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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고수에게도 로망이 되는 초특급 여행지 ‘타히티’, 타히티 여행의 시작

기사입력 2024.08.22 17:36
  • 타히티 타하 섬(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타하 섬(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타히티 사람들은 항상 바다와 같이 살아요. 바다를 즐기는 것이 생활이에요”

    타히티 본섬 테아후푸에서 만난 한 서퍼가 이같이 말했다. 

    아름다운 바다를 품은 섬은 여러 곳에 가봤지만, 타히티의 바다는 확연하게 달랐다. 거칠고도 광활한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채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고 있는 이곳, 천국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바다가 일상이라 누구나 물에 몸을 맡기고, 매일 꽃을 품고 살아가는 타히티 사람들.  

    이번 타히티 여행은 여행지에 대한 사전 정보가 많지 않아 호기심과 설렘을 한가득 안고 비행기에 올라탔다. 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외신 매체들이 앞다퉈 발표하는 <죽기 전에 한 번은 꼭 가봐야 할 여행지>에 타히티가 왜 매번 선정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타히티를 가는 한국인 대부분은 일생에 한 번 크게 마음먹고 여행을 가는 신혼부부들이다. 두 명이 함께 큰돈을 모아야 갈 수 있는 곳이란 소리. 타히티 관광청에 따르면, 2024년 6월까지 약 330명의 한국인이 타히티를 여행했으며, 연 방문객 규모는 700명으로 한국인 방문객 수가 많지는 않은 편이다. 

    타히티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셀럽들이 휴양을 목적으로 가는 여행지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유명 여배우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과 남편 키스 어번(Keith Urban)은 타히티 보라보라로 신혼여행을 떠났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타히티 테티아로아(Tetiaroa)섬의 더브란도(The Brando) 리조트에서 한 달간 머무른 것으로 유명하다. 부호들이나 유명 연예인들만 가는 초특급 여행지로 인식되어 있는 타히티로의 여행은 쉽게 갈 수 없어서 더 로망이 되는 곳이다.

    남태평양의 중심 ‘프렌치 폴리네시아’, 프랑스 폴리네시아에서 가장 큰 섬 '타히티'


    다소 생소한 여행지 ‘타히티’는 어떤 곳일까. 타히티의 정식 명칭은 ‘프렌치 폴리네시아’로 남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다. 지도를 펼쳐보면 왼쪽에는 호주, 뉴질랜드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칠레, 그리고 위쪽으로는 하와이가 있다.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118개의 섬 중 가장 큰 섬이 타히티이며, 타히티 주변 섬 여행으로의 관문 역할을 한다. 인구의 대부분이 타히티 섬에 거주하며 공항과 항만, 공공시설과 쇼핑센터도 이곳에 있다.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수도는 타히티 본섬에 있는 파페에테(Papeete)이며 언어는 타히티어와 프랑스어를 쓴다. 주요 관광지와 리조트에서는 영어 사용이 가능하다. 기후는 우기와 건기로 나뉘는데 5월부터 10월까지가 건조하고 기온도 적당해 여행 최적기로 꼽힌다.

  • 타히티 보라보라 섬(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보라보라 섬(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한국에서 타히티로 가는 비행편은 직항은 없고 1회 경유해야 한다. 한국에서 타히티까지 가는 가장 빠른 노선은 타히티 국영항공사인 ‘에어타히티누이’다. 한국에서 일본 도쿄까지 간 후 도쿄에서 에어타히티누이를 타고 11시간 이동하면 타히티 파페에테 공항에 도착한다. 단, 2024 파리올림픽 때문에 현재 이 노선은 운항 중지 상태이며, 오는 10월 28일부터 운항을 재개한다.

    미국 LA와 시애틀 등 미주 노선은 정상 운항 중이므로 에어타히티누이를 이용하고 싶다면 미국을 경유해 타히티로 가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한국에서 타히티로 가는 다른 노선으로는 하와이 호놀룰루를 경유하는 '하와이안항공'과 뉴질랜드 오클랜드를 경유하는 '에어뉴질랜드'가 있다.

