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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무빙'해 흥행에 불켤까…강풀 작가→주지훈X박보영X설현 '조명가게'

기사입력 2024.12.03.13:11
  • 사진: 디지틀조선 DB
    ▲ 사진: 디지틀조선 DB

    강풀 작가가 '무빙'에 이어 '조명가게'로 두 번째 드라마를 선보인다. 이미 '무빙'에서 전 연령대 글로벌 시청자를 매료했던 그가 이번에는 호러 스릴러의 외피를 쓴 작품으로 '울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1억 5천만 뷰를 돌파하며 웹툰계 최고 흥행작 중 하나로 꼽히는 '조명가게'가 원작자 강풀의 더 깊어진 극본, 배우들의 호연, 현실적인 연출로 재탄생한다.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 제작발표회가 열려 김희원 감독, 강풀 작가를 비롯해 배우 주지훈, 박보영, 김설현, 엄태구, 이정은, 김민하, 박혁권, 신은수, 김선화가 참석했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작품은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최고 흥행작 '무빙' 이후 선보이는 강풀의 동명 웹툰 원작 드라마다.

    연재가 끝난 지 13년 만에 드라마로 재탄생하게 된 '조명가게'. 원작자 강풀은 '무빙'에 이어 시리즈 각본을 직접 쓰며 남다른 애정을 담았다. 원작과 차별점을 둔 부분이 있는지 묻자, 강풀은 "'조명가게'에는 많은 인물이 나오는데 인물들을 파고들어 인물과 인물 간의 관계를 좀 더 보여드리려고 했다"라며 "제 재능의 한계로, 그림으로 풀지 못한 부분이 너무 많았는데 배우분들과 연출, 스태프분들로 인해서 제가 표현하지 못한 것들이 표현된 것 같다. 원작 팬분들이 봐도 충분히 만족하실 것"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 '조명가게' 연출은 '무빙'에서 강풀과 배우, 작가로 만났던 김희원이 맡았다. 처음으로 연출에 도전한 김희원은 연출적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희원 감독은 "제일 고민이 많이 된 부분은 '어떻게 하면 보시는 분들이 더 신선하게 느낄까. 쉽게 받아들이고 정서가 움직일까'에 대한 부분이었다"라고 말했다.

    배우들은 선배이자 감독 김희원 덕에 편한 현장에서 연기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주지훈은 "김희원 감독님이자 선배님과 함께하면서 연출의 교과서라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이) 꾸준히 하시는 과정을 보면서 현장의 배우로서는 너무 좋았다. 함께 약속되고 이야기한 대로 진행되다 보니까 배우로서 이렇게 훌륭한 현장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사했다"라고 떠올렸다.

    박보영 역시 "가장 놀랐던 게, 감독님께서 배우이시기도 하지 않나. 연기를 하면서 동선이 복잡하면 직접 해보시고 '이렇게 불편한데 어떠니 수정하는 게 어때'하면서 말씀해 주셨다. 매일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전화도 항상 해주셔서 너무나 따뜻했다"라고 덧붙였다.

  • 주지훈은 조명가게의 사장이자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정원영' 역을 맡았다. 원작과는 다른 비주얼로 등장하게 된 주지훈은 늘 선글라스를 낀 채 의뭉스러운 분위기를 풍겨 눈길을 끌었다. 그간의 필모그래피 중에 가장 정적인 인물을 맡게 된 주지훈은 "감독님, 작가님과 이야기하면서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특히 선글라스를 끼다 보니 표정이 잘 드러나지 않으니까, 실제로는 평소처럼 이야기하는 데 전반적인 정서를 조용하게 갈 것이냐, 아니면 근육의 쓰임마저 정적으로 할 것이냐 이런 것들을 상의했다"라고 말했다.

    작품의 중심축을 잡고 가야 하는 캐릭터를 맡은 그는 부담감보다 대본에 충실히 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주지훈은 "배우 입장에서는 좋은 글을 만나고 그걸 성실히 준비해 주시는 감독님과 스태프들을 만나면 별로 할 게 없다"라며 "구성 자체가 저를 들락날락하는 식인데 저는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글을 읽고 제가 느낀 게 맞는지 이야기 나누면서 그냥 대본에 있는 걸 충실히 하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 박보영과 김민하는 각각 생사를 오가는 환자들을 살피는 중환자 병동의 간호사이자 남들이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는 '영지', 새롭게 이사한 집에서 이상한 일을 겪으며 혼란에 빠지는 시나리오 작가 '선해'를 연기한다.

