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영 씨도 데뷔한지 30년이 됐는데, 이제는 이 단어를 재정립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저는 '딴따라'가 대세라고 생각합니다."
31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아트홀에서는 새로운 버라이어티 오디션 프로그램 KBS 2TV '더 딴따라'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양혁 PD와 가수 박진영, 배우 차태현, 김하늘, 레드벨벳 웬디가 참석했다. -
원조 딴따라 박진영과 KBS가 손을 잡고 선보이는 새로운 버라이어티 오디션 프로그램 '더 딴따라'는 노래와 춤, 연기, 예능까지 다 되는 '딴따라'의 탄생을 예고한다. 양혁 PD는 "다양한 장르의 '국민 딴따라'를 찾아가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오디션 프로그램이지만, 오디션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연기와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으로 연출했다"라고 소개했다.
실제 '더 딴따라'는 '음정과 박자'가 아닌, '끼와 잠재력'으로 평가하는 오디션. 코미디, 연기, 노래, 춤, 국악, 트로트 등 장르 불문의 스타성을 지닌 딴따라를 찾는다. 특히 '골든 걸스'를 함께한 박진영과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박진영과 재회에 대해 "딴따라 그 자체로 시작을 함께 하게 됐다. 말이 필요 없는 좋은 프로듀서이자, 아티스트"라며 "밸런스를 갖춘 분이라서 만약 어떤 프로그램을 같이 하자고 했을 때 거절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마스터로 출격하게 된 박진영은 "제가 'K팝 스타'라는 프로그램을 오래 했는데 정말 마음에 드는 친구, 스타가 될 것 같은 친구들인데 노래를 못한다는 이유로 탈락시킨 경우가 있다"라며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꼭 실력이 좋다고 스타가 되는 것이 아니고, 스타성이라는 것이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될 수 있다. 당시 노래 프로그램이라 스타성이 넘쳐나도 떨어트렸던 것이 답답했다. 그래서 조금 더 솔직하게 정말 제작자 마인드로 심사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고, 실제 JYP에서 신인을 뽑을 때도 이런 방식으로 뽑고 있다. 끌리면 뽑고 이유는 나중에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
명확한 심사 기준이 없기에 더욱 모호해질 수 있지 않을까. 박진영은 그래서 "기준을 단순화시키려고 애를 많이 썼다"라고 말했다. 그는 "끌리고 흥미롭고 재미있는 친구들을 뽑았다. 뭘 하든 재미있고 궁금한 사람이 기준이다"라며 "타고난 재능도 있겠지만, 어떻게 했을 때 이 무대가 재미있는지를 아는 친구들이 있다. 동물적인 감각이다. 1화를 보시면 답변이 될 것 같은데, 한 마디로 쇼를 한다. 무대에서 어떤 방식이든 표현을 해내고 싶은 친구들이 오고, 그게 (우리에게) 전달이 됐고, 흥미로우면 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박진영은 그동안 'K팝 스타'에서도 그렇고, 또 최근 출연한 '골든 걸스'에서도 그렇고 수차례 출연진들을 보며 감동을 받는 모습을 그려왔다. 이러한 이미지가 계속 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없는지 묻자 양혁 PD는 "저도 'K팝 스타' 심사평을 많이 봤는데, '골든 걸스'에서는 그때와 달랐고, 이번에도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저희 프로그램 같은 경우 심사가 아닌, 감상이라고 표현을 하려고 한다. 그런 요소를 반영해 마스터님들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가 아닌, 참가자들이 살짝 위에 있는 형태로 무대를 연출했다. 또 다른 형태의 심사위원 박진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진영은 "제가 리액션 하는 방식을 계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똑같겠지만, 다행인 부분이 있다"라며 "첫 번째는 아직까지 시청자들이 제 리액션을 보시며 반응이 좋았다. 아직 질리지 않으신 것 같다. 두 번째는 저라는 재료는 같지만, 셰프가 바뀌면 음식이 달라진다. 제 앞에 어떤 것을 두시는지, 또 편집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는 이 세 분이 너무 재미가 있다. 제가 살면서 실패를 많이 하지는 않았는데 연기는 실패했다. 그래서 연기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태현, 하늘 씨의 심사에 설득이 된다.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좋았고, 저는 아이돌 경험도 없는데 웬디 씨는 정말 실력으로 살아남은 사람이다. 레드벨벳이라는 그룹 안에서 분명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자리를 잡은 친구기 때문에 보는 눈과 감이 정확하다. 이 셋과 함께하기 때문에 다른 느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
박진영이 언급했듯, '더 딴따라'는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배우들을 심사위원으로 앞세웠다는 점이 신선하다. 연기부터 예능, 노래까지 못하는 게 없는 딴따라의 정석 차태현은 날카로운 직진 심사평으로 차세대 딴따라를 찍는다. 국민들에게 연기력을 인정 받은 배우 김하늘은 될 스타는 신인 때부터 알아보는 스타 감별사를 자청, 숨겨진 원석의 빛을 속속들이 발굴한다.
