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쎌바이오텍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대장암 신약 ‘PP-P8’의 첫 환자 투약을 시작하며 임상시험을 본격 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되며, 전이성 대장암(직결장암)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내약성 ▲안전성 ▲유효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임상시험은 두 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Part 1)에서는 용량 증량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하고, 2단계(Part 2)에서는 적정 용량을 선정해 유효성을 탐색한다. 쎌바이오텍은 환자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임상 프로토콜을 조정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의 승인을 거쳐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PP-P8은 유산균 유전자를 재조합해 항암제로 개발하는 국내 최초의 혁신 신약(First-in-Class)이다. 이 신약은 쎌바이오텍의 특허 균주인 ‘CBT-LR5(Lactobacillus Rhamnosus CBT-LR5, KCTC 12202BP)’에서 유래한 항암 단백질 ‘P8’을 대량 복제 생산하도록 개발된 ‘CBT-SL4(Pediococcus Pentosaceus CBT-SL4, KCTC 10297BP)’ 기반의 형질전환 유산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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쎌바이오텍에 따르면, PP-P8은 유전자 조작 기술을 활용해 항암 단백질 P8을 자연 상태보다 100배 이상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를 통해 기존 화학 항암제나 면역항암제보다 정밀하고 표적화된 치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장내 미생물 균형을 조절하는 기전을 활용해 기존 치료제 대비 부작용을 줄이고 환자 맞춤형 치료 옵션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쎌바이오텍은 임상시험에 필요한 모든 시약을 김포 본사 내 ‘생물학적 제제 의약품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다. 현재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신약 및 임상용 시약을 생산할 수 있는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은 제한적이다. 쎌바이오텍은 30년간 축적한 유산균 발효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의약품 균주 생산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CDMO 시장을 선도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PP-P8의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기존 대장암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치료제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 2상, 3상으로의 진입과 글로벌 규제 당국(FDA, EMA 등)의 승인 절차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쎌바이오텍은 신약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쎌바이오텍 변종선 임상개발팀장은 “유산균 기반 약물전달시스템(DDS)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대장암 치료뿐만 아니라 당뇨, 비만, 질염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신약 개발을 확장하고 있다”며, “쎌바이오텍은 혁신적인 바이오의약품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