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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청룡영화상'에서 영광의 주인공이 된 다섯 사람이 자신의 손을 깊이 새겨넣었다. '청룡영화상'에 대해 "빛나는 순간"(이병헌), "기쁨"(정유미), "큰 선물"(조인성), "충만함"(전여빈), "영화 속 한 장면"(고민시)이라고 각각 표현한 이들은 영광의 순간 1년 후에 자신의 위치에 서서 현실의 이야기를 전했다.
6일 서울 CGV 여의도에서 '제45회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 행사'가 진행돼 배우 이병헌, 정유미, 조인성, 전여빈, 고민시가 참석했다. 지난해 이병헌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남우주연상, 정유미는 영화 '잠'으로 여우주연상, 조인성은 영화 '밀수'로 남우조연상, 전여빈은 영화 '거미집'으로 여우조연상, 고민시는 영화 '밀수'로 신인여우상을 각각 수상했다. -
◆ 이병헌 "나이스 버디"→"시나리오보다 더 풍성하게"
과거 이병헌은 홍초를 마시고도,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은 평온한 모습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6일 핸드프린팅 현장에서 "제가 청룡에서 큰 영광을 안았을 때 기쁨과 설렘은 오늘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다"라며 "오랜만에 홍초도 마주하니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라고 센스 있게 덧붙여 현장을 웃음 짓게 했다.
지난해, 남우주연상을 받고 소감 말미 "나이스 버디"라고 지난해 12월 태어난 둘째 딸의 태명 '버디'를 덧붙인 것도 언급했다. 이병헌은 "그날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가족과 지인들과 그날의 멘트에 대해 이야기를 재미있게 나눴다. '그렇게 이야기할 줄 몰랐다'는 말이 대부분이었다"라고 밝혔다.
현재 이병헌은 배우 손예진과 함께 박찬욱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 '어쩔 수가 없다'를 촬영 중이다. 영화 '쓰리,몬스터' 이후 20년 만에 이병헌과 박찬욱 감독의 재회를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병헌은 "오랜만에 박찬욱 감독님과 작업하는데, 여전히 서로 계속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나누고, 많이 이야기하며 촬영하고 있다. 이번에 다시 그런 시간을 갖게 되니, 너무 신나고 재미있게 시나리오보다도 더 풍성하게 이야기가 찍히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좋다. 예전보다 더 집요해지신 것 같아서, 굉장히 좋은 작품을 만드시겠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라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
◆ 정유미 "故 이선균 선배님도 많이 생각난다"
정유미는 핸드프린팅 행사에 처음 참여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영화 '잠' 촬영 현장을 떠올리며 "몇 년이 지나기도 했고, 스태프, 감독님 도움 받아서 그날그날 해야 할 일에 대해 잘 수행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저의 상대 배우 故 이선균 선배님도 많이 생각난다"라고 전했다.
정유미는 여우주연상을 받고, 당시 MC를 보던 김혜수를 바라보며 "10년 전 선배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영화를 계속할 수 있었을까"라는 뜨거운 소감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유미는 "저도 어느덧 연기한 지 20년이 다 되어 간다. 늘 동료라고 생각하고, 친구들에게도 많이 배우고 있다. 김혜수 선배님 아니었으면 지금까지도 배우 일을 계속하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항상 혜수 선배님께 감사드린다"라고 애정과 존경을 전했다. -
◆ 조인성, '밀수' 이어 '휴민트' "팔이 잘 올라가지 않는다"
조인성은 영화 '밀수'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밀수' 팀의 우정은 계속되고 있음을 전했다. 그는 "얼마 전에도 고민시와 함께 김혜수, 염정아 선배님과 식사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눴다. 촬영 현장에서 김혜수 선배님의 응원을 받으며 찍은 기억이 있다. 저희가 두 선배님을 늘 그리워하고 좋아했던 이유 같다"라고 애정을 전했다.
현재 조인성은 '밀수'에서 함께한 류승완 감독과 새 작품 '휴민트'를 촬영 중이다. 조인성은 "'휴민트'는 정보원이라는 뜻"이라며 "감독님이 워낙 액션을 잘 아시고, 직접 액션 연기를 해보셔서 디테일하게 액션을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어제 액션 장면을 찍었는데, 지금 팔이 잘 올라가지 않는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완성될 작품 '휴민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
◆ 전여빈 "극장 찾아주신 한 분, 한 분이 다 귀한 분"
"너무 애정하면서 작업한 영화 '거미집'으로 가슴 속에서 꿈꾸던 상을 받게 돼 영광이었다. 지금까지 뿌듯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라고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석한 소감을 전한 전여빈은 뭉클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전여빈은 영화 '거미집'의 무대인사를 100회차 넘게 참여한 바 있다. 당시 만난 기억에 남는 관객을 묻는 말에 그는 "극장에 찾아주신 한 분 한 분이 다 귀한 분이다. 그때 앉아계셔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고, 고맙다. 저에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지난해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는 수상 소감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전여빈은 "현장에서, 그리고 동료와 친구를 만났을 때, '잘 지냈어? 안녕하세요,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서로 크게 외치며 인사할 때가 감동적인 순간이다. 누가 보면 상투적인 말일 수 있는데, 그 말이 참 좋더라"라는 현재의 생각을 전했다.
현재 전여빈은 현빈, 박정민 등과 함께 열연한 우민호 감독의 영화 '히얼빈'을 앞두고 있다. 그는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독립 투사들의 뜨거운 연대기"라고 '하얼빈'을 설명해 기대감을 더했다. -
◆ 고민시 "수상소감에 박정민만 빼먹어…옥분이가 좋아한 장도리 오빠"
지난해 '밀수'로 신인여우상'에 호명된 이후,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는 고민시의 모습도 '벌써 1년 전' 일이 됐다. 고민시는 "꿈에 그리던 무대 위에 올라가 상 받을 때 너무 행복하고 많이 떨렸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못다 한 소감을 묻는 말에 "제가 그때 (박)정민오빠 성함만 빼고 말씀드려서, (박)정민오빠가 '왜 내 이름 얘기 안 했냐?'고 했다. 그 누구보다 옥분이가 좋아한 장도리 오빠, 박정민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홍초 음료를 마셔 현장까지 웃음 짓게 했다.
신인상은 인생에 한 번뿐인 상으로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고민시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저는 계속 궁금한 배우이고 싶다"라고 답했다. 이어 "싶다. 계속 궁금해야 더 매력을 가진 배우라고 생각한다. 저는 계속 궁금해지고 싶다"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청룡영화상'에 대해 "영화 속 한 장면"이라고 답하며, "제가 1년 전 무대 위 상을 받으러 가는 순간도 그렇고, 제가 존경한 (김)혜수 선배님의 축하를 받는 그 장면도 영화 같았다. 영화를 좋아하며 꾼 꿈이 이뤄졌다. 또 다른 꿈을 꾸게 해준 영화 속 한 장면 같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제45회 청룡영화상'은 오는 11월 29일 여의도 KBS홀에서 개최되며 KBS2를 통해 생중계된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