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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영 KERIS 원장 “공교육 도입 앞둔 AI 디지털교과서, 오해와 진실”

기사입력 2024.08.17 15:34
[취임 100일 특집 인터뷰]
AIDT, 최첨단보다 교육 기능에 맞는 기술 최적화 중요
“선생님 학생 상호작용 돕는 보조 도구로 활용될 것”
  • 정제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은 AI 디지털교과서는 교육 혁신을 이끌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구아현 기자
    ▲ 정제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은 AI 디지털교과서는 교육 혁신을 이끌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구아현 기자

    정제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이 취임 100일 특집 인터뷰를 통해 공교육 도입을 앞둔 AI 디지털교과서(이하 AIDT)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밝혔다. 

    그는 "실체가 아직 없는 AIDT에 대한 오해가 많다는 것은 잘 안다"면서  "확실한 건 AIDT는 맞춤형 교육을 토대로 교육 격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 교육계와 열심히 AIDT를 준비하고 있고, 대중이 걱정하는 오해의 소지도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AIDT 내년부터 2028년까지 초·중·고 공교육 현장에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수학·영어·정보 과목을 시작해 국어, 사회, 역사, 과학, 기술·가정 등의 과목으로 확장된다. 발달 단계와 과목 특성을 고려해 초등학교 1~2학년, 고등학교 선택 과목, 예체능 도덕 과목엔 적용되지 않는다.

    정 원장의 말처럼, 현재 AIDT는 교육계에서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교사의 역할이 줄어든다는 근본적인 우려부터 개인정보침해, 디지털 과의존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학습 효과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 맞춤형 교육이 학생 개인에게 역차별을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교사의 디지털 격차 문제가 학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등에 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 원장은 대중과 소통 범위를 넓히며 이 우려들을 하나씩 해소해가고 있다. AIDT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가진 교원단체와 합리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고, 학부모 간담회도 지속 개최하고 있다. 그는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실체가 아직 없다 보니 오해가 많다”며 “디지털교과서가 인터넷 강의와 같은 일방적인 교육 수단으로 아는 학부모도 있고 여기에 들어가는 AI 기술이 너무 단순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AIDT는 맞춤 교육을 위한 목적과 기능을 지닌 수업 도구라고 인식해야 한다”면서 “기술이 어떤 도메인에 적용될 때 중요한 것은 수준 높은 기술이 아닌 교육 분야에 효과성이 높은 기술을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실제 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제영 원장은 지난 5월 10일 KERIS 12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이화여대 교육학과에서 12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인재평가지원실장, 미래교육연구소장, 기획처장 등 다양한 보직을 역임했다. KERIS는 내년 AIDT 도입을 위한 AIDT 개발 가이드라인을 배포를 시작으로 기술표준, API 문서 제공 등 개발사 지원, 검정기술심사 체계 마련, AIDT 연동 플랫폼 구축, 통합 인증, 데이터 연계, 교육과정 표준체계 관리, 교사연수 등을 수행하고 있다.

    정제영 원장은 AIDT가 선생님과 학생의 상호작용을 돕는 보조 도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들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줄 수 있는 유용한 도구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정 원장을 만나 AIDT와 관련한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 정제영 KERIS 원장은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한 소통과 논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아현 기자
    ▲ 정제영 KERIS 원장은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한 소통과 논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아현 기자

    -AIDT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한 오해들도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IDT의 장점은 맞춤형 학습으로 학습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AI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오해가 많다. 막연한 불안감과 저항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IDT를 스마트폰과 동일시해 과몰입을 우려하거나 AIDT 서비스 모델을 인터넷 강의, 이북(E-book), 생성형 AI로 생각해 교사 역할이 없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실체가 없는 AIDT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이다. 현재 교사들이 사용한 AIDT도 프로토타입으로 실제 교육 현장에서 사용되는 AIDT가 아니다. 오해를 풀기 위한 소통과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 AIDT가 느린 학습자, 난독증 등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해결책으로 기대가 높다.

