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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없숲' 고민시 "내 새로운 모습에 희열 느껴…재미없는 배우 되고 싶지 않아"[인터뷰]

기사입력 2024.09.04.16:56
  • 사진: 넷플릭스 제공
    ▲ 사진: 넷플릭스 제공
    "스스로가 재미없다고 느껴지지 않으면 좋겠다. 외적으로 어떻게 망가지든 다른 모습이 보여지면 좋겠다. 역할로서 숨 쉴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좋다. 그래야 현장에서도 즐겁고 결과물이 나왔을 때도 후회가 없는 것 같다. 저는 혹여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는 것에 더 의미를 두고 싶다."

    고민시가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를 통해 물오른 연기력을 펼쳤다. 작품의 호불호는 차치하고, 고민시의 열연은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단연 가장 돋보이는 관전 포인트였다.
  •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극 중 고민시가 맡은 '유성아'는 숲속에 있는 영하(김윤석)의 펜션 손님이자 의뭉스러운 구석을 가진 화가다. 펜션을 찾을 땐 아이와 함께였지만, 돌아갈 땐 혼자였던 이상한 손님. 그런 유성아가 1년 뒤, 다시 영하의 펜션을 찾는다.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달라진 분위기와 함께다.

    작품 공개 후 서울 소격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고민시를 만났다. 고민시는 작품을 선보인 소감을 묻자 "너무너무 사랑했던 작품에 세계적으로 공개돼서 아직도 영광"이라며 "저에게는 20대의 마무리면서 30대의 시작인 작품이다 보니까 의미가 더 깊은 것 같다"라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 그간의 필모를 봐도 가장 강렬한 변신이었다. 고민시는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과정에 대해 "제가 선택했다기보다 모완일 감독님과 두 번의 오디션 비슷한 형태의 미팅을 통해 선택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절대 '유성아'로 선택받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며 캐스팅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제가 해내야 할 무게감이 다른 작품에 비해 깊이가 있었다. 그런 부분 때문에 밤을 새워가면서 많이 고민했다. 좋아하는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작품이라 민폐가 되고 싶지 않았다. 잘 해내고 싶어서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도 다른 작품에 비해 많이 어려웠다."

    "저도 ('유성아'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실제 저와는 거리감이 있는 캐릭터였다. 늘 '내가 몰랐던 얼굴을 발굴해 주시는 감독님이 계시면 좋겠다'라는 생각이었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은 저와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감독님께 왜 저를 선택하셨는지 여쭤보니, 2차 미팅 때 이야기를 하셨다. 평소에는 캐주얼하게 운동화를 신고 미팅에 가곤 하는데 그날따라 제가 한 번도 신지 않았던 구두가 신고 싶었다. 감독님께서 '구두가 예쁘네요' 하셨는데, 제가 '특별한 날에만 신는 거예요'라고 답했다. 감독님께서 그 말을 하기 전 3초 동안 고민하는 제 모습에서 유성아를 봤다고 하시더라. 그 순간부터 감독님을 믿고 갔던 것 같다."
  • 작품 공개 후 고민시의 연기 호평이 이어졌다. 극 후반부를 내달리듯 폭주하는 열연에 감탄이 나올 정도다. 어려운 캐릭터였던 만큼, 고민시는 고심 끝에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대체할 수 없는 '유성아'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보민(이정은)의 대사 중에 '모두에게 있지만 그 인물에게 없는 것'이라는 말이 있었다. 그걸 보고 '모든 인물에게 있지만 성아에게 없는 게 있다면 뭘까'라는 생각을 시작했다. 감정을 미미하게 느끼고 결핍이 큰 인물이라고 느껴졌다. 좋게 말하면 순수하지만 감정 자체가 멈춰버린 인물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내적으로 성아를 만들어갔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고민시는 화려한 의상, 과감한 노출까지 감행했다. 이를 위해 다이어트까지 했다며 그간의 노력을 덧붙였다.

    "다이어트를 정말 열심히 했다. 제 인생 최저 몸무게, 거의 43kg까지 뺐다. '스위트홈' 할 때가 46kg 정도였는데 그것보다 더 뺐다. 제가 원한 건 척추뼈가 잘 보여서  동물적인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약간은 기괴해 보였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그래야 유성아가 점점 에너지를 더해가면서 터지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이미지적으로 날것의 느낌이 날 수 있을 것 같았다."
  •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고민시에게 도전이라는 말과 같았다. 쉬운 순간이 없었지만 해내고 난 후에는 쾌감이 찾아왔다.

    "성아를 연기하면서 저의 새로운 모습이 카메라에 담길 때마다 희열을 느꼈다. 평소에 때 칠이나 피 분장, 가난한 모습의 분장을 하다가 처음으로 부자 역할을 맡아서 작정하고 꾸미고 나왔다. 장면에 담긴 모습을 보니 새롭고 재밌었다. 도전한다는 점에서 재미를 느낀 것 같다. 보여지는 게 매력적이게 혹은 아름다워야 해서 신경을 많이 썼다."

    "외적인 것과 다르게, 배우로서의 모습도 달라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는 몸을 던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려고 하고, 분장이나 과감한 것을 해야 할 때도 항상 재밌다. 연기할 때만큼은 어떤 이미지로 보이는지, 얼마만큼 더 변화가 가능한지에 대해 열려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앞으로도 도전하는 것에 있어서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 같다."
  • 최근 다채로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고민시다. 올해에만 넷플릭스 '스위트홈 시즌3'와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예능 '서진이네2'를 선보였고 차기작으로는 드라마 '당신의 맛'을 확정했다. 최근 인기리 방영 중인 '서진이네2'를 통해 '황금 인턴'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그는 배우로서 '다음이 궁금한 배우'로 불리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저는 늘 다음이 궁금한 배우이고 싶다. 촬영하면서 저의 새로운 모습이 담기기도 하고, 그게 발판이 돼서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드릴 수 있지 않나. 제 다음을 궁금하게 만드는 캐릭터를 만나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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