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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우빈, 11년째 변하지 않은 목표 "좋은 사람, 좋은 배우"로 나아가기

기사입력 2024.09.26.00:01
  • 영화 '무도실무관'에서 이정도 역을 맡은 배우 김우빈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 영화 '무도실무관'에서 이정도 역을 맡은 배우 김우빈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나이가 들고 어느 정도 뒤를 돌아볼 시기가 됐을 때, 사람들이 '김우빈은 좋은 사람, 좋은 배우'라는 이야기를 해준다면, '내가 잘 지내왔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되는 게 제 최종 목표예요."

    최근에 한 말이 아니다. 지난 2013년 KBS2 드라마 '학교 2013'으로 처음 김우빈을 만났을 때, 그가 자신의 목표에 관해서 이야기했던 말이다. 그 말은 11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김우빈은 자신이 믿고 삶의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 영화 '무도실무관'에서도 그랬다. 전자발찌 대상자를 감시하고, 그들이 이탈했을 때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제압하는 무도실무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속에서 김우빈은 온 몸을 던졌다. 실제 '무도실무관'들의 감동 리뷰가 이어졌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일상 속 영웅인 이들을 알리기 위해 합류했던 김우빈의 진심이 전해진 덕분이다.

  • 영화 '무도실무관'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 영화 '무도실무관'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Q. '무도실무관'이 공개된 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인상 깊은 리뷰가 있었나.

    "기억에 남는 평은 '이 영화는 돈 주고도 보겠다' 였어요. 물론 넷플릭스도 돈을 주고 보시는 거지만,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그리고 '덕분에 무도 실무관을 알게 됐다', '노고에 대해 알게 됐다'라는 반응을 보며, 저희의 진심이 전달된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제가 '무도실무관'을 시작한 이유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이분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었거든요. 김주환 감독님과 처음 미팅했을 때, 제 첫 질문도 그거였어요. 감독님께서 '그 마음으로 쓴 것이 맞다'고 하셨어요. 그러면 '같이 해보면 좋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대화를 나눴고,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Q. 김우빈이 맡은 캐릭터 이정도는 태권도, 검도, 유도 도합 9단 무도 유단자이다. 인생의 목표가 '재미'였던 인물이, 우연한 기회에 '무도실무관'이 되며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친구들과 게임을 할 때는 마냥 풀어진 개그 캐릭터 같으면서도, 어른들에게는 평소에도 깍듯하게 인사하는 묘한 인물이다.

    "저는 정도가 좀 철이 든 모습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의 행동 순간, 순간에 좋은 교육을 잘 받은 친구인 게 드러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정도의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의 빈자리 이상으로 사랑을 주신 아버지가 있잖아요. 그런 아버지가 '나 때문에 욕먹으면 안 되니까'라는 생각을 정도는 빨리 깨우치고, 그렇게 행동했을 거로 생각했어요. 더 행동을 조심하고, 태권도, 검도, 유도 관장님께 전수 받은 '예의'를 평소에도 잘 지키려고 하는 친구고, 그것을 통해 당당하게 살아가는 친구라고 생각했습니다."

  • 영화 '무도실무관'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 영화 '무도실무관'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Q. 초반에는 강렬한 금발 머리로 등장하지 않나. 체구도 8kg 정도 증량해서 정도의 변해가는 모습에 맞춰, 체중을 감량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김우빈 특유의 능글거림을 영화 '스물' 이후 제대로 만난 것 같아 반가움이 더했다.

    "제 주변에서는 제가 건강해 보이는 모습으로 등장해서 그걸 많이 반가워해 주시더라고요. 제 주변에서 좋아해 주시니 저도 좋고요. 체중을 증량하는 건 김주환 감독님께 처음부터 말씀드렸어요. 8kg 정도 증량을 하고, '무도실무관'이 된 이후 일이 고되니까 3~4kg 정도를 감량하겠다고요. 처음부터 계획 아래에서 움직였어요. 감독님께서 시간 순서대로 촬영해 주셔서, 연결을 맞추는 것도 어렵지 않았어요. 특히, '무도실무관' 촬영 당시 tvN 예능 프로그램 '콩콩팥팥' 촬영 중이었거든요. 유지하는 게 어려웠지, 감량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웃음)"

    Q. 정도는 '무도실무관'으로 일반 관객들을 이끌고 가는 인물이었다. 특히, 극악한 범죄자 앞에서 분노를 참지 못하는 모습은 같은 표정을 보는 듯했다.

    "저는 '무도실무관'에서 정도의 감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액션 영화지만, 저는 혼자 이 영화의 장르를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촬영했어요. 액션 장면을 촬영할 때도 동작보다 감정이 더 중요했어요. 정도의 변화와 그가 느끼는 순간, 순간들을 섬세하게 나눠서 표현하고 싶었어요. 저는 연기를 할 때, 표정을 계산하고 한 적은 없어요. 모니터하면서 제 표정을 봤는데 그 감정이 보이더라고요. '다행이다'라고 생각했고, 촬영하는 내내 정도로 살아가며 그때를 잘 느끼려고 노력하며 지냈던 것 같아요."