  • 화가 ‘폴 고갱’의 그림으로 장식된 에어타히티누이의 기내(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화가 ‘폴 고갱’의 그림으로 장식된 에어타히티누이의 기내(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타히티 국영 항공사답게 에어타히티누이는 비행기 분위기부터 다르다. 타히티의 섬들을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라군을 형상화한 푸른색 기체와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폴 고갱’의 그림으로 장식된 에어타히티누이의 기내는 비행기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타히티를 느낄 수 있다. 타히티는 고갱이 말년을 보낸 곳으로도 유명하다.

  • 에어타히티누이 기내식(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에어타히티누이 기내식(사진촬영=서미영 기자)

    기내식은 프랑스와 폴리네시아가 융합된 식사를 제공하며, 일본 노선에서는 일식 또는 아시아 요리가 준비된다.

    타히티식 환대… 타히티 전통 음악과 민속춤으로 여행객 맞이에 진심


    10시간이 훌쩍 넘는 긴 비행을 마친 후 타히티 파페에테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흥겨운 노랫소리가 공항에 울려 퍼졌다.

  • 타히티 파페에테 공항에서 관광객을 맞이하는 전통 공연이 열리고 있다.(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파페에테 공항에서 관광객을 맞이하는 전통 공연이 열리고 있다.(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화려한 의상을 입고 전통 춤을 추며 관광객을 맞이해주는 현지인들을 보니 비로소 타히티에 왔음이 실감 난다. 따뜻한 미소와 유연한 몸짓에서 타히티 사람들의 환대가 느껴졌다.

  • 타히티 전통 민속춤(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전통 민속춤(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타히티 전통 민속춤은 남성의 춤은 '파오티', 여성의 춤은 '타무레'로 불린다. 빠른 속도로 허리를 움직여야 하는 춤이다. 1분 당 200회 이상 허리를 돌린다고 한다. 정열적인 춤 덕분에, 공항에서부터 여행을 흥겹게 시작할 수 있다. 타히티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학교에서 타히티 전통춤인 '타무레'를 배운다고 한다. 타히티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는 일주일에 1~2시간씩 학생들에게 타무레를 가르친다. 여자는 엉덩이를 흔드는 것과 손동작이 중요하고 남자는 무릎을 흔드는 동작이 중요하다. 이 춤을 배우면서 타히티 아이들은 타히티의 전통과 더불어 말하고 싶은 것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익힌다.

    인구 20만 명 타히티 섬 안에 타무레 전문학교가 30여 개나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타히티는 춤에 진심이다. 최근에는 타무레를 배우기 위해 유학을 오는 학생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타히티에서 만난 현지인은 "타히티 전통춤은 그 자체가 타히티의 정체성을 나타낸다"라며 "타히티에서 춤을 못 추는 것은 이상한 것이다. 춤 자체가 우리 문화의 일부다"고 말했다.

  • 타히티에서는 티아레로 만든 꽃목걸이로 손님을 환대한다.(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에서는 티아레로 만든 꽃목걸이로 손님을 환대한다.(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타히티식 기분 좋은 환대는 장소를 옮기는 곳곳에서 받을 수 있다. 

    폴리네시아권 문화권에 속하는 타히티는 꽃목걸이 레이를 환영의 의미로 방문객들에게 선사하는 문화가 있다. 사용하는 꽃은 주로 타히티의 국화인 티아레를 엮어서 만들지만, 만드는 업체에 따라 히비스커스(hibiscus), 플루메리아(plumeria), pikake(피카케), 난초(orchids) 등 다양한 현지 꽃을 사용하기도 한다. 반면, 송별의 의미로는 조개 목걸이를 걸어준다.

  • 화관으로 손님을 환대하는 타히티 사람들(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화관으로 손님을 환대하는 타히티 사람들(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환대에 대한 감사 인사는 “마루루(MĀURUURU)”라고 말하면 된다. “고맙습니다”라는 뜻의 타히티 현지어다. 타히티 여행 중에 가장 많이 쓰는 또 다른 현지어는 “요라나(IAORANA)”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이다. 

    타히티에서 가장 큰 시장 ‘파페에테 마켓(Papeete Market)’… 일요일 오전은 수산시장으로 운영


    숙박만 하고 떠나는 게 아쉬워 타히티에서 가장 큰 시장인 파페에테 마켓으로 아침 일찍 향했다. '마르쉐(Marche)'라고도 부르는 로컬 시장으로 15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운영되어 온 오랜 전통을 지닌 곳이다. 장이 가장 크게 열리는 요일은 일요일로 새벽 4시 30분부터 오픈한다.

