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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가 관객과 한 걸음 더 다가간다. 총 63개국 279편(공식 초청작 224편)의 작품이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상영작과 어워즈 등의 이야기를 전하며 "대중의 관심",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점" 등의 이야기를 여러 번 강조했다. 더 핫해진 '부산국제영화제'를 앞두고 있다.
3일 부산과 서울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서울에서는 오후 3시 30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돼 박광수 이사장, 박도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 김영덕 마켓위원장이 참석했다. 개최 기자회견에서는 개∙폐막작을 비롯한 공식 선정작과 주요 이벤트 그리고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을 포함한 주요 행사내용 등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세부 계획들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박광수 이사장은 "국고보조금이 지난해의 절반으로 줄었지만, 자체 재원 조달을 늘려 아시아 최고 영화제다운 규모를 지키고자 노력했다"라며 지난해보다 약 8% 정도 늘어난 상영 규모에 대해 강조했다.
개막작으로는 김상만 감독의 영화 '전,란'이 상영된다. 박찬욱 감독이 직접 제작과 각본에 참여한 작품이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뛰어난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한 결과, 모든 영역에서 고르게 최상의 매력을 발산하는 세련되고 힘 있는 사극 대작을 완성해 냈다"라고 극찬하며 "강동원을 비롯해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배우까지 호화 배역진이 만들어내는 캐릭터들의 조화도 매력적이다"라고 극찬했다. 이날 현장에서 공개된 '전,란'의 예고 영상 속에서는 박정민과 강동원의 칼을 들고 맞붙는 모습이 살짝 비쳤다. 두 사람의 강렬함이 스크린에 스파크를 일으킬 것.
'전,란'은 넷플릭스 영화로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귀하다. 박도신 집행위원장은 "'전,란'을 볼 때 상당히 대중적인 영화라고 판단했다. 역대 개막작 중 대중에게 어필할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넷플릭스 때문에 고민을 한 적은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작품이 오시는 관객에게 얼마나 잘 부합이 되는지, 특히 최근 관객이 얼마나 즐길 수 있는지를 감안한다. 넷플릭스라고 해서 제외시키거나 하는 건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거다. 사실 한국 영화 프로그래머와 수석프로그래머 다 같이 봤을 때 '괜찮다, 관객이 좋아할 만한 작품'이라는 판단에서 개막작으로 선정했다"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폐막작은 싱가포르인 최초로 칸, 베를린,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문화 훈장을 받은 에릭 쿠 감독의 신작 '영혼의 여행'이 선정됐다. 해당 작품에는 프랑스 배우 카트리느 드뇌브와 일본 배우 사카이 마사아키 등의 열연이 담겼다. 남 수석프로그래머는 "인간 존재의 근본적 질문을 담은 작품"이라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
부산국제영화제는 대중이 궁금해하는 작품들을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 방탄소년단(BTS) 리더 알엠(RM)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는 것도 그 일환이다. RM의 솔로 앨범 제작기이자, 군 입대 전 8개월 동안의 사적인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는 야외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와 관련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대중적인 오픈 시네마 섹션에서 관객에게 즐거운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팬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도 즐겁게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했다. 주인공은 군 생활 중이라 올 수 없지만, 대신 영화 속에 굉장히 많은 아티스트가 등장한다. 감독과 다른 아티스트가 무대 인사를 하러 올 예정"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더했다.
그 외에도 송중기를 비롯해 이희준, 권해효, 박지환, 조현철 등이 열연한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배우 홍경, 노윤서의 러브스토리 '청설', 허진호 감독과 배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의 앙상블이 담긴 '보통의 가족' 등의 작품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일본 TV 시리즈 '고독한 미식가'가 영화화된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도 야외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TV 시리즈의 주연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직접 연출까지 맡아 완성한 작품이다. '패스트 라이브즈', '미나리', '과감한 시도를 하며 전 세계 주목을 받는 미국 제작사 A24 작품 '시빌 워'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세계적인 거장 감독들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신작 '뱀의 길'과 '클라우드' 두 편을 비롯해 지아장커 감독의 '풍류 일대', 션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첫 영어 장편 영화 '더 룸 넥스트 도어' 등과 함께 스페인 거장 레오 까락스 감독의 '잇츠 낫 미'와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의 '혹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이라는 제목의 단편 영화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놓칠 수 없는 작품들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양과 질, 그리고 대중성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은 영화제임을 강조했다.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새로운 아시아 영화, 한국 영화를 발굴하는 것은 여전히 계속해서 가지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이다. 그 정체성에 맞게 상영작을 선정했다"라며 자신했다.
한편,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부산 일대 총 7개 극장 28개 스크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