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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가 지난 7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한미그룹 밸류업 및 중장기 성장전략'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진행했지만, 싸늘한 시장 반응과 맞물리며 주가 회복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2028년까지 약 8,000억원을 투자해 매출 2조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주들은 전략을 실행할 자금 출처가 모호한 상태로, 실현 여부가 확실치 않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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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8일 오후 2시 기준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3만7,000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63% 하락한 수준이다. 한미사이언스의 성장 전략 등이 공개된 지난 7일에는 전 거래일 종가(3만9550원)보다 3.8% 내린 3만80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대웅제약(+0.26%), 종근당(+1.07%), 유한양행(+2.21%), 녹십자(+0.06%), 한미약품(+0.62%) 등 주요 국내 제약사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것과는 다소 상반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한미사이언스의 주가 하락 배경에 오랜 경영권 분쟁과 계획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 보이는 재원 출처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기자회견에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8,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투자 자금 확보 계획이나 투자 진행 상황에 대한 질문에선 말을 아껴 주주들의 실망감을 키웠다는 것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기업의 내재된 역량보다 외부 투자에 집중해 제약사 본질에 충실하지 않은 기자회견”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기자회견 종료 후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 형제 측과 경영권을 다투고 있는 3자 연합(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회장)은 “기자회견 중 ‘증자’, ‘매각’ 등의 언급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는데, 기존 주주들 지분을 크게 희석시키는 조달 방식을 검토하는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주주들에게 실상을 상세히 설명하고, 투자의 배경이 ‘회사의 미래가치’인지 자신의 ‘채무탕감’인지를 명확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정관 변경의 건과 ▲이사 2인(신동국·임주현) 선임의 건 등을 표결한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