  • 타히티 파페에테 마켓(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파페에테 마켓(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특히 일요일 오전은 일주일에 한 번만 열리는 수산시장이라 이른 새벽부터 현지인들로 북적인다. 일요일 오전 4시 30분부터 10시까지는 수산시장으로 운영한다. 해산물만 파는 건 아니다. 장을 보면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달콤한 사탕수수, 코코넛, 과일 등을 갈아 넣어 주는 생과일주스도 가게도 있다.  

  • 타히티 파페에테 마켓은 일요일 오전에는 수산시장이 크게 열린다.(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파페에테 마켓은 일요일 오전에는 수산시장이 크게 열린다.(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파페에테 마켓에서 파는 주스(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파페에테 마켓에서 파는 주스(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주스 한잔을 손에 들고 본격적인 시장 구경에 나섰다. 매대마다 타히티 주변 섬에서 잡아 온 신선한 물고기가 가득하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형형색색의 타히티산 생선이 진열대에 늘어서 있다.

  • 타히티의 대표적인 음식 ‘푸아송 크루(Poisson Cru)’(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의 대표적인 음식 ‘푸아송 크루(Poisson Cru)’(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타히티 사람들이 자주 먹는 음식 ‘푸아송 크루(Poisson Cru)’도 구매할 수 있다. 프아송 크루는 타히티식 회무침으로 깍둑썬 신선한 참치와 여러 가지 채소를 코코넛 밀크와 라임을 넣고 무친 타히티 로컬 음식이다. 타히티 로컬 음식을 파는 식당에서 흔하게 파는 메뉴로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쌀밥이나 감자튀김과도 맛이 잘 어울린다.

  • 타히티산 뿌리채소를 쪄서 만든 음식(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산 뿌리채소를 쪄서 만든 음식(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시장에서 파는 음식 중에는 ‘타로(Taro)’라는 뿌리채소도 있다. 타로는 굽거나 쪄서 조리해 코코넛 크림과 양파를 곁들여 먹기도 한다. 

  • 타히티 ‘푸아 로티(Pua'a rôti)’(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푸아 로티(Pua'a rôti)’(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시장 내에 유독 줄이 길게 늘어선 상점이 있어서 가봤더니 ‘푸아 로티(Pua'a rôti)’라는 구운 돼지고기를 파는 곳이다. 푸아 로티는 대개 돼지고기를 다양한 허브와 향신료로 양념한 후 오븐에서 천천히 구워내는 방식으로 만든다. 타히티 스타일의 바비큐 음식이다. 

  • 타히티 ‘푸아 로티(Pua'a rôti)’(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푸아 로티(Pua'a rôti)’(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전통 방식은 ‘아히마아(ahimaa)’라는 구덩이에 뜨거운 돌을 놓고 돼지고기를 굽는 방식으로 조리한다. 폴리네시아, 특히 타히티 지역에서는 일요일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중요한 날로 여겨지는데, 많은 가정이 일요일 오전에 교회를 다녀온 후 브런치로 푸아 로티를 함께 먹는다.

  • 타히티 파페에테 시장에서 파는 타히티산 흑진주 악세서리(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파페에테 시장에서 파는 타히티산 흑진주 악세서리(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시장 입구에서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화려한 색과 문양의 옷과 천을 파는 상점들이 남태평양의 분위기를 한껏 드러낸다. 가성비 좋은 흑진주를 사기에도 이곳만 한 곳이 없다. 세계 흑진주의 95%가 타히티에서 생산된다. 그야말로 타히티는 흑진주의 천국이다.

    스크래치가 조금 났거나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흑진주가 이 시장으로 온다. 흑진주 알이 하나 있는 반지나 귀걸이가 10유로(한화로 만 오천 원) 정도 한다. 타히티 여행을 떠올리는 기념품으로 최고의 선물이라 할 수 있다.  

  • 타히티 파페에테 시장(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파페에테 시장(사진촬영=서미영 기자)

    깔끔하게 정리된 파페에테 시장은 생각보다 규모도 크고 다양한 종류의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꽃의 나라답게 타히티의 꽃들은 화려하고 향기도 짙다. 시장 이곳저곳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타히티에서 대형 할인 체인점을 가고 싶다면 타히티 시내에 있는 까르푸로 가면 된다.

