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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국희가 쿠팡플레이 시리즈 '가족계획'에 이어 영화 '검은 수녀들'까지 남다른 존재감을 선보인다.
'검은 수녀들'은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선 유니아 수녀(송혜교)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담은 오컬트 장르의 영화다. 유니아 수녀는 소년을 살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가 만남을 갖는 무속인 효원 역의 김국희는 실제 같은 면모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국희는 '효원당'에서 첫 등장할 때부터 예사롭지 않은 자태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칼각처럼 꽂힌 비녀에 정갈한 한복 그리고 예리하면서도 기민한 표정들까지 김국희는 극 중에서 무속인 그 자체를 보여주는 싱크로율 높은 캐릭터 표현력으로 등장하는 순간마다 시선을 집중시켰다. 마치 신기가 들린 듯 날카로우면서도 찰진 목소리까지 디테일한 표현력을 더해 소름 돋는 신들린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12 형상에게 사로잡힌 고교생 희준(문우진 분)을 위해 벌인 굿판 장면에서는 실제 무속인 같은 매서운 아우라를 보여줬다. 그런가 하면 구마 의식을 행하는 유니아 역의 배우 송혜교와는 같은 수녀 출신으로서 갖고 있는 동질감 섞인 유쾌한 티키타카부터 구슬픈 아련함까지 두루 표현해내는 깊이감 있는 케미스트리도 드러내며 작품에 팽팽하게 흐르는 긴장감과 짙은 여운을 캐릭터의 힘으로 정교하게 보탰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국희는 쿠팡플레이 '가족계획'에서는 오기랒 소장 역을 맡아 악의 얼굴을 보여줬다. 겉으로는 평범한 교회 집사처럼 보이지만, 다양한 가면을 쓴 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남의 희생은 티끌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불편한 존재감으로 독특한 분위기의 '가족계획'에 몰입하게 되는 커다란 요소였다.
지난 2003년 뮤지컬 ‘짱따’로 데뷔한 김국희는 안방과 스크린 그리고 연극과 뮤지컬 무대까지 장르를 불문하는 폭넓은 연기력으로 다양한 작품 속에서 여러 가지 캐릭터들을 연기했다. 이번에는 ‘검은 수녀들’의 효원 역을 통해 또다시 인생 캐릭터를 추가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풍성하게 채우게 됐다.
한편, 김국희가 출연한 영화 ‘검은 수녀들’은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