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불안이 현대인의 삶을 대변하는 단어로 여겨지며, 행복한 삶에 대한 갈망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행복에 집착할수록 불안은 더 커지고, 행복은 그만큼 더 멀어진다.

신간 ‘저 산은 내게’는 저자의 좌충우돌 산행 기록을 통해 행복의 조건을 생각하게 하는 에세이다.

저자는 “이러다 무너지겠구나” 싶을 때 무작정 오른 산에서 상처받은 내면의 치유를 경험한 이후 수년간 북한산, 지리산, 알프스, 시베리아 등 다양한 산을 홀로 오르내렸다고 한다. 

그는 등산이란 삶의 고단함을 작은 배낭에 밀봉한 채 몸과 마음을 오르내리는 수행이라고 정의한다. 바둑을 직접 두는 사람보다 옆에 서서 훈수를 두는 사람이 판세를 더 잘 읽을 수 있는 것처럼,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지금 있는 공간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이야기다. 

저자는 행복이 지금 있는 공간으로부터의 ‘이탈’ 가능성에 비례하는 것이라며, 불안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행복을 꿈꾸기 위해 문을 박차고 나가 산에 오르라고 재촉한다. 해발 고도를 높일 때 행복에 잠길 수 있다는 이유다.

삶이 불안하다면, 좀 더 행복해지고 싶다면 우직한 문장으로 풀어가는 저자의 독백을 따라가 보면 어떨까? 그의 좌충우돌 산행기를 따라가다 보면, 신발 끈을 여미고 훌쩍 나가고 싶어지는 나를 발견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