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 ‘해양’을 주제로 한 컬렉션 성황리 종료
“신진 디자이너 육성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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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명품 패션 브랜드 피에르 가르뎅(Pierre Cardin)은 74년 역사를 지닌 글로벌 브랜드로, 초창기부터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왔다. 1980년대 미래주의적 경향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은 피에르 가르뎅은 우주 시대를 연상시키는 실험적 패션을 선보이며 기성복 산업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
최근 피에르 가르뎅은 과거 미래주의적 디자인 아이콘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소재와 다채로운 컬러를 결합해 클래식하면서도 현대적인 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고유의 브랜드 철학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스타일로 진화한 모습이다.
이러한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피에르가르뎅은 매년 패션쇼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서울에서 열린 패션쇼에서는 선보인 우주 테마의 새로운 컬렉션 60개가 공개되었다. 1960년대 우주 개척 시기에 영감을 받아 형형색색의 네온 색상과 기하학적 형태의 디자인, 광택감 있는 소재가 돋보이는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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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지난 10월 29일 서울 안다즈 호텔에서 ‘해양’을 주제로 한 컬렉션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로드리고 바실리카티 CEO는 “이번 패션쇼에서는 총 60여 개의 작품이 소개된다. 모든 작품은 서로 다르고 대조적이며 각각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라며 편안함, 모듈성, 아방가르드 디자인을 결합해 미래의 패션을 상상하는 헌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피에르 가르뎅은 매년 이러한 혁신적 패션쇼를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브랜드 비전을 확고히 하고 있다. 앞으로도 혁신과 지속 가능성을 바탕으로 패션 산업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다음은 로드리고 바실리카티 피에르가르뎅 CEO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이번 방한 목적은 무엇인가.
“한국은 30~40년 전부터 언제나 중요한 나라다. 라이선스를 취득한 업체들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시장인 만큼 한국의 소비자 마음을 다시금 사로잡기 위해 방한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의 패션은 굉장히 자유롭고 높게 평가하고 있다. 또 한국의 패션 브랜드는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화 포인트를 갖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한국의 전통성이 돋보이면서도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과 정체성을 갖고 있다. 그런 부분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배우고 싶다. 모든 국가가 자기만의 기술이 있겠지만, 그 기술이 그 나라에만 국한된다면 의미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면에서 한국과 함께 협업하고, 서로 새로운 기술을 교류한다면 좋을 것 같다.”
- 피에르가르뎅만의 핵심 철학과 차별점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굉장히 명확해야 하고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신기술을 활용하거나, 새로운 소재를 사용하거나, 창의적인 의상 디자인을 도입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마치 어떤 조각 작품을 보고 “이건 이 조각가의 작품이다”라고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우리만의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파리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컬렉션의 주제는 무엇인가.
“항상 패션쇼를 위한 테마를 찾고 스토리텔링을 하고자 노력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것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움도 강조해야 하며, 특정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올해는 해양과 관련한 주제를 선정했다. 해양은 우리 삶의 원천이자 에너지의 원천으로, 이러한 부분과 관련해 더 예술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또한, 컬렉션에서 주로 재활용 원단과 기존 제품의 헤리티지 원단을 활용해 환경친화적으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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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컬렉션에서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
“이번 패션쇼에서는 특별한 기술이 적용된 것은 아니지만, 피에르가르뎅만의 디자인을 잘 표현했다. 단순한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만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각각의 의상에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겨 있고, 이를 패션쇼를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것처럼 이번 패션쇼의 주제는 해양과 관련이 있다. 그동안 연구한 내용을 패션에 함축적으로 담아 이를 통해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물론 의복은 본래 따뜻하게 하거나 시원하게 해주는 등의 기본 기능을 가진 것이지만, 이번 패션쇼를 통해 더 깊고 다각적인 측면을 탐구하고자 한다.”
- 특히 신진 디자이너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저 또한 한때 젊은 디자이너였기 때문이다. 젊은 디자이너들은 굉장히 신선하고 아름다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좋은 나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콩쿨 대회 등을 진행하는 것에 많은 관심이 있다.
또한 젊은 디자이너들과 함께 이런 대회를 진행하면서 그들로부터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그들로부터 뭔가를 모방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그들의 아이디어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제가 가진 한계를 넘어 더 나은 상상과 생각을 끌어낼 수 있는 자극을 받는다. 이를 통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 젊은 디자이너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개성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일을 하다 보면 자신의 개성과는 상관없이 요청되는 일이 있다. 이러한 일들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책임을 다하면서도, 여유를 가지고 자기 개성과 창의성을 발전시킬 시간을 마련하라는 조언을 꼭 하고 싶다. 언제가 자신의 창의성을 펼칠 기회가 찾아올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
- 송정현 기자 hyun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