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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 대한 경험이 있다. 저희 작품을 통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자연스럽게 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 볼룸에서는 쿠팡플레이 새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감독 문현성)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문현성 감독과 배우 이세영, 사카구치 켄타로, 홍종현, 나카무라 안이 참석했다. -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의 사랑 후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드라마. 국내 인기 작가 공지영과 '냉정과 열정 사이'의 츠지 히토나리가 공저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문현성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멜로드라마 장르를 좋아했는데, 그동안 이런 작품을 연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다. 첫 작품을 마치자마자 여러 원작들을 찾았는데, 작가님께서 이 작품을 소개해 줬을 때 제목부터 와닿았다. 내용 역시 제가 상상했던 러브 스토리와 닮아있었고,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하게 됐다"라고 소개했다.
어떤 부분이 특히 상상했던 부분과 와닿았는지 묻자 "저 역시 과거 연애를 하면서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라며 "실제로 원작 설정처럼 만약 내가 헤어졌던 사람과 우연히 재회하면 '나는 어떤 상태가 될까?', '어떤 감정일까?' 같은 혼자만의 생각이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원작의 내용과 맞닿아있다고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
이세영은 운명적인 사랑이 끝난 후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으로 분한다. 그는 "감독님께서 작품을 오래 준비하신 만큼, 고민이 많으셨다는 것이 느껴졌다. 각 인물마다 세심하게 감정선을 다 들여다보셨다는 생각이 들었고, 덕분에 역할을 준비하며 감독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세영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사랑이 많기 때문에 참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운명 같은 사랑을 꿈꾸던 홍이 타지 생활을 하며 외롭게 보내다가 준고와 만나 사랑에 빠지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이별을 하고, 다시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 과정에서 많은 흔들림을 겪는다"라고 설명했다.
변해가는 감정선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묻자 이세영은 "일본에서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거기에는 친구도, 가족도 없다. 점점 외롭게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생각에 이별을 택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마음의 문이 조금은 닫히지 않았을까. 상처받기 싫어서 운명 같은 사랑을 믿지 않으려 하면서도, 내심 정말 운명은 있을 거라고 믿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연기를 했다"라고 답해 그가 완성할 역할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
사카구치 켄타로는 누구보다 사랑했던 '홍'을 떠나보내고 후회와 그리움만 남은 '준고'를 연기한다. 섭외 배경을 묻자 문성현 감독은 "일본 팀과 준고 캐스팅에 대해 리서치를 하던 중 사카구치 켄타로 배우를 알게 됐는데, 당시 코로나 시국이어서 영상 통화로 처음 만났다. 온라인 미팅을 하는 내내 계속 준고와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고, 제안을 드렸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사카구치 켄타로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부터 굉장히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일본인 남자와 한국인 여자라는 국적의 차이는 있지만, 이들의 사이에는 애정이라는 공통적인 감정이 있다.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제안해 주셔서 기뻤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처음 준고 캐릭터를 제안받고 대본을 읽었을 때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재회를 하게 되는데, 한 사람을 5년 동안 생각하는 것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5년 동안 준고 안에서 후회와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이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런 감정 속에서 사랑에 빠지는 캐릭터를 내가 제대로 연기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지만, 보통 애정이라는 것이 마냥 아름답지 않고 슬픈 마음도 있다. 그런 사랑이 진실일 것이라고 생각됐고, 이 모든 감정이 섞인 작품이라 훌륭하고 솔직하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덧붙여 섬세하게 표현될 준고의 감정선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
여기에 오직 '홍'만을 바라보는 한결같은 순애보를 가진 '민준' 역의 홍종현과 뒤늦게 깨달은 사랑을 다시 찾고 싶어 하는 '준고'의 전 연인 '칸나'를 맡은 나카무라 안이 함께하며 작품에 다채로운 색깔을 불어넣는다. 홍종현은 "인물마다 마음이 향하는 방향이 다른데, 그 인물들이 왜 그런 마음을 가졌는지 상황이 잘 이해가 된다"라고 전했고, 나카무라 안 역시 "인물들 각각이 서로의 마음대로 되지 않고 충돌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감정을 너무 잘 담아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완성된 '사랑 후에 오는 것들'. 한국과 일본의 배우들이 의기투합한 작품이지만, 완전한 한일 합작 작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문성현 감독은 "내용이 한국과 일본 비율이 50 대 50이다 보니까 한일 합작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기획부터 제작까지 제가 다 했다"라며 "오랜만에 일본과 협업할 기회가 생긴 것 같다. 우리가 좋은 결과를 선례로 남겨야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 더 신중하고 진지하게 임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사가구치 켄타로는 "이번 작품이 시각적으로 다이내믹하게 뭔가를 보여드리지 않고, 두 사람의 내면의 마음을 그리는 이야기다. 감정이 스며드는 그런 것들을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포인트를 전한 뒤 "감독님의 제안으로 한국의 작품에 출연하게 되었는데 다들 한 작품을 위해 같은 방향성으로 걸어갔다. 이것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이 더욱 많이 연결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더했다. 쿠팡플레이 새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오는 27일(금) 저녁 8시에 만나볼 수 있다.
- 하나영 기자 hana0@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