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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BUS 인터뷰] 이승빈 마크로젠 실장 “유전자 만난 AI, 건강 지도는 더 뚜렷해진다”

기사입력 2024.09.09 19:18
9월 12일 부산 벡스코 개최 ‘AI BUS’ 연사
신체 설계도 DNA 알려주는 젠톡, “건강 관리도 스마트하게”
  • 이승빈 마크로젠 기술전략실장은 12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AI BUS 컨퍼런스 연사로 나선다. /마크로젠
    ▲ 이승빈 마크로젠 기술전략실장은 12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AI BUS 컨퍼런스 연사로 나선다. /마크로젠

    “나는 정말 살이 찌는 체질일까, 운동 신경이 없다는 데 맞을까?”

    이 궁금증을 풀 방법이 있다. 유전자 검사다. 흔히 친자 검사 용도로 알려진 유전자 검사는 자신의 현재와 미래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 중 하나다. 취약한 유전자와 특성을 확인하면 어떻게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지, 잠은 어떻게 자야 좋은 지 등의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는 문턱은 낮아졌다. 소비자대상직접시행(DTC) 유전자 검사가 가능해지면서다.

    정부는 2022년 DTC 유전자 검사 인증제를 시행했다. 병원에서만 가능했던 유전자 검사를 개인이 직접 기업에 의뢰해 할 수 있게 함으로써 검사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수요가 많은 질병 진단 영역은 제외하고 단순 흥미나 낮은 수준의 건강 관리를 위한 항목만 가능해 크게 수요가 높지 않았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최근 ‘질병유사항목’을 신설했다. 의사 처방 하에 시행하는 질병 진단 외에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 알레르기 등 질병유사 항목은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유전자 검사만으로 해당 항목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더해 유전자 분석 회사들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자체적으로 검사 편의성과 정확도를 높이며 사용자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대표 기업이 ‘마크로젠’이다. 이 기업은 최근 AI·빅데이터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내부에서 활용하던 머신러닝, AI 기술에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기술을 더해 고객에게 자동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일례로 현재 제공하고 있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 ‘젠톡’에 AI를 결합해 129종의 항목에 대한 검사 결과를 사용자가 쉽게 할 수 있게 했다. 사용자가 자신의 유전자 정보에 관한 정보를 일일이 살펴보지 않아도 젠톡AI에 물어보면 AI가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마크로젠에 따르면, 현재 회사는 유전체 데이터 생성량 기준 매년 세계 5위 안에 드는 빅데이터 회사다. 동시에 네이처와 같은 저명한 SCI급 저널에 150편가량의 논문을 게재한 기술 기반 회사다. 이 역량을 토대로 고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에 AI를 순차적으로 적용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마크로젠은 오는 12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AI 컨퍼런스 ‘AI BUS’ 연사로 참여한다. 부산 시민에게 유전자 검사의 유효성을 알리고 관련 기술을 알릴 예정이다. 이날 연사로 나서는 이승빈 마크로젠 기술전략실장은 “젠톡 서비스처럼 간편한 방식으로 나의 신체 설계도인 DNA 정보를 알 수 있단 내용을 부산 시민에게 알리는 것이 목표”라며 “젠톡 유전자 검사가 무엇인지, 젠톡AI가 어떻게 정밀의학에 기여할 수 있는지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AI BUS는 ‘AI 부산(BUSAN)’의 약자로, 부산시가 AI 신산업을 이끄는 첨단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THE AI, 부산대, 부산대병원, 부산대 AI대학원, 부산광역시 교육청, 부산대 AIEDAP 경남권역 사업지원단이 주관·주최한다.

    이승빈 실장은 2019년 미국 시애틀과 워싱턴에 위치한 워싱턴대에서 게놈 사이언스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유전자 분석 전문가다. 마크로젠 입사후 정밀의학연구소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근무했다. 2022년부터는 신설된 기술전략실에서 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 젠톡 서비스 분석을 담당하는 서비스개발분석부 부서장과 유전자 검사 기관의 총괄책임자 역할도 겸임하고 있다. 생물정보학, 프로그래밍, 머신러닝, AI를 전공했다. AI BUS 행사 전 그에게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 마크로젠이 출시한 젠톡AI 서비스. /마크로젠
    ▲ 마크로젠이 출시한 젠톡AI 서비스. /마크로젠

    - 유전자 검사는 왜 받아야 할까.

    “식사, 생활 습관, 나이, 질병 등 환경요인과 유전요인의 영향을 받아 나타나는 자신의 현재와 미래 신체, 건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다. 유전자는 개인의 식이 습관, 운동 능력, 대사 속도 등에 영향을 미친다. 마크로젠의 DTC 기반 젠톡 유전자 검사는 타고난 취약한 유전자와 특성을 확인해 영양소, 비만, 운동 관리, 수면 관리, 피부 모발 등 129종 유전자 분석 정보를 제공해 개인화된 건강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우리는 DTC와 별개로 병원, 의료기관 통한 질병 예측 유전자 분석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전자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치료 및 예방 전략을 지원한다. 유전자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치료법을 제안하거나, 향후 특정 질병에 대한 예방적 관리방안을 데이터 기반으로 할 수 있게 돕는다.”

    - DTC 기반 유전자 검사 서비스가 많아지고 있다. 젠톡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우리는 높은 정밀도의 아시아인(한국 포함) 표준 유전체 지도를 네이처지(2016)에 발표하는 등 관련 연구 활동을 지속해 왔다. 이를 통해 기존의 대규모 유전체분석을 통해 쌓인 아시아인의 유전 변이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또 방대한 양의 관련 연구 결과를 지속 수집·활용해 최신 연구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 알고리즘을 체계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국내외 병원 및 연구 기관과의 협업해 최신 유전자 분석 기술을 지속 발전시키는 것도 경쟁력이다.”