    전 세계 서퍼들에게 ‘꿈의 서핑 데스티네이션’으로 불리는 ‘테아후푸(Teahupoo)’


    2024년 타히티에서 전세계인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곳이 ‘테아후푸(Teahupoo)’다. 2024 파리 올림픽 종목 중 서핑이 올림픽 개최도시 파리가 아닌 파리에서 약 만 육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타히티의 테아후푸 바다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올림픽 개최도시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경기장’이라는 이색적인 신기록도 썼다.

  • 타히티 테아후푸(사진출처=타히티 관광청)
    ▲ 타히티 테아후푸(사진출처=타히티 관광청)

    테아후푸는 회오리 모양으로 춤추듯 빠르게 몰아치는 파도가 장관이다. 2015년 영화 <포인트 브레이크>를 촬영한 곳이 테아후푸였는데, 당시 영화 속 서핑 장면이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실사로 밝혀져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핑은 과거 타히티 사람들이 널빤지로 바다 위에 올라 낚시하고 놀이를 즐기는 것에서 유래되어 하와이를 통해 전 세계로 전해지게 되었다. 

    테아후푸의 파도는 세계에서 가장 거센 파도로 알려져있다. 서퍼들에게는 ‘꿈의 서핑 데스티네이션’으로 불린다. 

  • 타히티 테아후푸(사진출처=타히티 관광청)
    ▲ 타히티 테아후푸(사진출처=타히티 관광청)

    테아후푸는 산호초로 둘러싸여 있어서 안쪽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하지만 배를 타고 10분가량 나가면 바깥 바다와 산호초가 만나는 곳에 큰 파도가 만들어진다.

  • 타히티 테아후푸(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테아후푸(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테아후푸 어디서나 아이들이 파도 타는 풍경은 타히티의 또 다른 볼거리다. 큰 파도가 닥치면 잠시 뒤로 물러서고, 또 파도가 밀려오면 자연스럽게 안긴다. 아름다운 바다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 듯 파도를 타는 서퍼들의 모습은 그 어떤 영화보다 감동적이다. 자연의 한가운데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자연을 즐기고 싶으면 언제든 즐길 수 있다. 이것이 타히티 사람들이 사는 방식이다. 

    만약 타히티를 방문하는 기간이 8월부터 11월이라면 고래 시즌으로 혹등고래를 바다에서 볼 수도 있다.

  • 타히티 테아후푸 인근에 있는 ‘바이마(Source Vaima)’(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테아후푸 인근에 있는 ‘바이마(Source Vaima)’(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테아후푸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싶다면 테아후푸 바닷가에서 차로 30분가량 이동하면 도착하는 ‘바이마(Source Vaima)’라는 자연 샘물터로 가면 된다. 타히티 현지인들만 아는 물놀이터다. 식용이 가능한 물이며 물의 깊이가 얕아 어린아이를 동반한 타히티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 타히티 테아후푸 인근에 있는 ‘마라 동굴(cave of MARAA)’(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테아후푸 인근에 있는 ‘마라 동굴(cave of MARAA)’(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테아후푸 인근에 있는 ‘마라 동굴(cave of MARAA)’(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테아후푸 인근에 있는 ‘마라 동굴(cave of MARAA)’(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테하후푸 인근에 또 다른 물놀이 장소로 ‘마라 동굴(cave of MARAA)’도 있다. 무성한 식물들로 둘러싸여 있으며, 동굴 입구는 이끼와 덩굴 식물로 덮여 있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태고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마라 동굴은 화산활동으로 생긴 용암동굴인데, 마을 주민들에게는 천연 물놀이장이다. 동굴 앞쪽은 물이 얕지만, 안쪽으로 깊숙하게 들어가면 성인 키가 넘을 정도로 깊다. 주말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물놀이를 즐긴다.

