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원 인공지능대응팀 “정보통신망법위반 방조죄 성립, 플랫폼 규제법 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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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메타가 보안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자사 서비스인 인스타그램 해킹 피해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회사의 서비스를 믿지 못하겠다는 소비자가 증가해서다. 정작 메타는 사용자 해킹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서 문제를 더 양산하고 있다. 이에 법무법인 원 인공지능대응팀은 메타에 정보통신망법위반 방조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기자가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을 취재한 결과, 최근 인스타그램 계정 해킹 피해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특별한 사유 없이 메타로부터 인스타그램 계정이 비활성화(차단)되는 경우를 넘어, 해킹범에게 해킹을 당하는 계정이 늘었다. 개인 계정, 비즈니스 계정, 부계정 등 해킹을 당한 계정은 다양했다.
피해자들은 해킹을 당하게 되면 인스타그램에 기록했던 개인정보인 전화번호, 이메일 등이 바뀌어 계정을 찾는 일이 어렵다고 토로한다. 실제로 해킹 피해자들의 계정은 @lv0svip.cyou, @rulaiacc.com, @hebmails.com 등 다른 주소로 메일이 바뀌어 있었다.
피해자들은 계정을 찾기 위해 다방면 노력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메타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에 인스타그램 해킹 관련해 직접 소통할 창구가 없다시피 해 소통이 어려워서다. 인스타그램 부계정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앱) 내 고객센터에서 방법을 찾으려고 해도 절차가 어렵다.
실제로 고객센터 페이지에서는 이메일에 보안 코드 또는 지원을 요청하는 방법이 안내돼 있지만, 피해자들은 절차대로 진행이 어렵다고 토로한다. 고객센터에서는 부계정을 활용해 보안 코드를 받거나 셀카 촬영을 통한 본인 인증을 권하지만, 피해자들은 보안 코드가 제때 발송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고 절차대로 진행하려고 해도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비즈니스 계정의 경우 본인이 촬영한 사진이 없어 셀카 촬영을 해도 본인 확인이 안 되는 문제도 있다고 전했다. 한 피해자는 “인스타그램에서 안내된 방법을 정말 많이 시도하고 메타 측에 메일을 수도 없이 보냈는데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메타 측에선 인공지능(AI)과 같이 정해진 답변만 계속 내놓기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는 해킹 피해가 다수 발생하고 있음에도 강력히 대응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속적인 해킹 신고 등에도 기계적인 대처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피해자는 “해외 메타 상담원과 어렵사리 통화했는데, 셀카 인증을 제출했으면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며 “이렇게 무책임한 답변을 들을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고 경악했다.
다수 해킹 피해 발생에도 메타는 피해자 구제에도 또 다른 피해 방지에도 나서지 않고 있는 셈이다. 피해자들은 블로그, 유튜브 등을 통해 서로의 사례를 공유하며 스스로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한 피해자는 “플랫폼의 독재가 정말 무섭다고 느낀다”며 “인스타그램 계정 문제가 심각한데도 정부, 기업 모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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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국 법무법인 원 변호사는 해킹 피해가 지속 발생하고 있음에도 메타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방조’ 죄에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메타 측에서 해킹 위험성에 대해 인지한 상태에서도 예방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정보통신망법반 방조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메타가 고의나 과실로 정보를 유출했다면 당연히 그로 인한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부에서도 국민의 피해를 보지 않게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도 피해가 나오고 있는데 더 다양하고 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플랫폼 제도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국가적인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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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익 법무법인 원 변호사(인공지능대응팀장)는 “아쉬운 점은 아직 국내에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국내에서 사용되는 해외 플랫폼이 많은 상황에서 사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이 없다면 국민은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서비스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기술적, 관리적, 보호적 보호조치를 마련하고 해외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에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