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 학교 AI 교육사례 공유… 다양한 체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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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인공지능(AI) 인재들이 부산에 모였다. 11일 방문한 ‘K-ICT WEEK in BUSAN 2024’ 부산광역시교육청 AI 교육관에는 다양한 학교들이 선보인 체험을 하기 위한 학생들로 북적였다. 이날 AI 교육관에는 부산에 소재한 26개 학교가 참여해 전시 공간을 꾸몄다. 간단한 코딩 프로그램을 이용한 코딩 로봇부터 자율주행, 메타버스, AI 프로그램, 스마트팜 등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만든 AI 기술들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들이 가득했다.
대진전자통신고에서 선보인 AI 자동차를 활용한 자율주행 체험에 많은 학생 관람객들이 모였다. 전자기기 패드를 통해 자동차를 조종하는 체험이 한창이었다. 최준혁 부산진고 학생은 “학교에서 해보지 못했던 경험을 하니 신기하고 좋다”며 “다른 학교 AI 교육이나 수업 내용을 체험할 수 있는 이러한 활동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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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메타버스 체험도 눈에 띄었다. 러닝머신과 가상현실(VR)기기를 연결해 관람객이 러닝머신 위를 걸으면서 가상현실(VR) 헤드셋에서 보이는 메타버스 세상을 실제로 걷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손현석 부산진고 학생은 “메타버스에서 돌아다니는 체험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학교에서도 융합과정을 통해 AI 수업을 들은 적이 있지만 다른 학교에서 하는 수업 결과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동아고 부스에서 진행한 생성형 AI로 디자인한 티셔츠 만들기 체험에도 많은 관람객이 모여 티셔츠가 동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바로 옆 동아중에서는 요즘 문제가 되는 AI 윤리에 대한 퀴즈를 진행했다. 이 체험 행사를 진행한 황수빈 동아중 학생은 “AI 윤리라는 것이 다른 과목에 포함돼 배우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학교 교육에서 소홀할 수밖에 없다”며 “윤리 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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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만난 많은 학생은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학생들 인식이 낮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 고등학생 관람객은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의 사진을 이용해 웃긴 이미지를 만들거나 동의 없이 활용하는 친구들을 쉽게 볼 수 있다”며 “딥페이크가 학교에서 놀이가 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창의적 체험 활동시간에 윤리와 사상을 배우지만 관련 교육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서는 간단한 코딩 프로그램을 통해 움직이는 코딩 로봇을 선보였다. 코딩 로봇을 이용해 게임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체험도 진행됐다. 금곡고 학생들이 만든 AI 프로그램도 주목을 끌었다. 화장실 몰카 예방, 파이선을 이용한 물리 시뮬레이션 등 학생들이 만든 AI 모델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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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만든 스마트팜도 눈에 띄었다. 개금고와 삼정고는 AI융합 교육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스마트팜 기술을 전시했다. 김성현 삼정고 교사는 “인공지능과 피지컬컴퓨팅 과목을 통해 스마트팜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며 “아두이노를 이용해 습도, 온도 등을 체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교육에서 개선되었으면 한 점을 묻자 그는 “피지컬컴퓨팅이라는 과목 자체가 장치를 만드는 일이니 지원이 좀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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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AI 교육관에는 학생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학생들이 만든 코딩 로봇, AI 프로그램 등을 유심히 분석하거나 다른 학교 선생님들과 의견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성우 동신중 교사는 “수학 과목을 가르치고 있어 학생들이 코딩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했다”며 “코딩 로봇에서 수치를 정확하게 찾아야 하는 과정에서 수학적 계산을 이용하면 이를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딩 로봇 사례를 통해 수학을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부스 운영에 참여한 황병조 이사벨중 교사는 “학교들이 참여해 부스 운영을 열정적으로 하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체험 위주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다양하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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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AI 교육관 한편에서는 우수 AI 교육사례도 공유됐다. 설희준 동래고 교사는 정보과학 과목에서 진행한 AI융합교육을 공유했다. 설 교사는 “과학 과목에 진로 분야 프로세싱 프로그램을 구현해 보는 AI융합교육 중심고등학교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고등 AI 교육에서 개선돼야 할 점도 언급했다. 그는 “학생들 수준별 차이가 심하다”며 “코딩 교육이나 파이선과 같은 컴퓨터 언어 교육을 공교육에서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 교육을 받은 학생들 평가도 높았다. 이날 만난 문경민 동래고 학생은 “수업 난이도가 높지 않아 기초 지식이 없어도 코딩 언어를 기반으로 선생님이 내준 과제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재진 동래고 학생은 “AI 기초 선택과목으로 들었고, AI 교육이 더욱 다양화됐으면 좋겠다”며 “AI 윤리 교육도 더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 구아현 기자 ai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