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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AI 디지털교과서에 분개한 부산 시민들 ...부산시 AI 외면에도 우려

기사입력 2024.09.19 10:23
부산 ‘AI BUS 2024’ 콘퍼런스서 AIDT 불만 터져
“AI 디지털교과서, 시민 입장 전혀 고려하지 않아”
“부산시, AI 뒷전 양자 산업 혈세 투입해”
  • 12일 부산 벡스코 2전시장 ‘AI BUS 2024’ 콘퍼런스. (왼쪽부터) 박수홍 부산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신해동 패스트캠퍼스CIC 대표, 정광훈 한국교육학술연구원(KERIS) 본부장, 신해동 패스트캠퍼스CIC 대표, 박기현 테크빌교육 에듀테크부문 대표, 현준우 아이스크림미디어 부사장이 패널로 참여해 AI 교육에 대한 교육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질문과 불만이 터져나왔다. /구아현 기자
    ▲ 12일 부산 벡스코 2전시장 ‘AI BUS 2024’ 콘퍼런스. (왼쪽부터) 박수홍 부산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신해동 패스트캠퍼스CIC 대표, 정광훈 한국교육학술연구원(KERIS) 본부장, 신해동 패스트캠퍼스CIC 대표, 박기현 테크빌교육 에듀테크부문 대표, 현준우 아이스크림미디어 부사장이 패널로 참여해 AI 교육에 대한 교육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질문과 불만이 터져나왔다. /구아현 기자

    내년부터 공교육에 도입되는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부산 시민들의 불만이 12일 부산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린 ‘AI BUS 2024’ 콘퍼런스 토론 현장에서 쏟아져 나왔다.

    “혹시 이 자리에 부산시 관계자분 오셨나요? (침묵) 하, 이것 보세요.”

    AI 디지털교과서에 관한 토론이 한창 진행될 때 나온 질문이었다. 학부모들은 AI디지털교과서에 대한 궁금증과 더불어 당장 부산 소재 학교들의 움직임에 궁금해했지만, 막상 답변을 할 수 있는 부산시 관계자는 없어 이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다. 그동안 시민들은 부산시와 소통과 논의를 원했지만,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기도 했다.

    ◇ AI 디지털교과서 일방적 도입에 시민들 분개

    AI 의료, AI 교육을 주제로 열린 ‘AI BUS 2024’ 콘퍼런스 현장은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불만 그리고 부산시에 대한 비판이 뒤섞인 현장이었다. 시민들의 감정이 고조된 토론 질문은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격렬해졌다. 이날 진행된 패널토론은 ‘AI 교육’에 대한 4명의 강연 후에 진행됐고, 시민들의 질문은 대부분 AI 디지털교과서에 집중됐다.

    이날 오후 진행된 ‘AI BUS’ AI 교육 주제의 패널토론에는 박수홍 부산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정광훈 한국교육학술연구원(KERIS) 본부장, 신해동 패스트캠퍼스CIC 대표, 박기현 테크빌교육 에듀테크부문 대표, 현준우 아이스크림미디어 부사장이 강연 후 패널 토론자로 참여했다. 토론이 진행되면서 현장 분위기는 점차 뜨거워졌고, 시민들은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강한 불만과 우려가 터져 나왔다.

  • 내년부터 공교육에 도입되는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부산 시민들의 불만이 12일 부산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린 ‘AI BUS 2024’ 콘퍼런스 토론 현장에서 쏟아져 나왔다. /구아현 기자
    ▲ 내년부터 공교육에 도입되는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부산 시민들의 불만이 12일 부산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린 ‘AI BUS 2024’ 콘퍼런스 토론 현장에서 쏟아져 나왔다. /구아현 기자

