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가을, 캄보디아 국왕이 우리나라 민간 NGO인 다일공동체에 훈장을 수여했다.
다일공동체는 2004년 3월 빈민촌인 안동마을에 '프놈펜 밥퍼센터'를 개원하며 캄보디아와의 인연을 맺었다. 올해로 캄보디아 다일공동체는 20주년을 맞았다. 현재 결식아동을 위한 무상급식 지원(밥퍼, 빵퍼)과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한 이들을 위한 기초 진료 및 보건위생교육 지원(헬퍼)을 하고 있다. 또 도서관·유치원·체육관을 세워 교육지원(꿈퍼)과 한국어, 전문기술을 가르치는 다일직업기술학교를 통한 자립지원(일퍼)도 한다.
노로돔 시하모니(Norodom Sihamoni) 캄보디아 국왕은 국가를 대신해 자국의 아이들을 20년째 살뜰히 돌봐 지역발전에 공헌한 다일공동체가 20주년 창립기념 행사를 열자, 국왕이 외국인에게 주는 최고의 훈장(Moha Serey Watdanak, 모하 쎄레이 왓다낙)을 보내 감사를 표했다.
-
다일공동체 설립자인 최일도 목사는 “캄다일(캄보디아 다일공동체)은 해외 분원 중 가장 다양하고도 활발하게 나눔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년을 돌아보며 아시아의 젊은이들이 밥퍼, 꿈퍼, 다일직업기술학교를 통해 글로벌 리더로 우뚝 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 목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모두가 바쁜 연말이다. 다일공동체도 다양한 사업 덕에 바쁠 것 같은데, 요즘 밥퍼에서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더욱 소외된 이웃들을 향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매일 점심 한끼의 무료급식을 아침과 점심 두번의 무상급식으로 변경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밥퍼를 찾으시는 홀몸노인들과 노숙인들에게 점심식사보다는 부족하더라도 따뜻한 누룽지와 삶은달걀을 드리면서 밥퍼 스탭들은 아침 일찍부터 분주하다. 다행히 아침무료배식을 시작하면서 이른 시간에 자원봉사를 원하는 봉사자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성탄행사도 벌써 37주년을 맞이했다. 올해 준비는 어떻게 되어 가나.
다일공동체 밥퍼는 일년 중 가장 큰 행사이자 나눔의 잔치인 거리성탄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거리성탄 월동키트 모금이 시작되었고 소외된 이웃들에게는 더욱 춥기만 한 겨울철 월동키트를 준비하고 성탄절 당일 도시락과 함께 선물을 나눌 계획이다.
37번째를 맞이하는 밥퍼의 거리성탄행사는 37년 전 추운 성탄절 아침 거리에서 노숙인 형제 3명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매년 밥퍼에서는 거리성탄예배과 함께 2,000여 명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성탄선물을 나누며 성탄의 참된 의미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국내에서 다소 어려운 일이 있지만 해외에서 축하할 일이 생겼다. 이번에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무려 6개의 훈장을 받았는데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가난하고 소외된 어린 아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찾아간 캄보디아에서 아무것도 없이 그들과 함께 눈물 흘리며 함께 웃고 함께 울면서 배고픔을 채우며 시작한 일이 20년 동안 진정한 이웃이 되고 가족이 되어 이제는 그들의 꿈을 이루는 발판이 되었으니 감사할 뿐이다.
캄보디아에서는 그간 어떤 일을 해 왔는지 상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캄보디아 다일공동체는 가장 대표적으로 캄보디아 청년들의 미래를 위해 직업기술전문대학을 설립해 지역주민, 특히 캄보디아 청년들에게 오토바이 정비, 뷰티미용기술, 재봉교실, 한국어학과 등의 과정을 거의 무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에서 1988년부터 36년간 이어 온 무료급식지원 '밥퍼'를 캄보디아에도 가져왔다. 아동과 청년들에게 무료 급식 중이며, 교육지원인 '꿈퍼'를 통해 702명의 일대일 아동결연 지원과 방과후 교육도 하고 있다.
캄보디아 다일공동체는 20년 동안 빈민촌 아동들의 무상급식 사업뿐만 아닌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익사업, 특히 한국의 지자체와 협력하여 수산업이 주산업인 시엠립의 주민들을 위한 ‘사랑의 배’ 지원사업과 ‘수상가옥 사랑의 집짓기’, ‘직업기술학교’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에 주력 중이다.
캄보디아 외 지원하는 국가는?
다일공동체의 해외지원사업은 데일리다일에서 맡고 있다. 데일리다일은 전 세계 11개국 20개 분원에서 밥퍼/빵퍼와, 꿈퍼, 헬퍼, 일퍼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NGO로서, 사회의 가장 소외된 이웃에게 조건 없이 할 수 있는 것부터 근본적인 양식을 지원하고 온 힘을 다해 실천하고 행동하고 있다.
다일공동체 해외 분원 중 아프리카 탄자니아 다일공동체에서는 '사랑의 집짓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탄자니아 쿤두치 마을 빈민촌 마을 주민들이 사는 집은 흙집으로 자연재해 뿐만 아니라 위생과 전염병에 취약한 매우 열악한 환경 속에 있다. 그중 가장 열악한 환경의 가정을 선별해 벽돌로 지은 집을 지어주는 프로젝트로서 후원회원들과 특별모금으로 38번째 사랑의 집이 완공됐다.
그리고 내년이면 필리핀 다일공동체 역시 설립 20주년이 된다. 필리핀에서는 아동 성 문제가 심각한데, 예술 훈련을 지원해 정신 건강 회복과 생계 수단 활용을 돕고 있다
2024년이 저물고 있다. 내년 목표는?
2025년에는 해외 빈민촌의 아동들을 위한 사업에 더욱 주력해 3000명의 아동결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2200여명의 결연을 달성했다. ‘our children! our hope!’라고 생각한다. 지구촌 아동들이 희망을 잃지않고 꿈을 이루는 디딤돌이 되기를 소망한다.
- 송정현 기자 hyun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