    “AIDT는 AI 기술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수준, 학습속도에 맞는 개별화된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교과서로 학교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보다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AIDT를 통해 느린 학습자, 난독증 등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진단하고 개별 맞춤 학습을 도울 수 있는 구체적인 모델을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해 나갈 것이다. 장애 교사와 학생에 대한 요구와 일반 선생님과 학생에 대한 요구를 하나의 AIDT에 담아내기는 어려운 문제다. 올해 특수 국어를 개발하고 있다. 아이들의 차이에 따른 별도 시스템을 개발하는 고민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난독증에 관한 별도 연구도 시작했다. AIDT에 들어가는 기능은 아니고, 난독증을 찾아내고 아이들을 지원하는 것을 연구해 시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 AI 보조 교사로 공교육이 어느 정도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AIDT의 AI 보조교사는 기존 교원들이 수행해 온 평가, 행정 업무, 피드백 등의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소모성 업무를 줄이고, 학생의 학습 과정을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교사가 업무경감으로 확보된 시간을 개별 학생의 지원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해 공교육을 ‘대량의 교육체제’에서 ‘개인별 맞춤형 교육체제’로 전환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 AIDT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관점에서 우려가 있다.

    “교육현장에서는 최신 기술을 앞세우기보다는 검증된 적정 수준의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AIDT에 적용된 기술은 생성형 AI가 아니라 학습 경로를 예측해 주거나 피드백을 주는 등의 신뢰성이 검증된 기술을 중심으로 도입하고 있다. 학생 학습 분석 기능에는 룰 베이스 AI부터 적용되면서 점차 고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생성형 AI 기술에 대한 교실 수업 활용은 교수자의 수업 디자인 속 제한된 범위에서 활용돼야 한다. 기술이 어떤 도메인에 적용될 때 도메인에 적합한 지를 봐야 한다. AIDT로 따지면 여기에 적용되는 기술이 교육적 기능을 할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 기술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적정 기술을 정하는 문제는 교육적인 관점에서 사회적 담론이 계속돼야 할 것이다.”

    - AIDT 기술적 수준이 어느 정도가 돼야 맞춤형 교육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AIDT에 적용되는 기술은 공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활용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 안전성, 신뢰성, 윤리성 등을 고려해 검증된 적정 수준의 기술을 활용한다. 민간 개발사는 AI 코스웨어 서비스 경험을 기반으로 학생의 학습을 진단하고 돕기 위한 기술적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판단된다. AIDT는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학교 현장에 보다 적합한 형식으로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정제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은 “ KERIS가 커뮤니케이터로 국민들이 이해하고 인정하는 AI 교육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아현 기자
    ▲ 정제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은 “ KERIS가 커뮤니케이터로 국민들이 이해하고 인정하는 AI 교육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아현 기자

    - AIDT 보안은 안전한가? 학생 개인 정보가 침해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KERIS는 AIDT를 활용하는 학생들의 교육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정보보안 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에 있다. AIDT 플랫폼(학습데이터 플랫폼 및 개발사 플랫폼)은 CSAP(클라우드 보안인증 제도)를 획득한 공공 전용 민간 클라우드 시스템을 활용하며, 반드시 중등급 이상을 획득하도록 하고 있다. 시스템 및 데이터의 물리적 위치는 국내로 한정하고 국가정보원이 도입요건을 확인한 ‘공공 전용 민간 클라우드’를 활용한다. 학습데이터 플랫폼(통합포털, 통합지원센터 등)과 기술 심사시스템은 물리적으로 분리해 구축 및 운영한다. AIDT의 중요 데이터를 노린 사이버공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민간 클라우드 시스템-교육부 사이버안전센터 보안관제 연동 및 사이버위협 공동 대응을 추진한다. 교육부 사이버안전센터(ECSC)는 교육기관의 사이버위협 보안관제 및 침해사고 대응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로 441개의 교육기관을 보안관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시스템 취약점을 이용한 해킹으로부터 데이터 유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정보원·교육부 사이버안전센터의 보안취약점 및 소스코드 사전 점검을 통해 취약점 제거 후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 AIDT를 통해 학생들이 선행학습을 할 수 있단 우려도 있더라.

