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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보스턴 다이내믹스 창업자도 염려한 韓 출산율

기사입력 2025.02.25 07:53
美 휴스턴 미디어 세션장에서 한국 출산율 문제 지적
“적은 출산율로 인한 노동력 부족, 로봇이 대체할 것”
  • 마크 레이버트(Marc Raibert) 보스턴 다이내믹스 창업자가 휴스턴에서 열린 ‘3D익스피리언스 월드 2025’ 미디어 세션에서 한국 출산율을 콕 짚어 지적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 마크 레이버트(Marc Raibert) 보스턴 다이내믹스 창업자가 휴스턴에서 열린 ‘3D익스피리언스 월드 2025’ 미디어 세션에서 한국 출산율을 콕 짚어 지적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3D익스피리언스 월드 2025’ 미디어 세션 현장에서 한국 출산율이 주요 문제로 언급됐다. 3D CAD 소프트웨어 ‘솔리드웍스’와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의 사용자 커뮤니티 행사의 기자 브리핑 현장이었다. 세계에서 한국 출산율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의 내용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창업자인 마크 레이버트(Marc Raibert) 입에서 나왔다. 그는 24일(현지시각) 미디어 세션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전망 가능성 대한 질문에 노동력 부족에 따른 로봇 필요성을 언급하며 한국의 출산율 문제를 거론했다. “공장에서의 노동력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다”며 “북미, 유럽, 아시아 대부분 국가에서 출산율이 감소하면서 노동력 공급이 줄어들고 있고, 특히 한국의 출산율은 0.7명 수준으로,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 출산율 2.1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이 답변은 한국 기자의 질문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 온 기자 질문에 나온 답이었다.

    통계청이 지난해 8월 발표한 ‘2023년 출생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 출생아 수는 23만 명으로 합계 출산율은 0.72명이었다. 합계 출산율은 한국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다소 상승한 0.8명의 출산율을 예상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구 유지를 위한 최소 출산율인 2.1명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이 때문에 글로벌 전문가들은 한국을 위기 상황으로 보고 있다. 2023년 8월 조앤 윌리엄스 명예교수는 공중파 방송에서 “한국이 완전히 망했다. 이 정도로 낮은 수치의 출산율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고, 같은 해 뉴욕타임스는 ‘한국이 사라지는가?’라는 칼럼을 게재하며 한국 인구 감소 수치가 14세기 유럽 인구 절반가량을 사라지게 한 흑사병을 능가할 것으로 우려했다.

    레이버트 창업자는 이러한 인구 감소로 인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았다. “전세계 노동령 부족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다”며 “부족한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해 공장에서 로봇 도입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도 유사한 의견을 낸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16일 발표한 ‘휴머노이드 100’ 보고서를 발간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이 향후 10년간 기술 투자의 주요 주제로 꼽고, 향후 10년간 최대 60조 달러(약 8경 5700조 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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