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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명절 연휴에 극장가에 네 편의 한국 영화가 자리를 채운다. 영화 '검은 수녀들', '말할 수 없는 비밀', '히트맨2', '귀신 경찰'이 그 주인공. 그 매력을 간단하게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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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혜교X전여빈이 물리치는 악마, 어떤데?
영화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 희준(문우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각기 다른 신념의 유니아 수녀(송혜교), 미카엘라 수녀(전여빈), 바오로 신부(이진욱)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2015년 개봉한 영화 '검은 사제들'과 결을 같이하는 작품이며 동시에 여성을 주체적으로 내세우며 감정적인 지점을 더했다. 이는 오컬트 장르가 '무섭다'라는 생각에 다가오지 못했던 이들에게 입문작으로 추천할 만한 포인트. 특히, 거친 모습의 송혜교는 힘든 과거를 이겨낸 유니아 수녀의 단단한 모습을 스크린에 담아내며, 전여빈은 감정적인 표현으로 스크린을 채워 넣으며 관객을 이끌고 간다. 두 배우의 호흡이 빛나는 지점. 문우진 역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 또한, '검은 사제들'을 사랑했던 관객에게는 최 부제 역의 강동원의 깜짝 등장이 반가움을 더한다. 다만, 가톨릭의 구마 의식부터 토속신앙인 무당의 굿, 그리고 흑마술인 타로까지 등장하며 비주얼적인 지점을 챙기지만, 이음새가 아쉽다. 1월 24일 개봉. 상영시간 114분. 15세 이상 관람가. -
◆ 도경수다운 첫 멜로, 지금의 행복을 기억해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시간의 비밀이 숨겨진 캠퍼스 연습실에서 유준(도경수)와 정아(원진아)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시작되는 판타지 로맨스 영화다.
지난 2008년 국내에서 개봉해 큰 사랑을 받은 동명의 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한국 영화는 원작과 다른 곡 선정과 결말 등으로 다른 느낌을 더한다. 이 작품으로 첫 멜로에 도전하는 도경수의 다른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 도경수는 특유의 입꼬리를 통해 설렘을 자극한다. 지난해 큰 사랑을 받았던 이영지, 도경수의 '스몰 걸' 뮤직비디오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추천 포인트다. 유준은 사소한 것을 기억하는 아버지(배성우)에게 "뭘 그런 걸 다 기억해?"라고 하는데 그때 "이런 걸 기억해야지"라고 답하는 온기는 가족과 함께 보기에도 손색이 없는 한국적인 정서다. 반면, 물음표가 남는 결말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1월 27일 개봉. 상영시간 104분. 전체 관람가. -
◆ 명절엔 역시 코믹 액션인가, 권상우 '히트맨2'
영화 '히트맨2'는 욱해서 그린 '암살요원 준'의 성공으로 흥행작가가 된 준(권상우)는 대히트 흥행 작가에서 순식간에 ‘뇌절작가’로 전락한다. 그리고 그가 야심 차게 선보인 신작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며, 준은 하루아침에 범인으로 몰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히트맨2'는 지난 2020년 개봉한 영화 '히트맨'에 이어 권상우, 정준호, 이이경 등이 다시 뭉치며 찐 케미를 펼친다. 그만큼 여과없이 펼쳐지는 애드리브의 향연과 티키타카가 보장된 부분. 또한 '히트맨'에서 캐릭터와 세계관을 설명했기에, '히트맨2'에서는 이를 과감하게 줄이고, 재미에 더 중점을 둔 모습을 보인다. '히트맨'은 2020년 개봉 당시 2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만큼, 명절에 사랑받는 코믹 액션 장르의 흐름을 이어갈지 기대감이 더해진다. 1월 22일 개봉. 상영시간 118분. 15세이상 관람가. -
◆ "故 김수미와 함께 행복하고 싶어서 만든 영화"
영화 '귀신경찰'은 돈벼락 한 번 못 맞고 때아닌 날벼락 맞은 이후 하찮은 능력을 갖게 된 경찰(신현준)이 동네 맛집으로 소문난 순댓국집 사장님이자 자신의 엄마(故 김수미) 등 가족과 예기치 못한 사건에 얽히며 벌어지는 가족 코미디 영화다.
'귀신경찰'은 지난해 10월 25일 고혈당 쇼크로 세상을 떠난 배우 故 김수미의 유작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귀신경찰'을 통해 '맨발의 기봉이',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 이어 故 김수미와 세 번째 모자 연기를 선보인 신현준은 "(김)수미 엄마가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자'고 해서 '귀신경찰'이 세상에 나왔다"라며 생전 가장 행복했던 영화로 '맨발의 기봉이'를 꼽은 故 김수미의 뜻으로 만들어진 작품임을 전했다. 그런 만큼 현장의 행복한 에너지와 두 사람의 정이 작품에 가득 담겨있다. 하지만 작품의 완성도와 만듦새 면은 아쉽다. 1월 24일 개봉. 상영시간 107분. 12세 이상 관람가. -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