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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을 선사해 주신 그분들께"…현빈 표 안중근의 뜨거운 울림 '하얼빈' [종합]

기사입력 2024.12.18.18:17
  • 영화 '하얼빈' 제작보고회 / 사진 : 디지틀조선일보 DB
    ▲ 영화 '하얼빈' 제작보고회 / 사진 : 디지틀조선일보 DB

    "우선 '하얼빈'이라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촬영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감사함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느꼈던 작품인 것 같다. 일단 우리가 이렇게 영위하고 있는 일상을 선사해 주신 그 분들에 대한 감사함도 많이 생각했고, 우민호 감독님, 홍경표 촬영 감독님 이하 많은 스태프와 제 옆의 동지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함을 또 한 번 느꼈던 작품이었다."

    배우 현빈이 영화 '하얼빈'이 18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IMAX로 처음 공개된 후 소감을 전했다. 상영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우민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현빈,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이 참석했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

    우민호 감독은 3년 전부터 기획돼 시작된 영화 '하얼빈'을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다. 그는 "이 작품을 준비하며 지난 몇 년간 수도 없이 포기하고 싶었다. 그때 제 아내의 권유로 '토지'라는 책을 읽게 됐다. 그 책을 읽으면서 가닥을 잡았다. 그 책에서 말하는 건 한민족의 생명성이다. 아무리 짓밟혀도 다시 살아난다는 거다"라고 작품에 담고자 했던 마음을 전했다.

  • 일제에 빼앗긴 우리나라를 되찾기 위해 싸우는 이들의 이야기다. 이는 혼란스러운 현재 상황과 맞물려 더욱 뜨거운 온도를 관객에게 전한다.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 등의 작품으로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명암을 조명해 온 우민호 감독은 "이 영화를 3년 전부터 기획해서 시작했는데, 이전 작품들은 주로 악인들을 다루고, 한국 근현대사를 비판하는 쪽이었다. 처음으로, 이 나라를 위해,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작품을 하게 됐다. 그러면서 안중근 자서전도 살펴보고, 독립 투사들 자료도 살펴봤다. 안중근 장군은 당시 30대셨다. 대부분 20~30대였고, 4~50대도 있으셨다. 그 젊은 분들이 그렇게 헌신할 수 있었던 게 무엇이었을까 찾아보고 싶었다. 그러면서 고맙고, 죄송스러웠습니다"라며 잠시 목이 멘 모습을 보였다. 이어 "저는 이 영화를 보신 관객분들이 위로되고 힘이 되면 좋겠다. 우리가 지금 비록 혼란의 시대를 관통하고 있지만, 반드시 이겨낼 거라 믿는다. 자긍심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현빈 표 안중근 장군은 개봉 전부터 큰 기대감을 모아왔다. 그의 안중근은 절대적으로 멋있었다. 하지만 그 속에는 깊은 심연을 담고 있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동지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현빈 표 안중근의 한 축이었다. 그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할 수 있는 걸 온통 찾아봤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자료들, 안중근 기념관에 가서 그분의 발자취를 찾아가고 알아가고 연구하고 상상하고 이런 작업이었다. 정말 준비하면서 끝날 때까지 단 하루도 그 과정을 안 한 날이 없을 정도로 매일 상상하고 생각했다. 과거에 거사를 치르시기 전까지 모습이 사진으로나, 제가 볼 수 있는 것들이 글로 남아있기에 상상하면서 감독님과 상의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반복, 반복한 것 같다"라고 남다른 노력을 전했다.

  • 우민호 감독이 현빈을 '안중근 장군' 역에 캐스팅한 이유도 여러 감정을 주는 단단한 현빈에 있었다. 우민호 감독은 "현빈의 눈빛에 쓸쓸함이 있다. 연약함도 있다. 그 눈빛에 강함도 있다. 거기에서 안중근을 봤다. 그런 고뇌와 안중근 장군의 쓸쓸함이 있지만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모습이 그런 눈빛, 모습, 얼굴이 현빈에게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현빈뿐만 아니라, 백 번 이상 본 '하얼빈' 속에서 정말 배우들이 혼신을 다함이 느껴졌다. 그래서 더 울컥했다"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우민호 감독은 빛과 그림자를 통해 '명화'처럼 이들의 모습을 스크린에 옮겨내며 "숭고함"을 전했다.

    독립군 김상현 역을 맡아 동지 우덕순 역의 박정민과 유독 찰떡 호흡을 펼친 조우진은 그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정민이 영화 촬영으로 인해 해외에 체류 중으로 현장에 불참했기 때문. 조우진은 "배우가 각자 역할에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장면에 같은 목표점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 어렵고 해냈을 때 보람이 크다. 그런 점에서 박정민이 쉽지 않은 감정을 제 앞에서 잘 받아주고 버텨줬다. 저에게 좋은 호흡을, 진심으로 넘겨줬다. 그런 호흡을 나누며 작업할 수 있었던 게 행복했구나 싶다. 여러분께서도 그 장면의 케미를 느끼며 그 당시에 낭만도 있었다는 한소끔 공감할 감정을 느끼시길 바란다"라며 박정민을 향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 이동욱은 특별출연으로 독립군 이창섭의 강렬한 인상을 완성했다. 그는 "우민호 감독님의 부름이 결정하는 첫 번째였고, 두 번째는 현빈 배우와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하얼빈' 속 제 배역의 분량과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스태프와 작업하는 게 저에게 큰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작품을 하면서 1인분은 잘 해보자는 생각으로 했다. 저에게 주어진 '이창섭' 캐릭터는 잘 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라고 이야기했고, 그 말 그대로 처음 만나는 이동욱의 표정을 통해 그만의 '이창섭'을 완성했다.

    영화 '하얼빈'은 안중근을 중심으로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나아가는 독립 투사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국가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일상을 내려놓고 거리로 나서는 국민들이 여전히 우리나라의 중심임을 안다. 영화 '하얼빈'의 온도가 더욱 뜨겁게 현재로 전해지는 이유다. 현빈은 "'하얼빈'에서 안중근 장군과 함께했던 동지들이 어떤 힘든 역경이 와도 한 발 한 발 신념을 가지고, 나아가 결국은 좋은 결과를 만들었듯이 지금 또한 힘을 모아 한 발 한 발 내디디면 더 나은 내일이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얼빈' 포스터들에 for a better tomorrow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간다는 문구가 지금 우리에게 의미 있는 말 같다. 영화를 보고 용기를, 희망을 얻길 바란다"라고 관객에게 진심이 가닿기를 소망했다.

  • 전여빈 역시 "빛을 되찾는다는 의미의 광복이라는 단어처럼 '하얼빈'에 함께한 독립 투사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엎어지더라도 한 걸음 내디딘다. 혼란한 시기를 겪고 있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더 나은 내일을 도모하기 위해 '하얼빈'도 더 큰 뜻을 품고 더 나은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희망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독립 투사들의 뜨거운 진심이 숭고하게 담긴 영화 '하얼빈'은 오는 12월 24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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