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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이 뇌졸중으로 인해 시야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치료제 ‘비비드브레인(vividbrain)’의 정식 처방을 최근 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비비드브레인은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은 국내 세 번째 디지털 치료제다.
시야장애는 뇌졸중 환자의 약 20%가 경험하는 후유증으로, 시각피질인 후두엽이 손상돼 시각 정보의 일부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시야장애를 겪는 환자들은 운전이나 독서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며, 좁아진 시야로 인해 사고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명확한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강동화 교수는 시각 자극에 대한 반복적인 학습 훈련을 통해 시각 정보 인식능력을 높이는 시야장애 디지털 치료제 비비드브레인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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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드브레인은 가상현실(VR)에 기반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되어, 비비드브레인을 처방받은 환자는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시지각 학습 훈련을 시행할 수 있다. 환자는 VR 기기를 착용하고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후 VR 화면에 시지각 과제가 나타날 때마다 조이스틱을 누르는 훈련을 반복한다. 시각 자극에 대한 지각 능력을 꾸준히 학습하면서 시야 민감도를 높이고, 뇌의 유연성과 적응력을 의미하는 뇌 가소성을 촉진해 뇌졸중 병변 주변의 잠자는 뇌를 깨우는 개념이다.
비비드브레인은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시야장애의 양상과 패턴 분석을 위해 시지각 평가 과정을 거쳐 최적의 훈련 위치를 찾는다. 이후 훈련 성적에 따라 자동으로 난이도를 조정하는 등 환자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환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학습 결과에 대한 즉각적인 확인이 가능하며, 주기적인 평가를 통해 개선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훈련 진척도에 따른 피드백도 받을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강동화 교수가 창업한 디지털 치료기기 전문기업 뉴냅스와 함께 2022년 10월부터 10개월간 국내 의료기관 12곳에서 환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비비드브레인은 환자들의 시야 민감도가 유의미하게 호전됐음을 입증했다.
강동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비비드브레인은 기존 치료제가 없는 시야장애에 대해 검증된 효과를 가진 첫 디지털 치료제”라며, “환자 맞춤형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화된 프로그램이며, 지속적인 시지각 학습 훈련을 통해 개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아산병원을 시작으로 다른 국내 병원에서도 비비드브레인 처방이 진행될 예정이며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비비드브레인이 전 세계 시야장애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아 많은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