특히 차태현은 과거 '슈퍼탤런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연예계에 데뷔한 만큼, '더 딴따라'에 최적화된 심사위원으로 보인다. 그는 "감회가 새롭다"라며 "그때 배우를 뽑는 자리였지만, 예능 PD님과 배우 PD님들이 각각 나뉘어 있었다. 저는 예능 쪽 PD님들이 뽑아주셔서 된 걸로 알고 있는데, '더 딴따라'와 굉장히 비슷한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요즘의 오디션과는 차별점이 될 것 같다.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서의 케미나 정이 많이 보일 것 같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첫 심사위원에 도전하게 된 김하늘은 "저는 작품을 할 때마다 감독님들께 시즌 2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항상 하는데, 이번에는 예능이지만 가능성을 본 것 같다"라며 "저도 결혼을 해서 아이가 있는데 제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니까 주변에 자랑을 하고 싶은데, 녹화를 하면서 좋아하고 응원하는 친구들이 생겨서 자랑하고 싶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이제 시청자들께 자랑할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아마 시청자분들도 저와 비슷하게 느낄 것 같다. 그런 마음으로 있다 보니까 자신이 생겼다"라고 프로그램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
여기에 노래부터 예능까지 완벽한 육각형 올라운더 웬디가 가세해 노래를 사랑하는 K팝 아티스트로서, 참가자의 완벽한 무대를 끌어낸다. 양혁 PD는 "웬디 씨 같은 경우 차태현 씨가 '우리 셋만의 시각으로는 안 되고 젊은 이의 시각이 필요하다'라고 강력한 주장을 했다. 그래서 실력과 경력이 뒷받침 되면서 MZ의 시선을 가진 분을 찾았는데, 딱 적합했다. 오디션 심사위원도 해보셨고 춤과 노래가 다 되는 제가 생각하는 육각형 아이돌의 모습에 가장 가까웠다. 특히 선배님들과도 호흡이 굉장히 좋다. 이 네 분이 재미있게 노는 모습이 저한테도 깊게 다가왔고, 연출하고 싶던 모습인데 그런 모습이 잘 담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웬디는 "저 같은 경우 녹화를 하면서 처음이니까 당연히 긴장을 했는데, 무대를 볼수록 어느 순간부터 공연을 보는 느낌이었다. 다양한 장르를 정말 다채롭게 보여주고, '이런 조합으로 섞어서 보여준다고'라며 깜짝 놀랄 순간도 있다. 내가 이런 것을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생각이 들고, 오직 '더 딴따라'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아닐까 싶다. 시청자들께서도 즐기면서 볼 수 있고, 감동과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들 네 사람 외에도 스페셜 마스터가 함께한다. 양혁 PD는 "저희가 1라운드, 2라운드 이런 식이 아니라 로컬 라운드라는 이름으로 KBS 인프라가 있는 부산이나 전주 등을 다녀왔는데, 각 지역에 맞는 마스터를 섭외했다. 영탁, 백호, 선미, 개코 씨가 나오셔서 활약을 해주셨고, 그분들 역시 딴따라의 느낌을 잘 아셨다. 각자의 영역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분들이라 어느 경계를 넘어가는 것에 대해 공감하고 잘 즐겨주셨고, 네 분과 합이 정말 좋았다"라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
'더 딴따라' 우승자는 어떤 혜택을 얻게 되는지 묻자 박진영은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양혁 PD는 이어 "우승을 하게 되면 박진영 씨께서 하게 될 (JYP와) 별도의 회사에서 계약을 하고, 그간 KBS 오디션 프로그램이 후속 프로그램으로 잘 이어지지 못한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미래 계획을 논의 중이다. 우선 이 프로그램이 성과를 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양혁 PD는 시즌제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며 "당연히 시즌 2가 더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어떤 프로그램인지 알고 오는 더 끼있고 즐거운 참가자들이 모일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차태현은 "저는 처음 들어올 때부터 '더 딴따라'를 오디션이 아닌, KBS 신규 예능이라는 생각으로 왔다. 참가자들에게도 꼭 해주는 말이 떨어질 때 떨어져도 짤 하나는 만들고 떨어지라는 말을 해준다. 결국 시청자의 눈에 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했고, 동시에 제 개인적인 목표가 이 프로그램이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타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허황된 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한 2주 정도만 일찍 시작했다면 더 가능성이 있었을 것 같다. 혹시 시즌 2가 이뤄진다면 더욱 가능성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KBS 안에서도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으로 성공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내비쳤다.
박진영 역시 "저도 이런 참가자분들, 제작진, 동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정말 즐겁다. 첫 방송도 저희 집에서 넷이 모여 함께 보기로 했다. 이들과 함께라면 꼭 다시 하고 싶다"라고 시즌제에 대한 바람을 밝힌 뒤 "저희 프로그램을 보며 '저게 쇼다', '저게 공연이지' 이런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다. 진짜 '딴따라'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박진영의 자신감은 오는 11월 3일(일) 밤 9시 20분 방송되는 KBS 2TV '더 딴따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하나영 기자 hana0@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