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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의 방역 조치로 감기 환자가 줄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더해 팬데믹 방역 조치가 이비인후과 질환의 발생 패턴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안중호 교수팀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3개 병원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하여,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조치가 상기도 감염을 줄였다는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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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호 교수팀은 코로나19 팬데믹 전후인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아산병원, 울산대병원, 강원대병원의 환자 데이터를 이용해 삼출성 중이염, 만성 중이염, 선천성 이개 누공, 안면 신경 마비 등 이비인후과 질환의 연간 발생률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삼출성 중이염으로 환기관 삽입술을 받은 환자는 2019년 893명이었지만 코로나19 유행이 본격 시작된 2020년에는 562명으로 3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483명, 545명으로 2019년 대비 45.9%, 38.9% 감소했다. 즉, 코로나19 발생 후 3년간 환자 수가 평균 40%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된 2023년 환기관 삽입술을 받은 환자 수는 779명으로 전년 대비 42.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각종 방역 조치가 해제되고 비염, 이관염 등 감염성 질환이 늘어나면서 삼출성 중이염 발생률 역시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만성 중이염, 선천성 이개 누공, 안면 신경 마비(벨 마비) 발생률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유의미한 연관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특정 질환의 발생에 방역 조치가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이비인후과 저널(Acta Oto-Laryngologica)’ 최근호에 게재됐다.
안중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이비인후과 질환의 발생 패턴을 분석한 최초 연구로, 향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방역 조치가 이비인후과 질환에 미친 영향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