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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의료진을 대신해 환자 입원부터 퇴원까지 전 과정을 기록하는 시대가 열린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의료원장 김용선, 이하 의료원)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코난테크놀로지(대표 김영섬)와 체결한 ‘생성형 AI 기반 입원환자 전주기 기록지 작성 및 의료원 지식상담 플랫폼 구축’ 사업 계약을 통해 환자의 입원부터 퇴원까지 모든 진료 기록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생성형 AI 개발에 나선다고 5일 밝혔다.
양 기관은 한림대학교의료원의 AI 스마트병원 시스템과 산하 5개 병원의 네트워크, 코난테크놀로지의 생성형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의료분야에 특화된 생성형 AI 플랫폼을 공동 개발해 오는 7월 한림대의료원 산하 5개 병원에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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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개발되는 생성형 AI 의무기록 작성 플랫폼은 환자의 입원부터 퇴원까지 모든 의무기록 초안을 자동으로 작성한다.
의료원은 해당 플랫폼 도입으로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더욱 효율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의료원에 따르면, 산하 5개 병원에서는 연간 약 115만 건의 의무기록을 작성되고 있다. 의무기록은 의료진이 수기로 작성하며, 한 건당 평균 약 4분이 소요된다. 즉, 의료진이 의무기록 작성에만 연간 약 7만 6,000시간을 사용한 셈이다.
이에 생성형 AI 플랫폼이 도입되면 의료진은 AI가 작성한 초안을 검토·보완함으로써, 의무기록 작성 시간을 최대 현재의 절반 수준인 연간 약 3만 8,000시간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AI가 의무기록을 직접 작성함으로써 수기 작성 시 발생할 수 있었던 실수나 누락을 줄이고, 의무기록 작성의 정확성을 높이며, 데이터의 표준화를 지원해 전자의무기록(EMR)의 품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해당 시스템은 병원의 진료 지침, 규정, 기준 등을 웹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24시간 손쉽게 검색·상담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일 전망이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신경과 이민우 교수(한림대학교의료원 생성형AI 구축 태스크포스(TF) 팀장)는 “이번 플랫폼 개발로 생성형 AI를 활용해 입원환자의 전주기 의무기록지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교직원들을 위한 24시간 실시간 맞춤형 상담이 가능해져 더욱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 기술을 통해 병원의 데이터를 표준화 및 고도화하여 의료원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AI 병원의 선도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AI 시스템이 향후 전국 병원으로 확대할 경우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줄어들고, 환자에게는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규훈 코난테크놀로지 사업부장은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해 병원 행정과 진료 과정에서 업무를 효율화하려는 시도가 늘어나는 만큼, 의무기록 작성 AI 서비스를 시작으로 의료 AI 시장의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관련 모델 고도화와 제품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