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속담이 있지만, 치아가 빠진 공간을 방치하는 것은 각종 전신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악서울대치과병원 치과보철과 백연화 교수는 여러 요인으로 1~2개의 치아를 상실한 경우에도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함이 없다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치아 공간 방치는 소화 장애, 영양부족 등 각종 전신 합병증 유발은 물론 심한 경우 주변 치아를 발치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
치아가 빠져 공간이 생기게 되면 빠진 치아의 옆 치아 혹은 위아래로 맞닿는 치아가 그 공간으로 이동하게 돼 치열이 망가질 수 있다. 원래 정상적인 치아 배열에서는 치아 사이가 음식물이 끼지 않도록 밀착해 있는데, 치열이 망가지게 되면 틈이 생기고 음식물이 끼기 시작한다. 음식물이 자주 끼게 되고 관리마저 잘되지 않으면 잇몸이 붓고 통증이 생긴다.
백연화 교수는 “공간을 지속적으로 방치하면 음식물을 씹는 것이 어렵게 돼, 소화 장애나 영양 부족 등 각종 전신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한두 개의 치아가 빠져 지금 당장 불편감이 없다고 방치한다면 향후 치료를 받고자 할 때 추가적인 교정이나 보철치료 외에도 심한 경우 주변 치아를 모두 발치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치료의 적기를 놓치면 멀쩡한 치아에 하지 않아도 됐을 치료를 하게 돼 훨씬 더 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수 있고, 치료 결과도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치아가 망가졌다면 가능한 한 빨리 치과 방문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치아가 빠진 자리를 수복하는 방법에는 브릿지, 틀니 그리고 임플란트 등이 있다. 치아가 빠진 위치나 골 상태, 주변 치아 상태 등에 따라 선택하게 되는 치료 방법은 달라진다.
대표적인 치료 방법인 임플란트는 인공 뿌리를 심고 그 위에 치아머리를 수복하는 것으로, 주변 치아의 손상 없이 구조를 복원할 수 있다.
임플란트 치료 기간은 ▲발치 후 임플란트 심기 전까지의 대기시간과 ▲임플란트를 심은 후 상부 보철물을 씌우기까지 대기시간에 따라 결정된다. 전통적인 과정은 발치 후 3~4개월 정도를 기다려 치아의 뿌리가 있던 공간에 뼈가 어느 정도 차면, 임플란트를 심는다. 이후 3개월 이상 기다려 뼈와 임플란트가 완전히 붙으면 보철물을 씌운다.
백 교수는 “최근에는 임플란트 디자인 및 표면 처리 방법 외에도 수술 기법 등이 발달해 6~8주 정도로 치료 기간이 짧아지는 추세”라며, “제한적일 때에만 발치 당일 임플란트 수술 및 임시 보철물까지 즉시 연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플란트를 ‘한 번 심으면 평생 쓴다’고 여기는 이가 많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백 교수는 “임플란트는 영구적인 것이 아니며 임플란트의 수명에 영향을 주는 많은 요인이 있다. 원래 환자의 골 상태가 좋지 않고 치주염이 심한 경우 임플란트 수명 역시 짧을 가능성이 높다”며, “환자의 구강 관리 습관, 흡연 여부, 당뇨 등 전신적인 건강 상태도 임플란트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환자의 저작력이 강하거나, 질기고 딱딱한 음식을 먹는 등의 식습관, 이갈이, 이를 꽉 무는 버릇 등 임플란트에 지속적으로 강한 힘을 가하는 경우 임플란트 수명 단축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플란트 수복 치료가 완료됐을 때 ‘치료의 끝이 아닌 시작’으로 생각하고, 지속적인 관리와 주기적인 치과 방문을 통해 점검과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