    “공교육에서는 선행학습 금지법이 있다. 학교 교육과정에서 엄청난 선행을 요구하고 평가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사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선행학습을 너무 과도하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습은 다져가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 학습 수준에서 깊이 있게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빨리 간다고 해서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에 학년에 맞게 교육과정을 정확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중점으로 AIDT에서도 예습과 복습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AIDT가 2028년까지 전 과목으로 확대된다. 데이터 관리에도 부담이 될 것 같은데.

    “KERIS는 데이터 관리를 굉장히 많이 하는 기관 중 하나다. 나이스(National Education Information System, 교육행정정보시스템) 학생부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고, 에듀파인(Educational Finance Information System, 교육재정정보시스템)이라는 재정회계 시스템 등을 관리하고 있다. AIDT 학습 데이터는 이보다 양이 훨씬 더 방대하기 때문에 고유 저장 공간으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클라우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나이스와 에듀파인도 클라우드로 전환한 상태다.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구조가 필요하고 현재 관리하는 센터나 재난에 대해 해당하는 재난 복구 시설을 갖추고 있다. 데이터 관리는 KERIS에서 꾸준히 해나가야 할 주요 과제라고 할 수 있다.”

    - KERIS에서는 AIDT 플랫폼 구축을 담당하고 있다. 플랫폼 개발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AIDT 플랫폼에서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로그인 및 서비스 연계 기능이다. 학교의 경우 내년에 도입되는 수학, 영어, 정보 과목에 대해 AIDT 업체가 선정되면 이 민간 업체 중에서 교과서를 채택할 수 있다. 이것을 한 플랫폼 안에 연동해 줘야 되기 때문에 학생 중심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로그인과 데이터 연계가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는 학생 데이터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 KERIS에서 AIDT 데이터를 수집 관리하고 활용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아이들의 데이터가 공공 데이터로 쌓이고 민간은 일정 기간 후에 그것을 폐기하게 돼 있다. 학생 중요 데이터를 정제된 형태로 공공 데이터셋을 구축할 예정이다. 민간 업체에서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안전한 형태로 공개하는 것도 하려고 하고 있다.”

    -궁극적인 공교육 혁신에는 무엇이 필요할까. 이를 위해 KERIS가 노력하는 점이 있다면.

    “AI 교육 체제로 대전환에 시기에 있다. 대량교육체제에서 개별 맞춤형 교육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데 이런 상황에서 공교육은 교육 전반(학교제도, 교육과정, 교수·학습 방법, 교원 평가, 교원 역량, 교육 행정 체제 및 학교시설과 인프라 등)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 교육제도라는 것은 시스템이라서 각 부분이 다 연결돼 있다. 하나를 바꾼다고 해서 전체가 바뀌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 교육과정과 수업이 바뀌는 과정에 있다. 현재 2028 대학 입학 제도까지는 확정이 돼 있는 상태다. 중3 이하의 아이들은 아직 논의가 열려있다. 학생들의 데이터가 AIDT를 통해 쌓일 예정이다. 데이터가 많을수록 입학 전형 요소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전형 요소에 대한 변화와 대안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KERIS 원장을 역임하는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는.

    “교육 격차는 대한민국 교육에서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AI를 활용한 교육이 교육 격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KERIS에서 AI를 활용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모든 학생이 자신의 학습 속도와 수준에 맞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도시와 농촌,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이 동등한 교육 기회를 누려 교육 격차를 줄이도록 하겠다. KERIS는 국민의 교육기관이다. 커뮤니케이터로 국민들이 이해하고 인정하는 AI 교육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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