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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의 경쟁작이 시즌1'이라는 그 말이 정말 멋진 것 같다. 시즌2에서도 좋은 결과를 받고 싶지만,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시청자들이) 좋은 메시지를 받으셨으면 좋겠다."(김지연 대표)
"'이 작품이 더 진일보해졌다. 더 깊어지고 완성도에서 발전했다'라는 이야기를 가장 듣고 싶다. 물론 숫자가 부족하면 아쉽겠지만,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오징어게임'을) 끝낼 수 있을 것 같다."(황동혁 감독) -
지난 8월 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게임2') 황동혁 감독, 제작사 퍼스트맨스튜디오 김지연 대표가 참석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오징어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
작품 공개를 네 달여 앞두고 진행된 기자간담회 초반에는 '오징어게임2'의 티저 영상이 최초 공개됐다. 황동혁 감독과 김지연 대표는 베일에 싸여 있던 작품에 대해 입을 뗐다. 황 감독은 "지난 6년 넘는 시간 동안 이 작품에 매일같이 매달려오다시피 했다. 이제 실감이 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한다. 만감이 교차한다"라고 전했다. 김지연 대표 역시 "사실 너무 떨린다. 방금 보신 영상이 저희가 후반 작업하는 스태프들 외에는 외부로 나가서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게 최초다. 오늘 이 자리에 오니 비로소 드디어 공개한다는 게 실감이 된다"라고 말했다. -
'오징어게임'은 지난 2021년 공개된 후 글로벌 흥행을 이끌며 한국 드라마의 세계적 인기에 앞장섰다. 역대급 흥행 이후 3년여 만에 시즌2를 선보이는바, 황동혁 감독은 전편과 차별화된 점을 언급했다.
황 감독은 "일단 전편과 달라진 점이 몇 가지 있다. (시즌1에서는) 성기훈이라는 캐릭터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돈을 벌기 위해 게임에 참여하는 어리숙한 캐릭터였다면, 시즌2에서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게임을 끝내기 위해 게임 주최자를 찾고 게임에 뛰어든다"라며 "시즌1에서 인기가 있던 캐릭터들을 죽여버려서 새로 대체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는 점과 새로운 게임을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오징어게임'의 각본을 홀로 쓰고 연출까지 한 황동혁 감독은 지난 시즌1 공개 후 치아가 빠질 정도로 고생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황 감독은 "혼자 각본을 하긴 했는데 아예 혼자는 아니고, 대표님과 PD, 보조작가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그동안 쭉 함께 해온 분들이 계시면 쉽게 파트너를 찾았을 텐데, 빨리 작업해서 촬영에 들어가야 했고 그런 작가를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작품을 잘 아는 프로듀서 분들과 작업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그런 식으로 작업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1 때 치아 여덟 개를 갈아치워서 제 치아가 많이 남지 않은 상태"라며 "(시즌2) 찍을 때 치통이 와서 약을 먹으며 촬영해야 했다. 치과에 가면 한두 개는 더 뽑아야 한다고 하지 않을까 겁나서 못 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공개를 앞둔 시즌2와 베일에 싸인 시즌3. 황 감독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 호흡에 쓴 이야기이기는 하다. 어떤 식으로 만들지 제작진, 넷플릭스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한 호흡으로 가는 이야기지만 중간에 큰 변곡점이 있다. 한 번 끊어서 보여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즌으로 나눠서 공개를 하기로 했다"라며 "시즌3 편집을 했는데, 처음엔 다른 시즌으로 가는 게 맞을지 고민이 있었지만, 점점 시즌을 나누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즌4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황동혁 감독은 "당장 다시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너무 힘들다"라며 "이번에 200회차를 열한 달 넘게 찍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해서 '더 이상 하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라며 "보시면 아시겠지만, 시즌3로 끝나는 이야기다.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다. 지금 생각으로는 시즌4는 의미가 없는 것 같고, 거기서 파생되는 이야기, 소위 사이드 스토리나 스핀오프 같은 건 해보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다음엔 꼭 극장 영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
'오징어게임2'는 대마초 흡연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전 빅뱅 멤버 최승현, 그리고 특정 소속사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캐스팅 친분설이 일기도 했다.