  • 영화 '무도실무관'에서 이정도 역을 맡은 배우 김우빈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 영화 '무도실무관'에서 이정도 역을 맡은 배우 김우빈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Q. 정도가 아버지랑 대화할 때 '무슨 일할 때 행복해?'라는 질문을 한다. 같은 질문을 김우빈에게 하고 싶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너무 좋아하게 되는 게 정말 행복한 일 같아요. '내일 이 사람들을 또 볼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행복한 일이고요. 요즘에 많이 느끼는 건, 제가 한 번 같이 일했던 사람들과 다시 일하게 될 수 있게 되었을 때 너무 좋더라고요. 한 번 서로를 경험한 적 있는 사람들이, 원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서로의 기억이 좋았다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Q. 정도와 선민의 호흡도 남달랐다. 아바타처럼 선민의 말을 전달하는 것도 그렇고, 정도가 나중에는 그냥 눈빛만 봐도 무슨 말을 하는지 척척 알지 않나.

    "저는 (김)성균이 형이 너무 좋아요. 배울 것도 너무 많은 분이시고요. 그래서 촬영 현장에 (김)성균이 형이 계시면 기분이 유독 좋았어요. 먼저 가시면 아쉽고, 서운하고 했고요. 아바타처럼 선민의 말을 따라 하는 장면은 성균이 형이 뒤에서 직접 이야기해 주셨어요. 덕분에 제가 따라서 했고요. 그렇지 않을 때는 녹음본을 틀어놓으며 촬영했어요. 홍보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성균이 형 한 번 더 보니까 좋다'라는 생각입니다. 좋은 분을 또 얻은 것 같아요."

  • 영화 '무도실무관'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 영화 '무도실무관' 스틸컷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Q. 정말 좋은 사람을 '또' 얻은 것 같다. 과거 tvN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이하 '콩콩팥팥')을 통해서도 배우 이광수, 도경수, 김기방 등과의 남다른 친분이 전해지지 않았나.

    "제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죠. (이)광수 형, (도)경수. 저의 일상을 많이 공유하는 사람들이기도 해요. 저의 일상을 많이 공유하는 사람들이니까요. 통화도 자주 해요. 일주일에 세 번은 통화하는 것 같아요. '콩콩팥팥'은 저희가 원래 만날 때 모습이랑 똑같아요. 카메라도 정말 작은 카메라 서너 대 밖에 없어요. 잘 때도 '굳이 카메라 안 꺼도 된다고, 한 장면 걸릴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저희가 먼저 이야기할 정도였어요. 저희가 있는 시간의 연장 같은 느낌이었어요. (도)경수 씨가 원래도 참 잘해요. 맛집을 좋아하고, 저희가 모이기로 하면 '형, 이거 드셔야 해요'라고 찾아주고, 누가 여행을 가면 '형, 거기에선 그거 드셔야 해요'라고 알려줘요. 그럼, 저희는 시키는 대로 사서 먹죠. (웃음)"

    Q. 그래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유독 도경수의 곡을 홍보하는 게시물도 올리는 건가.

    "홍보보다는, 제가 (도경수의) 팬으로 마음을 담는 거고요. 정말 특별한 의도는 없습니다. (웃음)"

  • 영화 '무도실무관'에서 이정도 역을 맡은 배우 김우빈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 영화 '무도실무관'에서 이정도 역을 맡은 배우 김우빈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Q. 약 11년 전, 인터뷰에서 자신의 목표를 '좋은 사람, 좋은 배우'라고 이야기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말대로 잘 나아가고 있는 느낌인가.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어요. 다만, '좋은 사람'의 기준에 대해서는 늘 찾아가고 있죠. 또 '좋은 배우'에 대해서도요. 명확하게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김)성균이 형 같은 좋은 어른, (조)인성이 형, (차)태현이 형, (이)광수 형 등 제 주변에 있는 좋은 사람들에게 많이 배웁니다. 또, 사람들에게 받은 사랑을 더 나누려고 하고 있고요. 잘 나아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제 일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Q. 차기작으로 '스물'에서 함께한 이병헌 감독과 '상속자들'에서 함께한 김은숙 작가, 그리고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함께한 배우 수지 씨와 모두 재회하게 된 작품 '다 이루어질지니'를 확정 지었다.

    "친해지기 위한 그 시기가 필요 없잖아요. 서로 많이 알고, 그래서 더 작품 이야기를 금방 깊게 할 수 있어요. 다들 서로가 좋아서 만난 거니까요. 작가님, 감독님, 수지 씨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다른 작품에서 만났던 분들이 있어서 또 좋고요.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한 장면 한 장면 잘 찍고 있습니다. 제가 작품 속에서 '램프의 요정' 지니 역을 맡았어요. 인간들의 소원을 들어주며 지내고 있고, 새 직업이라 만족감을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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