    - 유전자와 미생물 분석을 통한 검사를 통합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맞다. 우리는 유전자 + 미생물 분석을 통한 포괄적인 개인 건강 관리를 지원한다. 유전자 검사는 타고난 유전자 분석 결과를 기반해 개인 맞춤형 건강 및 라이프스타일을 추천한다. 더바이옴 골드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 검사는 장내 미생물 분석을 통해 장 건강 관리 가이드를 제공한다. 이런 통합적인 접근방식은 소비자에게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포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강점을 제공한다. 유전자 분석 또는 장내 미생물 분석 중 하나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크로젠은 이러한 두 분야를 결합해 더 통합적인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 삼성전자와 유전자 서비스 공동 연구 개발 한다고 들었다. 어떤 연구인가.

    “우리는 7월 23일 삼성전자와 유전체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의 연구개발(R&D) 및 사업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삼성 헬스에 마크로젠의 27년 유전체분석 노하우가 담긴 건강 관리 플랫폼 젠톡을 탑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삼성 헬스 사용자는 비만, 탈모, 영양소, 식습관, 운동, 수면 패턴, 피부 특성 등 국내 최대 129가지 항목을 제공하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변비, 복부 팽만감 등 장 건강 및 행복감, 노화, 피로, 면역 등 웰니스 지표 분석을 제공하는 ‘더바이옴 골드’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검사 서비스를 삼성 헬스 앱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양사는 현재 유전자 서비스에 관한 공동 연구 개발을 진행 중으로 서비스 출시 시점도 검토하고 있다.”

    - 최근 마크로젠이 AI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마크로젠의 본원 사업은 계속 발전시키면서 AI, 빅데이터 기업으로 발돋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는 유전체 데이터 생성량 기준으로 매년 세계 5위 안에 드는 빅데이터 회사이면서, 동시에 네이처 등 저명한 SCI급 저널에 150편가량의 논문을 게재한 기술 기반 회사다. 우리는 머신러닝과 AI를 내부적으로 활발히 사용해 왔다. 최근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등장으로, 연구 및 분석 목적을 넘어 고객에게 직접 제공되는 상품과 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사용 범위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 최근 젠톡AI를 출시했다. 여기에 탑재한 AI는 사용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

    “개인적으로 젠톡을 이용하면서 가장 도움이 됐던 기능은 ‘젠톡AI’의 요약 기능이었다. 젠톡은 현재 129종의 항목에 대한 검사 결과를 제공한다. 여러 항목을 검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정보를 자세히 보기 힘들다. 이 항목들을 하나하나 보는 대신 궁금한 항목이나 내용을 젠톡AI에게 물어보고 답변을 확인하면 편리하다. 참고로 젠톡 앱에서 제공하는 결과는 카드 형태지만, 200장에 달하는 PDF 상세 리포트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적지 않은 분량이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젠톡 AI에게 요약을 요청하고 있다. 주변의 다른 젠톡 사용자들도 이 기능에 대해 많은 공감을 해주고 있다.”

    - 현재 마크로젠이 주력하는 AI 연구 내용은 무엇인가.

    “크게 세 가지 AI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는 바로 젠톡 AI다. 고객들이 우리 서비스를 더 편리하고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두 번째는 내부 임직원을 위한 AI다. 최근 자체 개발한 ‘마크로젠 오피스’'라는 AI 비서를 임직원 모두에게 배포해 본사의 중요한 기밀 정보가 오픈AI나 구글과 같은 외부 기업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면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전반적인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세 번째는 자동화 관점에서 AI를 개발하는 것이다. 마크로젠은 기본적으로 유전체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공장에서 원재료로부터 제품을 만드는 방식과 달리, 연구자들이 보낸 샘플에서 DNA 등을 추출하고 유전체 정보를 생성해 다시 전달하는 복잡하고 역동적인 공정을 다룬다. 큰 노력을 통해 점차 자동화를 적용하고 있는데 생성형 AI를 통해 논리적 판단이 필요한 구간까지 자동화했다. 2026년 초 마크로젠 송도글로벌캠퍼스 설립 시점에는 ‘무인 시퀀싱 파운드리(no-man sequencing foundry)’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 앞으로 기술전략 부분에서 마크로젠이 계획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마크로젠은 1997년에 설립돼 3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유전체 분야의 선도 기업이다. 과거 휴먼지놈프로젝트 당시에는 하나의 지놈을 연구하는 데 30억 달러(약 4조 원)가 소요되었지만, 이제는 100달러(약 13만 원) 시대에 진입했다. 이는 유전체 정보의 접근성이 인류 역사상 가장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확장된 유전자 검사의 규모에 맞추기 위해, 내부 자동화를 통해 효율성을 강화하고, 고객 한 분 한 분이 분석 결과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젠톡 AI와 같은 솔루션을 지속 개발할 예정이다.”

    - 젠톡 플랫폼의 목표도 있을 것 같다.

    “마크로젠의 창립 목적은 전 세계 인류에게 신체 설계도, 즉 DNA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우리 젠톡 서비스는 이 거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한 출발점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미생물과 임상 정보를 비롯해 자신을 구성하고 정의하는 다양한 정보를 한곳에 모아, 사람들이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고 스마트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젠톡 플랫폼의 목표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젠톡 플랫폼의 여정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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