    타히티 전역이 들썩이는 7월의 축제 ‘헤이바 이 타히티(Heiva i Tahiti)’


    1년 중 7월은 타히티 전역이 흥겨운 축제로 들썩이는 달이다. 바로 폴리네시아 전통과 문화를 대변하는 타히티 대표 축제 ‘헤이바(Heiva i Tahiti)’를 즐기는 사람들 때문이다. 헤이바 축제는 매년 7월 타히티와 보라보라 섬에서 진행되며, 1881년도에 시작해 올해 143회째를 맞았다. 정식 명칭은 ‘헤이바 이 타히티’로 타히티어로 ‘모임’ 또는 ‘지역 사회’를 뜻하며, 넓은 의미로 ‘삶의 축제’를 의미한다. 매년 수천 명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음악 공연, 스포츠 경기, 공예품 전시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 2024 타히티 헤이바 축제 현장(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2024 타히티 헤이바 축제 현장(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2024 헤이바 현장(사진출처=타히티 관광청)
    ▲ 2024 헤이바 현장(사진출처=타히티 관광청)

    지난 7월에 열린 헤이바에는 총 20팀(노래 10팀, 댄스 10팀)이 무대를 선보이며, 약 2,500명의 아티스트와 연주자가 참여했다. 이 축제를 위해 20개 팀이 참가 준비 및 리허설을 하는데 최소 4개월부터 길게는 18개월이 소요되며, 매일 밤 진행되는 축제에는 100명 이상의 현지 스텝들이 투입될 정도로 대규모 축제다. 

  • 2024 헤이바 현장(사진출처=타히티 관광청)
    ▲ 2024 헤이바 현장(사진출처=타히티 관광청)

    헤이바 참가자들은 전통적인 타히티 의상을 입고 공연하는데, 의상은 모두 타히티의 자연 환경에서 얻은 재료로 만든다. 코코넛 껍질, 나뭇잎, 깃털 등이 주로 사용된다.

    춤과 노래를 통해 전통 문화와 정체성을 표현하는 타히티 현지인들의 뜨거운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전통 타히티 춤인 '오리 타히티(Ori Tahiti)'다. 이 춤은 빠르고 활기찬 힙의 움직임과 리드미컬한 드럼 소리가 특징이다. 축제 동안 여러 팀들이 이 춤으로 경쟁하며, 각 팀은 고유의 의상과 스토리를 담은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수십명의 댄서가 무대에 흩어져 격렬하고 열정적인 춤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 타히티 과일 운반 경주‘티마우 라우(Timau ra‘au)’현장(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과일 운반 경주‘티마우 라우(Timau ra‘au)’현장(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헤이바가 열리는 기간에는 폴리네시아 전통 문화에서 유래된 독특한 스포츠 경기가 열리기도 한다. 

  • 타히티 과일 운반 경주‘티마우 라우(Timau ra‘au)’현장(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과일 운반 경주‘티마우 라우(Timau ra‘au)’현장(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타히티에서 많이 나는 과일(바나나, 코코넛, 오렌지, 타로 등)을 긴 나무 양쪽에 묶어 이를 어깨에 짊어지고 일정 거리(보통 몇 킬로미터)를 뛰는 경기다. 경기 규칙은 과일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최대한 빠르게 결승선에 도착하면 된다. 경기 이름은 ‘티마우 라우(Timau ra‘au)’로 과일 운반 경주라고 보면 된다.

  • 타히티 과일 운반 경주‘티마우 라우(Timau ra‘au)’현장(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과일 운반 경주‘티마우 라우(Timau ra‘au)’현장(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참가자격은 따로 없다. 여성과 남성 다 참여할 수 있고 10대로 보이는 청소년부터 40~50대로 보이는 선수들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 타히티 과일 운반 경주‘티마우 라우(Timau ra‘au)’현장(사진촬영=서미영 기자)
    ▲ 타히티 과일 운반 경주‘티마우 라우(Timau ra‘au)’현장(사진촬영=서미영 기자)

    경기가 시작되면 관람석 앞으로 지나가는 모든 선수에게 관객들은 한마음으로 박수를 치고 큰 목소리로 격려한다. 이 소리를 듣고 선수들은 더 힘을 내어 완주에 성공한다. 긴장감 넘치는 출발선에서 열매가 달린 무거운 나무통를 짊어지고 전력을 다해 뛰는 선수들을 보니 과일 운반 경주가 단순한 경기가 아닌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취재 협조 = 타히티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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