    기이한 상황에 놓인 두 사람은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박보영은 "특별한 존재를 아무렇지 않게 보는 설정이었다면 오히려 힘들었을 텐데 그때 그대로 느껴지는 무서워하는 감정을 느끼면 됐기 때문에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라고 회상했다. 김민하는 "저는 선해를 연기하면서 동물적인 감각에 많이 의지한 것 같다. 기이한 일들을 마주했을 때 처음 느끼는 감정들에 집중했다. 계산하지 않고 그 상황에 집중하려고 했다"라며 "선해가 가진 날카롭고 예민한 부분이 있어서 그런 부분을 어떻게 삐쭉 빼쭉하게 표현할까 하는 부분을 고민했다"라고 귀띔했다.
  • 엄태구와 설현은 '조명가게'를 통해 영화 '안시성' 이후 6년 만에 재회했다. 엄태구가 연기한 '김현민'은 매일 밤 퇴근길 흰옷을 입은 채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있는 여자 '지영'(설현)을 보고 호기심이 생기는 남자다. 오랜만의 재회 소감을 묻자, 엄태구는 "8부작이 아쉬울 정도로 더 길게 호흡해 보고 싶었다. 그 정도로 설현 씨와 호흡이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설현은 "태구 선배님께서 연기할 때 집중력이 정말 좋으시다. 저도 도움을 받으면서 감사하게 촬영했다"라며 "처음 만났을 때는 대화할 기회가 적어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만나서 연기해 보니 배려를 많이 해주시더라. 좋은 마음으로 촬영했다"라고 화답했다.

    신은수와 이정은은 모녀로 만난다. 매일 밤 하교 후 조명가게에 들러 전구를 사는 딸 '주현주' 역을 맡은 신은수는 "저희 엄마가 최고다"라며 "연기를 할 때도 쉴 때도 이정은 선배님이 엄마처럼 친밀하고 다정하게 챙겨주셨다. 저는 사실 선배님이 하시는 걸 받기만 해도 됐던 것 같다. 덕분에 현주가 잘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현장을 언급했다.

    딸에게 전구 심부름을 보내지만, 원하는 걸 사 오지 못하는 딸을 보며 답답해하는 엄마 '정유희'로 분한 이정은은 "신은수 배우는 제가 만난 딸 중에서도 나이가 어리다. 흡인력이 좋은 배우라 딸처럼 소중하게 대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서로 추울 때 껴안고 있기도 하고 좋은 시간을 많이 보낸 덕에 연기가 잘 나오지 않았나 싶다"라고 만족해했다.

  • 디즈니+ '조명가게'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과 함께 연말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지 묻자, 김희원 감독은 "부담이라는 건 경쟁을 했을 때 되는 것 같다. 흥행에 대한 부분은 어쩔 수 없이 경쟁할 수밖에 없지만, 제 입장에서는 '과연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없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제 나름대로는 그 부분에 확신이 있다. 제 확신이 통한다면 어떤 경쟁에서도 다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강풀 작가의 '무빙'이 최근 시즌2 제작을 확정한바, '조명가게' 역시 시즌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물었다. 강풀 작가는 "사람 일은 모르는 것 같다. (시즌2에 대해서) 감독님과 장난처럼 이야기하기는 한다"라며 '조명가게'를 향한 관심을 당부했다.

  • 공개를 하루 앞두고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감독과 작가, 배우들은 부담감보다 기대감을 전했다. 1년여 넘게 작업한 결과물을 선보이게 된 이들은 얻고 싶은 반응도 덧붙였다. 박혁권은 "보시는 분들이 한 번에 쭉 보지 않으시면 좋겠다. 보다가 감정이 북받쳐 올라서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면 좋겠다"라고, 김민하와 신은수는 "사랑하는 사람이 떠오르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설현은 "우리 작품은 사랑의 여러 형태를 보실 수 있는 작품이다. 새로운 장르로 다가갈 것 같다. 저 역시도 새 장르에 도전한 만큼, '경계 없는 배우'로 봐주시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강풀 작가가 펼칠 감정에 충실한 이야기 '조명가게'가 글로벌 시청자의 마음을 울릴 수 있을까. '조명가게'는 오는 4일 1~4화가 공개되며, 매주 수요일 2편씩 만날 수 있다. 총 8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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