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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렐리의 ‘피제로(P Zero)’ 타이어가 올해로 탄생 40주년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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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에 걸쳐 진화를 거듭한 피렐리 피제로는 다양한 자동차 제조업체를 위한 맞춤형 OE인증 (Homologation)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3,000개 이상의 버전이 제작되어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실제 해당 타이어가 장착된 자동차는 페라리 F40, 512 테스타로사, 라페라리, 람보르기니 쿤타치, 디아블로, 무르시엘라고, 아벤타도르, 맥라렌 MP4-12C 및 P1, 파가니 존다, 후에이라, 유토피아, 애스턴 마틴 뱅퀴시, DB9, V12 밴티지, 포르쉐 911, 카이엔, 마칸의 다양한 버전을 포함한다.
2023년 피렐리는 바이오 기반 또는 재활용 소재가 55% 이상 함유된 최초의 초고성능 타이어인 ‘피제로 E’를 출시해 유럽 타이어 라벨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트리플 A’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모터스포츠에서 탄생한 피렐리 피제로는 현재 포뮬러 1부터 다양한 레이싱 카테고리에도 적용됐다.
‘피제로’라는 이름은 피렐리의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며, 피렐리의 전통적인 ‘P’와 ‘제로’라는 단어를 결합한 것이다. 1985년에 란치아 델타 S4 스트라달레에 최초 장착되면서 등장했는데, 최초의 도로 주행용 피제로는 란치아 델타 S4 그룹 B 랠리카에 사용된 이전 모델을 기반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는 초고성능 (UHP) 카테고리를 창출하는데까지 성공했다.
이러한 혁신 기술은 자동차 트렌드의 변화를 같이한다. 1980년대 스포츠카의 터보차징과 슈퍼차징은 전례 없는 출력을 이끌어냈고, 새로운 수준의 성능을 제공했다. 지금과 같이 전자식 주행 보조 장치가 없던 시절에 타이어는 그립과 안정성을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당시 피렐리의 주력 고성능 타이어는 1976년에 출시된 역사상 최초의 로우 프로파일 타이어인 ‘P7’이었다. 도로와 레이스 트랙에서 ‘P7’을 통해 얻은 지식은 피렐리의 엔지니어 마리오 메차노테의 비전과 결합됐다.
해당 콘셉트는 레이싱 타이어의 세 가지 핵심 속성을 단일 트레드 패턴으로 결합하는 단순하면서도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젖은 노면용 타이어와 같은 홈이 있는 안쪽 숄더는 젖은 노면에서 그립을 보장했다. 반면 슬릭 타이어에서 영감을 받은 바깥쪽 숄더는 마른 노면에서의 견인력을 제공했다. 이와 함께 트레드의 중앙 부분은 두 극단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인터미디어트 타이어의 특징 중 일부를 채택했다.
피렐리 측은 특히 주목할 만한 점으노 “도로 주행용 피제로의 광범위한 기능을 입증시켰다”는 점을 꼽았다. 산레모 랠리에서 미키 비아시온의 란치아 델타 S4는 스테이지와 스테이지 사이를 이동하는 도로 구간에서 표준 피제로 타이어를 사용했다. 결국 그는 맞춤형 경기용 타이어를 장착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해당 스테이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피제로는 초고성능 (UHP) 세그먼트를 개척한 것 외에도 프리미엄 및 프레스티지 자동차 제조업체의 특정 요구 사항에 맞게 타이어를 조정하는 피렐리의 퍼펙트 핏 (Perfect Fit) 전략의 시작을 알렸다. 현재 피제로 제품군은 다양한 차량 및 용도, 계절 등에 맞게 제작된 여러 가지 버전으로 제공되고 있다.
란치아 델타 S4 스트라달레를 위해 소량으로 개발된 혁신적인 1세대 피제로는 1987년 페라리 F40을 위해 제작됐으며, 이후 피제로는 여름, 겨울, 사계절용으로 제작되어 프리미엄 세단부터 슈퍼카, 스포티 SUV에 이르기까지 모든 차량에 제공되고 있다.
피렐리는 조만간 최신 5세대 진화형 ‘피제로’를 공개할 예정이다. 피렐리 측은 “이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알리는 피렐리의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 송정현 기자 hyun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