"이렇게까지 논란이 될 줄은 몰랐다"라고 운을 뗀 황동혁 감독은 "(최승현을) 캐스팅할 때도 이미 오래전 일어난 일이었고, 선고도 그렇고 일이 끝났다고 생각했다"라며 "제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우려를 표해주셨고, 제 생각이 짧았을 수도 있구나 싶었다. 그만큼 검증도 많이 했고, (최승현) 본인도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최승현 배우가 하는 이 역할이 우려가 있더라도 꼭 필요한 역할이다. 저는 이 배우가 적합하다는 생각으로 (캐스팅을)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있지만 캐스팅을 번복하기에는 많은 과정을 함께 했기 때문에 저희가 왜 이 배우와 작품을 함께 해야 했는지 결과물로서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라며 "작품을 보시면 최승현 배우도 스스로 쉬운 일이 아니었을 거라고 이해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조금 더 기다려서 작품 나오면 판단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친분설에 대해서는 "사실 이 부분은 많이 억울했다. 작품을 만들면서 신인 감독 시절 어쩔 수 없이 그런 경우가 있기는 했는데, 반드시 후회했다. 그래서 그런 행동을 절대 하지 말자는 게 평소 가지고 있는 중요한 철학"이라며 "'오징어게임'도 마찬가지로 친분으로 배우를 쓰지는 않았다. 캐릭터에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되는 배우들, 그리고 오디션을 통해 완성했다. (친분설)은 엄청난 오해라는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재차 해명했다. -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게임' 전 시리즈를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에 대해 비관론자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작품을 보시면 알겠지만 '이래서는 안 되지 않나'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감히 이야기를 드리지 못하는 게 제 솔직한 심정이다. 이렇게 산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우리나라가 과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세상에 우리에게 미래가 있을까 싶다"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시즌1이 나온 후 '왜 이렇게 인기가 많냐'고 물어보시면 '세상이 '오징어게임' 속 세상만큼 살기 힘들어져서 공감이 돼 그런 거 아닐까요'라고 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는데 더 살기 좋아지지는 않은 것 같다. 기후 문제, 양극화 문제, 나라 안에서의 경쟁과 나라끼리의 갈등으로 훨씬 더 격화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저는 과연 우리가 이 나빠지고 있는 세상을 뒤바꿀 힘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제가 답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진지하게 던지고 싶었다"라고 소신을 말했다. -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의 대표 격으로 꼽히는 '오징어게임'이기에 제작진의 부담감도 느낄 수 있었다. 황동혁 감독은 "넷플릭스 CEO가 세트에 오셔서 한우 회식도 쏘셨다. 아마 그게 본사의 기대감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1000억 원 규모로 알려진 제작비에 대해서는 "짧게 말씀드리면 살림살이가 조금 나아졌다. 시즌1에 비해 2를 기대해 주시는 분들에게 업그레이드된 뭔가를 보여줘야 할 것 같아서 전편보다 더 멋있게 잘 해보자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그게 화면에 잘 드러나서 시청자분들께 만족감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조심스레 답했다.
최근 넷플릭스 시즌제 흥행 실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즌2를 선보이게 된 황동혁 감독은 "기대를 뛰어넘어 시즌2를 만든다는 게 어느 나라 크리에이터에게나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시즌1을 넘는 시즌2가 잘 안 나오는 것 같기는 하다. 저도 시즌2를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 제 인생에서 바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이 작품에 가장 많이 쏟은 것 같다. 지금까지 나온 결과물로는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시즌2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전편보다 업그레이드된 스케일과 깊어진 메시지를 예고한 '오징어게임 시즌2'는 오는 12월 26일 넷플릭스에서 전편 공개된다.
- 이우정 기자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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