    IT 업계에 종사하는 김성균 씨는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이 너무 급하게 이뤄졌고, 효과에 대한 평가도 부족하다”며 “디지털 기기에 학생들이 지나치게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의 발언은 단순한 우려를 넘어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학부모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다. 선생님들조차 과반이 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도입을 강행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분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직 교사들도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현우 교사는 “AI 디지털 교과서가 내년에 당장 도입된다고 하지만, 현장에서의 준비가 너무 부족하다”며 “학생들의 개인정보가 클라우드에 저장될 경우, 그 보안은 어떻게 유지될지 매우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의 목소리에는 실질적인 우려와 불안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김해에서 온 한 초등학교 교사는 “AI 디지털교과서가 학생들의 학습 성향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수업에서 학생들이 집중하지 않는 경우 그 데이터가 얼마나 정확할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AI가 학생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며, 교사의 관찰이 AI 기술과 함께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 12일 부산 벡스코 2전시장 ‘AI BUS 2024’ 콘퍼런스에서 AI 디지털교과서에 관한 질의가 쏟아지고 있다. /구아현 기자
    ▲ 12일 부산 벡스코 2전시장 ‘AI BUS 2024’ 콘퍼런스에서 AI 디지털교과서에 관한 질의가 쏟아지고 있다. /구아현 기자

    이에 패널들은 시민들의 우려를 해소하려 노력했다.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하고 있는 아이스크림미디어 현준우 부사장은 “AI 디지털교과서는 기존 아날로그 교재와 병행해 사용할 것이며, 학생 학습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모든 데이터는 엄격한 보안 절차에 따라 관리될 것이며, 정부에서는 디지털 원패스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의 개인 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분위기는 끝까지 팽팽했다.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시민들은 감정적으로 화를 내기도 했다. 시민들의 분노와 불안이 뒤섞인 날의 토론 현장에 부산시 관계자가 보이지 않자 몇몇 시민들은 부산시가 시민들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

    이날 벡스코 2전시장에서는 10일부터 사흘간 ‘K-ICT Week in 부산’ 박람회가 열렸고, 박람회장에서 시민들은 AI 교육관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다. 많은 선생님과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AI 교육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였다. 이 토론이 진행된 ‘AI BUS’도 AI 의료와 AI 교육에 대한 콘퍼런스로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 선생님들이 모였지만 부산시 관계자가 참여한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는 시민들의 얘기다.

  • 9월 10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부산 벡스코 2전시장 ‘K-ICT WEEK in BUSAN 2024’ 부산광역시교육청 인공지능(AI) 교육관에서는 AI 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구아현 기자
    ▲ 9월 10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부산 벡스코 2전시장 ‘K-ICT WEEK in BUSAN 2024’ 부산광역시교육청 인공지능(AI) 교육관에서는 AI 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구아현 기자

    ◇ 시민들 “부산시, 미래 먹거리 AI는 뒷전 양자에 빠져”

    이에 부산시 관계자들의 부재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이 강하게 제기됐다. 한 시민은 “부산시는 양자 기술에만 집중하고 AI 같은 미래 먹거리는 외면하고 있다”며 “이러다 엑스포처럼 AI도 실패하는 게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부산시는 최근 양자 컴퓨터 산업 육성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부산시는 오는 11월 양자과학기술센터를 시 예산 4억 원을 투입해 설립하며, 2026년까지 총 24억 원을 투입해 ‘개방형 연구체계’의 거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날 ‘AI BUS’에 참관한 부산 A 교수는 “양자역학은 개발 속도나 당장 가까운 미래 지역의 먹거리로 삼기에는 적당하지 않다”며 “실패할 사안인데 전액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것도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불만이 나온 배경에는 부산시는 이전에 ‘AI 중심도시’를 표방하면서 집중했던 투자를 줄이고 최근 양자컴퓨터 기반 산업 생태계 조성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만난 부산 A 기업대표는“AI에 대한 투자가 많이 줄고 부산시에서 갑자기 양자컴퓨터 기반 산업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며 “AI 기업들도 이러한 흐름을 알고 부산에서 사업을 접고 떠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부산 B 기업대표는 “막판 대역전 외치며 수천억 원 쏟아붓고 결국 국민을 절망시킨 부산엑스포가 자꾸 떠오른다”며 “AI에 투자한 예산도 많은 데 이를 외면하고 양자 산업에 빠져 기업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최근 부산시는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에 이어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정부 예산 64억 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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