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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해보기싫어서' 신민아, 불혹에도 만개한 '로코 여신'

기사입력 2024.10.12.08:00
  • 사진: AM엔터테인먼트 제공
    ▲ 사진: AM엔터테인먼트 제공
    '어쩌면 이렇게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을 수가 있을까.' 배우 신민아를 보면 떠오르는 생각이다. 올해로 불혹을 맞은 그이지만 특유의 동안 미모와 해사한 미소 덕분인지, 세월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신민아는 그 미워할 수 없는 비주얼과 애티튜드로 또 하나의 찰떡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최근 종영한 '손해 보기 싫어서' 속 '손해영'이다. 작품은 손해 보기 싫어서 결혼식을 올린 여자 손해영(신민아)과 피해 주기 싫어서 신랑이 된 남자 김지욱(김영대)의 손익 제로 로맨스 드라마다.
  • 손해 보기 싫다는 마음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손해 보기 싫어서' 속 손해영 만큼의 강력한 마음을 가진 이는 드물다. 현실에서는 보기 드문 캐릭터를 소화해야했던 신민아는 해영이의 결핍에서부터 마음을 잡아갔다.

    "해영이와 저는 닮은 점도 있긴하지만 다른 점이 더 많은 것 같다. 다른 점은 해영이는 머리가 빨리빨리 돌아간다. 저는 그렇게 대처하는 방식을 닮고 싶다.(웃음) 작품을 하면서 느낀 건, 저는 제가 손해 봐도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손해 보고 살고 싶지는 않더라. 그래도 내가 뭐 하나는 챙겼다 하는 건 좀 있는 것 같다.하하."

    "로맨틱 코미디 특성상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야 하고, 성장 과정이나 주제 의식도 표현해야 한다. 해영이는 어떻게 보면 가장 결핍이 많은 캐릭터이지 않나. 스스로 현명하고 재치 있게 풀어가는 성격이라 그 안에서 결핍이 해소되지 않은 것 같았다. 다행히 사랑도 그렇고, 모녀 관계에서도 아픔을 가꾸는 과정에서 마무리가 된 것 같아서 좋다."
  • 손해영이 다니는 교육 회사 꿀비교육에는 회장 사모님 '선정아'(이일화)의 특명 아래 은밀히 이뤄지는 일이 있다. 바로 회장과 사장은 미혼 여성 직원과 함께 일하지 않게 하는 것. 여자관계가 복잡했던 회장 탓에 고생한 사모가 아들마저 아빠를 닮을까 우려해서 정해진 비공식 사내 규범이다. 그 탓에 일에 대한 열정과 센스까지 가진 손해영은 사장 직속 TF 팀이 될 수 있는 절호의 승진 기회를 '미혼'이라는 이유로 방해받는다. 손해 보기 싫은 해영은 축의금 회수와 더불어 승진을 위해 가짜 결혼을 감행한다. 신민아는 보기 드문 해영의 상황을 직접 연기하며 세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걸 어렴풋이 느꼈다고 말했다.

    "우리가 쉽게 생각했을 때는 기혼보다 미혼이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세상이 기혼에게는 박하다고 해야 할까 그런 분위기가 있는데 우리 드라마 안에서는 기혼의 가정사, 회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잘 풀어낸 것 같다. 이제는 시대가 기혼과 미혼에 대한 생각이 차츰 바뀌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시청자분들도 새로움을 느끼신 것 아닐까."
  • 손해영은 외동딸이지만 다둥이처럼 자랐다. 엄마가 가정위탁을 하면서, 해영이는 다양한 아이들을 때로는 자매로, 때로는 남매로 맞이해야 했다. 그 선택의 결정자는 해영이가 아니었다. 그렇게 모녀 사이는 점점 갈라지기 시작했다. '손해 보기 싫어서'는 위탁가정에 대한 소재를 통해 새로운 시사점을 던졌다. 흔치 않지만 분명 우리 주변에 있는 형태의 가정이다. 신민아 역시 "드라마 하기 전에는 위탁아에 대한 깊은 생각을 못 해봤던 것 같다"라며 운을 뗐다.

    "드라마 대본을 받았을 때, 회차를 거듭할수록 작가님이 하려는 이야기가 '이런 형태의 사랑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라는 걸 느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가정의 형태는 아니지 않나. '엄마가 그러니까 어떤 면에서는 두 친구에게 많이 의지했구나. 해영이도 위로받을 수 있는 가족이 있구나'라는 걸 생각하게 됐다."
  • 마흔에도 여전히 이질감 없이 '로코 여신' 타이틀을 꿰차고 있는 신민아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유독 좋아한다는 신민아는 앞으로도 로코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제가 오래전부터 로코를 하지 않았나. 저는 그냥 열심히 연기를 하면서 재밌겠다 싶으면 하는 건데 다른 분들은 '언제까지 로코 할 건가'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작품이 들어오고 캐릭터가 좋으면 선택하는 거다. 아무래도 제가 로코 장르를 좋아하다 보니까 더 잘 표현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 물론 앞으로 다른 형태의 로코가 올 수도 있으니. (계속하고 싶다)"

    특히 신민아는 배우로서 깨고 싶은 이미지가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로코에서 보여주기 어려웠던 깊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모두 다 되는 배우라는 점도 시청자와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천상 배우였다. 그의 짧은 답에서 그간의 고민과 단단한 마음이 묻어났다.

    "한편으로는 굉장히 깊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을 원하는 것 같다. 저는 다 욕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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