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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올해 3분기 기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 대수가 줄었음에도 선진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친환경차를 포함한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 비중이 확대된 덕분이다.
기아는 3분기(7~9월) 실적이 IFRS 연결 기준 매출 26조5198억원, 영업이익 2조8813억원, 당기순이익(비지배 지분 포함) 2조2679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3.8%, 영업이익 0.6%, 당기순이익 2.1% 증가한 수치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3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판매는 국내 12만5191대(전년 동기 대비 6.7%↓), 해외 63만8502대(0.8%↓)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76만3693대를 기록했다.
국내는 EV3, K8 상품성 개선 모델의 신차 효과와 하이브리드(HEV) 모델의 판매 증가에도 불구, 고금리와 실물경제 부진으로 산업수요가 3.6% 감소한데다 오토랜드화성의 신차(픽업트럭 타스만) 생산설비 공사에 따른 가동 중단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해외는 스포티지, 텔루라이드 등 인기 SUV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한 북미 권역과 인도, 아중동 및 아태 권역에서 판매 증가를 달성했지만, 보조금 축소에 따른 전기차 판매 감소와 인기 차급인 소형차 공급 부족 영향을 받은 유럽 권역, 중국·러시아·중남미 권역의 판매 부진으로 전체적으로 0.8% 감소했다.
3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약세와 HEV 수요 호조 양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카니발 HEV와 스포티지 HEV 판매 확대, 국내 EV3 신차 효과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5만5000대를 판매했다.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한 21.0%를 달성했다. 유형별로는 하이브리드 8만4000대(전년 동기 대비 10.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1만7000대(26.7%↓), 전기차 5만4000대(8.3%↑)를 판매했다.
주요 시장별 친환경차 판매는 각각 국내 5만1000대(전년 동기 대비 13.2%↑), 미국 3만6000대(8.5%↑), 서유럽 5만2000대(7.9%↓)를 기록했다.
기아는 향후 4분기 주요 시장별 친환경차 판매 전략과 관련해 국내와 미국에서는 카니발 HEV와 쏘렌토 HEV 등을 앞세워 HEV 모델 판매 비중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대중화 전기차 EV3를 9000대 이상 판매하는 등 기존 HEV 모델 판매와 함께 친환경차 비중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3분기 매출은 판매 대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핵심 고(高)매출 시장인 북미 권역에서의 판매 호조, 높은 상품 경쟁력과 브랜드력에 기반한 가격 상승 효과, 친환경차와 RV 판매 비중 확대에 따른 대당 판매 가격(ASP) 상승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26조519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북미 지역 엔진 보증 기간 연장에 따른 일회성 품질 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고수익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및 가격 상승 효과, 원자재가 하락에 따른 재료비 감소, 우호적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수익성 약화 요인을 완전히 상쇄하며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한 2조8813억원을 달성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10.9%를 기록, 2022년 4분기부터 8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등 업계 최고 수준의 고수익 체제를 유지했다.
특히 일회성 요인으로 작용한 6310억원의 비용을 배제한 본원적 경영실적으로서 영업이익은 3조5130억원, 영업이익률은 13.2%로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올해 2분기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했다.
매출원가율은 매출 확대와 재료비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개선된 76.8%를 기록했고, 판매관리비율은 보증 연장 관련 충당금 반영, 매출 확대와 연계된 영업 관련 비용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0.6% 상승한 12.3%를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누적으로는 글로벌 판매 231만9390대(전년 동기 대비 1.5%↓), 매출 80조3006억원(6.4%↑), 영업이익 9조9507억원(8.8%↑), 경상이익 11조564억원(8.9%↑), 당기순이익(비지배 지분 포함) 8조336억원(12.2%↑)을 기록했다.
기아는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과 세계 주요국 리더십 변화에 따른 변동성 확대, 실물경제 부진 등 불안정한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과잉 공급에 따른 업체 간 경쟁 심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긴축 경영 등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체질적으로 향상된 기아의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력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경영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 지속과 선진 시장의 대기수요 소진 등으로 글로벌 산업수요가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기아의 판매는 국내 생산 이벤트에 따른 일시적 생산 공백과 차종 라인업 효율화에 따른 선진 시장에서의 일부 차종 판매 공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 이어 "다만 기아의 근본적인 경쟁력인 상품성과 향상된 브랜드력에 기반한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고수익 선진 시장인 북미에서의 선전에 따른 가격 상승 효과, 원자재가 하락에 따른 재료비 감소, 우호적 환율 효과에 힘입어 수익성 확대가 지속됐다"고 덧붙였다.
기아는 3분기까지 사업 계획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면서 올해 초 발표했던 자사주 소각을 추가 시행한다. 올해 상반기 매입했던 5000억 규모의 자사주 중 50%(218만5786주)를 지난 5월 소각한 데 이어 연내 잔여 50%마저 소각할 예정이다.
올해 경영실적 전망치도 매출 105조∼110조원(기존 101조1000억원), 영업이익 12조8000억∼13조2000억원(기존 12조원), 영업이익률 12% 이상(기존 11.9%)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 성열휘 기자 sung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