탁한 내용도 있었다. 그는 "살면서 머리를 되게 많이 만지지 않나. 그런데 일반적인 촬영을 할 때, 머리를 만지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머리를 만지면, 다음 촬영에도 똑같이 연결해서 촬영해야 하는데 어렵다. 그래서 최대한 자제하면서 한다. 그런데 '스트리밍'은 실시간이다. 그래서 내가 뭘 하든지 상관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형식이라면, 머리나 얼굴을 좀 더 편하게 만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떤 스타일이든지 괜찮은데 머리카락을 자유롭게 만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드렸던 것 같다. 여러 행동이 들어가면, 조금 더 라이브 한 느낌을 살릴 수 있지 않나 싶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홀로 카메라를 들고 소리가 끊기지 않게 계속 대사를 이어간다. 강하늘 역시 "영화에서 만나기 힘들 정도의 대사량"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사를 소화하며 라이브 한 느낌을 더하기 위해 애드리브를 덧대어갔다. 이와 관련 조장호 감독은 "대사량이 정말 많았다. 심지어 촬영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어야 했다. 한 문단 전체를 지우고, 새로 한 문단 정도를 채워넣기도 했다. 그런 과정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졌는데, 깜짝 놀랄 정도로 잘 외웠다. 제가 살면서 만난 머리 좋은 사람 세 명 안에 (강하늘이) 드는 것 같다"라고 감탄했다. -
'스트리밍'이라는 것이 스트리머와 카메라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방송이다. 강하늘은 "제가 촬영 시작할 때는 1인극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시작하니 아니더라. 저 혼자 연기하는 것이 아닌, 감독님은 제2의 연기자였고, 제3의 연기자는 카메라였다. 카메라의 언어로 엇박자를 만들며, 조금 더 라이브 하게 보일 수 있을지 고민했다. 1인극이 아닌, 어느 작품보다 연기자가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촬영 현장을 설명했다. 또한, 조장호 감독은 강하늘 외에 신인 배우를 기용했고, "이 영화를 보는 동안 방송이라고 느끼기를 바랐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에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신호를 주는 목소리를 담당한 성우를 비롯해 7~8명의 성우를 기용하며 디테일을 더했다.
조장호 감독은 현재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자극적인 온라인 방송과 사이버 레커 등의 문제를 영화 '스트리밍'을 통해 스릴러의 외피를 입혀 화두를 던진다. 그는 "항상 사회에 새롭게 등장하는 매체에 관심이 많다. 이것을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와 연결하고 싶어진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는 평소 바라보지 못한 문제를 좀 더 깊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 장르의 덕후다. 해당 장르는 특히 선진국에서 많이 읽히고 만들어진다. 그 사회가 문제를 바라보고 자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자신의 첫 작품에 담아낼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한편, 강하늘과 카메라가 함께 물 흐르는 듯한 호흡으로 훅 빠져들게 하는 라이브 방송을 예고하는 영화 '스트리밍'은 오는 3월 21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오는 3월 21일 개봉.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