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쓰러짐, 화재, 배회, 밀집 등 36종 이벤트 감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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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가 시민 안전을 위해 대규모 인공지능(AI) 영상관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국 최대 규모인 1만 2500대의 CCTV 카메라를 기반으로 하는 AI 영상관제 시스템이다. 교통 관리, 재난 대응, 범죄 예방 등 여러 분야에서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전AI 전문기업 인텔리빅스(대표 최은수, 장정훈)는 경기도 화성시와 협력해 도시 내 AI 영상관제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고 20일 밝혔다. 화성시의 안전 관리와 시민 보호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인텔리빅스의 첨단 AI 기술과 화성시의 지속적인 스마트 도시 구축 노력이 결합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 AI 옷 입는 CCTV, 그 이유는
CCTV는 시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기본 장비다. 각 도시와 도로에 설치된 CCTV는 범죄 예방, 사고 예방 등 국민 안전에 기여하고 있다. 24시간 도시를 경계하는 ‘눈’ 역할을 하면서 혹시 모를 범죄를 예방하고 발생 시 증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CCTV가 만능은 아니다. 실시간 예방이 어렵다. 증거를 남겨 범죄자를 추적할 수 있고 때문에 사전에 범죄를 예방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실제로 범죄가 발생할 때 이를 실시간으로 막진 못한다. 범죄뿐이 아니다. 화재가 발생하거나 2022년 할로윈 기간에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도 CCTV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사람으로 따지면 CCTV는 눈처럼 볼 수만 있을 뿐 행동하진 못해서다.
이 때문에 CCTV에 AI를 입히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눈 역할을 하는 CCTV에 AI라는 뇌를 탑재 중이다. 이번에 화성시가 도입한 AI 영상관제 시스템이 바로 이 기술이다. AI 영상관제 시스템은 CCTV 영상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상황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관제요원에게 신속히 알림을 제공한다. 일례로 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나 화재, 교통사고 등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탐지해 대응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관제요원은 AI 기술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정확하고 빠르게 판단을 내릴 수 있어 안전 관리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 기존 CCTV 기반 관리시스템 한계 뚜렷, 다른 대안을 가져오다
인텔리빅스의 최은수 대표는 기존 ‘VMS(Video Managemnt System)’를 넘어서야 진정한 AI 기반 안전망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VMS는 CCTV 영상 데이터를 저장, 관리, 검색,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여러 대의 카메라로부터 실시간 촬영되는 영상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주로 보안 및 감시 시스템에서 사용된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계속 사람인 관제사가 봐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최 대표는 이 한계에 대해 “있어도 못 본다”고 설명했다. CCTV를 보는 관제사가 있지만 워낙 많은 영상을 봐야 하고 계속 영상이 뒤바뀌기 때문에 특별한 이벤트를 사람이 찾아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신 이 역할을 AI가 보조해 이벤트 발생 시 그 영상을 사람에게 정확히 보여준다면 훨씬 지능적인 관제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화재가 발생했거나, 건물 밖을 배회하거나, 칼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거나, 인파가 밀집했을 때 해당 상황을 AI가 자동으로 알려준다면 해당 내용을 실시간으로 사람이 알아채 대응할 수 있다”며 “이젠 VMS를 AMS(AI Monitoring Service)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텔리빅스의 AI 영상관제 시스템은 VMS, 대시보드 등 여러 기능을 통합한 하나의 플랫폼인 AMS으로 제공한다. 각 기능의 연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시스템 확장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이 시스템은 수집된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 빅데이터 분석이 이루어져 특정 지역의 안전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맞춤형 정책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 AI로부터 안전 보호받는 화성시민, 36종 이벤트 가능
화성시는 이번 AI 영상관제 시스템을 도입함에 따라 교통 관리, 재난 대응, 범죄 예방 등 여러 분야에서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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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리빅스는 자체 영상분석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보통 영상분석 AI 기업의 경우 오픈소스로 공개된 12종 이벤트만 감지할 수 있다. 반면 인텔리빅스는 자체적으로 기술이 있어 오픈소스 외 더 많은 이벤트를 탐지해낼 수 있다. 인파 밀집이나 칼부림 등의 이벤트를 만든 것이 대표 사례다. 실제로 인텔리빅스는 현재 36종의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화성시가 인텔리빅스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화성시민은 다양한 화재, 쓰러짐뿐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한 경우 시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김미연 인텔리빅스 과장은 “우리 회사는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기업과 달리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화성시민에게 더 많은 안전 이벤트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화성시에서 필요로 하는 이벤트도 새롭게 개발해 제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은수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는 AI 기술이 도시 안전 관리에 어떻게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리빅스는 AI 안전에 기여한 공로로 2023년과 2024년 Good AI Awards를 수상한 기업이다. 이 시상식은 AI 기술력뿐 아니라 안전성 등을 모두 갖춘 곳을 시상하는 시상식이다. 인공지능 전문매체 THE AI가 주최한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