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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척수액 순환 개선하는 ‘집속초음파’, 새로운 치매 치료 가능성 제시

기사입력 2024.10.16 13:54
  • 뇌의 안쪽 깊숙한 곳까지 초음파 에너지를 집중시켜 뇌척수액 순환 장애를 개선하는 최신 치료법인 집속초음파의 효과를 증명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치매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김재호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김형민 박사,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김선광 교수 공동연구팀은 ‘경두개 집속초음파를 통한 뇌척수액 순환 향상: 실시간 생체 내 이광자 및 광시야 이미징 입증’ 연구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뇌척수액은 뇌에서 발생한 대사성 노폐물을 주변 혈관을 따라 순환하면서 제거한다. 뇌척수액 순환에 장애가 생겨 제거되지 않은 노폐물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소혈관 질환, 정상압 수두증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의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생쥐모델에서 집속초음파 그룹과 대조군을 나눠 비교하고, 형광염료를 통해 뇌척수액의 흐름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뇌척수액의 방향 역학을 기반으로 집속초음파를 두개골 바닥에 조사해 뇌척수액의 실시간 흐름을 관찰했다. 또, 이광자 현미경을 통한 생체 내 형광 이미징 결합으로 집속초음파의 효과를 측정했다.

  • 집속초음파 적용에 따른 뇌척수액 유입 면적 차이. 집속초음파 미적용 그룹(위)보다 집속초음파 적용그룹(아래)에서 뇌척수액 유입 면적이 더 넓게 나타남. /이미지 제공=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 집속초음파 적용에 따른 뇌척수액 유입 면적 차이. 집속초음파 미적용 그룹(위)보다 집속초음파 적용그룹(아래)에서 뇌척수액 유입 면적이 더 넓게 나타남. /이미지 제공=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분석 결과, 집속초음파를 적용한 그룹에서 뇌척수액의 유입 면적과 형광 염료의 강도가 현저하게 증가해 더 많은 양의 뇌척수액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광자 이미징에서 집속초음파 자극 후 뇌혈관 주위 공간에서 뇌척수액의 흐름을 나타내는 형광물질이 증가한 것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 형광 염료의 강도 차이. 집속초음파 적용 그룹(파랑색)이 집속초음파 미적용 그룹(회색)보다 형광 염료의 강도가 더 높게 나타남. /이미지 제공=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 형광 염료의 강도 차이. 집속초음파 적용 그룹(파랑색)이 집속초음파 미적용 그룹(회색)보다 형광 염료의 강도가 더 높게 나타남. /이미지 제공=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뇌척수액의 뇌 내 노폐물 제거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미세입자 추적 실험에서도 집속초음파가 적용된 후 더 많은 미세입자가 관찰됐다. 입자들의 평균 속도 역시 집속초음파 적용 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집속초음파에 따른 뇌 조직의 손상을 검사한 결과 어느 부위에서도 세포 손상이 발생하지 않았고 뇌혈관 장벽 누출도 일어나지 않아 치료의 안정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SCIE 급 국제학술지인 ‘Brain Stimulation’ 9월호에 게재됐다.

    김재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두개골을 통한 집속초음파 자극이 뇌척수액의 순환을 촉진한다는 것을 실시간 이미징 기법을 통해 최초로 입증한 중요한 성과”라며, “뇌척수액 순환을 개선할 수 있는 비침습적 치료법으로서 집속초음파의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퇴행성 뇌 질환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임상에서 집속초음파의 활용 영역이 확대되고 있으며,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현재 집속초음파 기술을 통한 정상압 수두증 환자의 보행 개선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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