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언어로 세계를 잇다”… 김세연 한영국제회의통역사의 이야기

기사입력 2024.12.05 15:30
  • 현대사회에서 통역은 단순한 언어 전달을 넘어 문화와 사고의 연결, 그리고 국제적인 이해와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와 다자간 협력이 강조되는 시대에 통역사의 역할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정부, 기업, 국제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언어 장벽을 허물며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는 통역사는 세계화된 사회를 이끄는 숨은 주역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통역의 중요성을 몸소 실천하며 커리어를 쌓아온 김세연 한영국제회의통역사이자 슬아커뮤니케이션 대표를 만나, 그녀의 이야기와 비전을 들어보았다.

  • 사진 제공=슬아커뮤니케이션
    ▲ 사진 제공=슬아커뮤니케이션

    Q. 통역사가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저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통번역학과에서 공부하면서 통번역대학원과 국제회의통역사라는 직업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언어에 깊은 흥미를 느껴 고등학교 시절에도 하루 한 권씩 책을 읽으며 다양한 표현과 사고를 탐구했습니다. 학부에서 배운 지식을 실무로 확장하고 싶었고, 대학교 4학년 때부터 통번역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면서 본격적으로 통역사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Q. 귀사의 주요 서비스 분야는 무엇인가요?

    A. 슬아커뮤니케이션은 동시통역과 순차통역을 주력으로 하며, 국제행사에서 MC 업무도 담당합니다. 저희는 기업이나 정부 기관이 주최하는 행사뿐만 아니라 국제 포럼, 학술 심포지엄, 그리고 비즈니스 미팅에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고객의 니즈에 맞춘 맞춤형 언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강점입니다. 또한, 공적인 자리에서의 영어·한국어 MC 진행도 주요 업무 중 하나로, 다양한 형태의 국제 행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Q. 귀사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A. 저희만의 차별화된 특징은 통역 후 자아 성찰을 통해 끊임없이 발전을 도모한다는 점입니다. 한 번의 통역이 끝나면 이를 복기하며 개선점을 찾아내려고 노력합니다.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과정이 저를 더 나은 통역사로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실력뿐 아니라 한국어 표현력도 꾸준히 연구하며, 비수기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학습에 쏟아부어 실력을 다집니다.

    Q.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A. 최근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대학 초청으로 진행한 동문 특강이 기억에 남습니다. 과거 입시 시절의 막연한 노력과 꿈이 떠올라 뭉클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또, 맨스필드재단 대통령실 통역 당시, 엘리베이터에서 들은 “통역이 정말 대단했다”는 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미국 국토안보부 피터 한과 함께 일했을 때, 저를 “Ms. Android”라고 부르며 통역 실력을 극찬해 주신 것이 자부심으로 남아 있습니다.

    Q. 통역사로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통역사로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순발력’과 ‘전달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순간의 판단과 빠른 이해력이 요구되며, 이는 현장에서 고객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이를 뛰어넘어 언어의 본질을 상대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표현력과 공감 능력도 필수적입니다. 상황에 따라 어조, 표현 방식, 그리고 메시지의 우선순위를 고려해 정보를 조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역량은 꾸준한 훈련과 경험을 통해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지금의 자리까지 오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A. 처음 통번역대학원 입시를 준비할 때 막막했던 점이 가장 기억납니다. 언어 실력뿐만 아니라 순발력, 논리적 사고, 그리고 국제 정세에 대한 이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준비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잠재력을 발견했고, 한 단계씩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도 매 순간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지만, 이를 성장의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 사진 제공=슬아커뮤니케이션
    ▲ 사진 제공=슬아커뮤니케이션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이 분야에서 오랜 기간 커리어를 쌓으며, 뒤돌아봤을 때 “참 멀리 왔다”고 느낄 수 있을 만큼 성장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실력을 계속 갈고닦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제 자신을 끊임없이 시험하며 발전할 계획입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언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를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꿈을 이루기 위한 길은 힘들고 험난할 수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다 보면 반드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분들이 각자의 목표를 이루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